알고 보면 재미있는 상징 캐릭터①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그 나라를 상징하는,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각국의 상징들과 마주치게 된다. 일본의 귀여운 복 고양이 '마네키네코', 러시아의 마트로시카,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필리핀의 대중 교통수단인 지프니, 스페인의 투우와 플라멩코, 캐나다의 단풍나무 잎, 태국의 흰 코끼리, 이스라엘의 다윗의 별 등 알고 보면 재미있는 캐릭터의 뒷이야기를 따라가봤다.
▲캐나다 단풍나무 잎(Maple Leaf) = 경건하고 엄숙하게만 생각했던 태극기의 문양이 옷의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두건이 되고, 액세서리로 표현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부터이다. 이때부터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태극기는 더욱 친숙해지며 한국인의 삶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캐나다의 국기는'메이플 리프 플래그(Maple Leaf Flag, 단풍잎 국기)'라고 불린다. 국기 가운데에 붉은색 단풍나무 잎이 그려져 있어 붙은 이름이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여행자들의 배낭과 모자, 티셔츠에 붉은 단풍나무 잎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캐나다인이다.
캐나다에서는 단풍나무 수액을 시럽으로 제조해 차나 커피에 타서 마시거나 빵에 발라 먹는 등 식생활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캐나다인들의 주변에는 이렇듯 생활과 밀접한 단풍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매년 10월 단풍나무 길인 메이플로드(Mapleroad)는 장장 800㎞의 길이로 이어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단풍나무 잎의 붉은빛은 다양한 나무들의 빛깔과 어우러지며 오색빛깔 향연을 펼친다.
그들의 삶 속에 깊숙하게 들어가 있는 단풍나무 잎은 1965년 2월 15일 영국 여왕인 엘리자베스 2세에 의해 캐나다 국기의 문양으로 사용하도록 공포되었다. 그리고 단풍나무 잎은 그들의 생활이자 상징이 되었다.
▲필리핀 지프니(Jeepney) = 지프니는 필리핀의 교통수단으로 한가로운 휴양지에서, 늦은 밤의 유흥가에서, 그리고 지옥 같은 금요일 오후의 교통 체증 속에서도 항상 눈에 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군들은 수백 대의 군용 지프를 필리핀 사람들에게 팔거나 남겨두고 떠났다. 필리핀인들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지프를 개조했는데, 뒷면을 늘려 좌석을 만들고 필리핀의 따가운 태양을 가릴 금속 지붕을 더했다. 그리고 화려한 색깔로 칠을 하고, 번쩍이는 장식으로 차량을 꾸며 새로운 모습의 탈것을 탄생시켰다.
지프니는 전쟁으로 파괴된 대중교통 체계를 대신할 값싼 수단으로 인기를 끌게 됐고, 지프니가 널리 이용되자 필리핀 정부는 지프니에 대한 면허와 운행 구간, 요금 등에 대한 규정을 만들게 됐다.
현재 지프니는 필리핀의 세부, 케손시티 등 다양한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 다양한 색깔과 모양으로 개조 및 생산되고 있다. 지프니는 일반적으로 미니버스 크기인데, 16~54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지프니도 있다.
운행 노선은 운전석 앞 차창이나 차 옆면에 쓰여 있는데 보통 운행 노선 중 출발지와 종점, 중간 경유지 등 세 군데만 표시돼 있다. 최근에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전기로 움직이는 지프니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 머라이언(Merlion) =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Marina Bay)에는 입에서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는 하얀색 사자 모양 동상이 서 있다. 동상 뒤로는 삼각형 모양의 알루미늄 판과 유리창 1만여 개로 만든 뾰족뾰족한 지붕이 마치 두리안을 닮은 공연장인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가 자리한다. 이곳 머라이언 공원은 낭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로 항상 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서 있는 높이 8m의 거대한 머라이언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인 전설 속의 동물이다. 이 동물은 싱가포르가 시작되도록 한 계기이자 이름 또한 생겨날 수 있도록 한 특별한 동물이다.
옛날 스리비자야 왕국(현재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의 왕자인 스리토리 브아나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사자의 머리에 물고기 하반신을 가진 동물을 보았다. 그는 이곳을 싱가푸라(Singa Pura, 사자의 도시)라 불렀고, 훗날 영국인들은 이곳을 현재처럼 싱가포르로 칭했다. 물고기 모양의 하반신은 항구도시를 뜻한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머라이언 동상은 낮과 밤에 따라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낮에는 싱가포르를 오가는 배와 새파랗게 펼쳐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늠름한 수컷 사자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밤이 되면 칠흑 같은 조명을 받아 푸르스름한 빛을 띠며 암컷의 신비로운 자태를 보여준다.
▲일본 마네키네코(招 猫) = 앞발을 얼굴 옆에 붙이고 앞발 끝을 주먹 쥐듯 모아 손짓을 하는 듯한 귀여운 고양이 인형은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고양이는 농작물이나 누에에게 해를 끼치는 쥐를 쫓기 때문에, 이 인형은 옛날에는 누에치기를 하던 곳에 놓여 있었지만, 양잠이 쇠퇴한 이후에는 상인들의 곁에서 장사의 번성을 기원하는 물건으로 이용되고 있다.
마네키네코는 도쿄의 고우토쿠지(豪德寺)란 절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에도시대에 하코네 번의 지방 영주가 사냥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절 앞을 지나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앞발을 들어 들어오라는 표시를 했다. 절에 들러 쉬고 있었더니 벼락이 치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를 기뻐한 영주는 퇴락한 절에 고액의 기부를 했고, 이후 경내에는 복고양이 상을 모신 '초묘당'이 들어섰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영주가 고우토쿠지의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던 중 고양이의 손짓을 보고 다가가서 벼락을 피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고우토쿠지에는 앞발을 들고 사람들을 부르는 하얀 고양이 상이 모셔져 있어,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고우토쿠지 가는 길의 간판과 담벼락, 전봇대에 그려진 고양이 그림도 흥미롭다.
마네키네코는 보통 흰색, 빨강, 갈색 등 세 가지 색깔이지만 근래에는 다른 색깔도 있다. 파랑은 '교통안전', 핑크는 '연애' 등을 뜻하고, 검은 고양이는 액을 막아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빨강은 천연두, 홍역 등 질병을 막아 준다고 믿는다. 한편 오른쪽 앞다리를 들고 있는 고양이는 돈을 불러들이고, 왼쪽을 들고 있는 고양이는 사람이나 손님을 부른다고 한다. 물론 두 다리를 들고 있는 고양이도 있지만 일본인들은 '너무 욕심이 많다'고 여기거나 '둘 다 포기하고 두 손 들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네키네코는 아이치(愛知) 현의 도코나메(常滑) 시와 세토(瀨戶) 시에서 도기로 제작되고 있고, 군마(群馬) 현의 다카사키(高崎) 시 근교에서는 나무로 만든 형태에 종이를 붙여 그려내는 인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미에(三重) 현 이세(伊勢) 시, 아이치 현 세토 시, 나가사키(長崎) 현의 시마바라(島原) 시 등은 매년 9월 29일을 '고양이 장식물의 날'로 지정하고 복고양이 장식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ㆍ사진/연합뉴스 DB, 캐나다관광청, 싱가포르관광청, 일본정부관광국(J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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