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감찰기구는 '눈 가리고 아웅'
2007년 개방직 전환… 내부 인사로 채워법무부·대검 '이중 감시' 불구 비리 잇달아"외부 인사 도입·기능 지방분권화 해야"
#1. 대검찰청에 '감찰부'가 처음 생긴 건 1983년이다. 한 해 전 서울지검 남부지청(현 서울남부지검)의 '외화 밀반출' 사건 수사 당시 검사들이 변호사한테서 뇌물을 받았다가 파면된 게 계기였다. 감찰부가 검찰 내에서 자리를 잡기까진 꽤 시간이 걸렸다. 초대 감찰부장을 지낸 고 김경회 변호사는 회고록에서 "감찰부가 일을 열심히 하면 조직 안에서 인심을 잃고, 그렇다고 일을 안 하면 무능한 기구로 전락하다"는 말로 당시 고뇌를 드러냈다.
#2. 참여정부 초기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은 검사에 대한 감찰권을 누가 갖느냐를 놓고 다퉜다. 대검 감찰부 기능을 법무부로 옮기려는 강 장관에 맞서기 위해 송 총장은 역대 어느 총장보다 감찰에 신경을 써 '감찰총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 장관 뒤를 이은 김승규 장관은 2005년 법무부에 '감찰관실'을 신설해 법무부가 직접 검찰 조직을 감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검찰의 내부 감찰 역사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길다. 2005년부터 법무부에도 감찰 기구가 생겨 검찰을 '이중으로'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검사 향응 파문'에서 보듯 검찰의 자체 감찰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과감히 외부 인사를 감찰 책임자로 앉히고, 중앙에 집중된 감찰 기능도 지방으로 분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2007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 감찰부장이 임기 2년의 '개방형' 직위로 바뀌었다. 하지만 운영이 이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 외부 공모가 처음 시작된 2008년 서울고검 곽상욱, 이창세 검사가 감찰관, 감찰부장에 임명됐고 이듬해 임기 만료도 되지 않아 서울고검 이경재, 한승철 검사한테 바통이 넘겨졌다. 당시 개방형 자리를 검찰이 마냥 손에 쥔 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더욱이 한 부장 스스로가 '검사 향응 파문'에 연루되면서 이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검찰의 내부감찰을 책임지는 이가 감찰 대상이 됐으니, '개방형' 직위 도입 취지는 보란듯 내팽겨진 셈이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무부·검찰은 '개방직' 전환 이후에도 감찰부서장을 모두 내부승진 인사로 채우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감찰이 객관성과 신뢰를 확보하려면 감찰부서를 외부 인사로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감찰 기능이 법무부, 대검 등 중앙에 너무 밀집해 지방 검찰청 감시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번 '검사 향응 파문'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 경남을 무대로 하고 있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 검찰의 경우 중앙 권한을 지방 고검에 많이 이양하는 등 분권화가 잘돼 있다"며 "우리도 지방 고검 권한을 강화해 고검이 해당 지역 검사들을 책임지고 감찰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김정필 기자 af103@segye.com
■검사가 연루된 금품비리 |
||
사건명(시기) |
개 요 |
조치 결과 |
'박연차 게이트'(2009년) |
검사들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금품 수수 |
검사장 1명 징계 후 사퇴, 검사 1명 기소(현재 재판 진행 중) |
'삼성 떡값' 의혹(2007년) |
김용철 변호사, "삼성이 검사들한테 금품 제공했다"고 폭로 |
현직 검찰총장 등 고위 검사6명 거론됐으나, 수사결과 무혐의 종결 |
'안기부 X파일' 의혹(2005년) |
노회찬 전 의원, 옛 안기부 도청문건인용해 "삼성이 검사들한테 금품 제공했다"고 폭로 |
-전직 법무부 장관, 고검장 등 7명 거론됐으나 수사결과 무혐의 종결-고검장 2명은 도의적 책임지고 사퇴 |
대전 법조비리(1999년) |
대전 지역 검사들이 관내 변호사한테서 금품 수수 |
-수사결과 금품이나 향응 제공받은 검사 25명 적발-고검장 1명 면직(나중에 복직), 검사장 2명 포함 검사 6명 사퇴, 7명 징계 |
의정부 법조비리(1997년) |
경기 의정부 지역 검사들이 관내 변호사한테서 금품 수수 |
-수사결과 금품이나 향응 제공받은 검사 14명 적발-검사 2명 징계, 12명 경고 |
[Segye.com 인기뉴스]
◆ [포토on] 이파니, '섹시댄스 후끈!'◆ 이병헌 "얼굴 가리고 택시 운전 해봤더니…"◆ "굶주리다 못해 죽은 아들의 인육도 먹어"◆ 柳문화 아이패드 사용 논란…"기업 연구목적용" 해명◆ "지팡이값 물어내" 60대 노인 기막힌 사기◆ 송창의 "게이인 나를 괴물이라 부를 사람 많다"◆ "일본 젊은이들, '화장실'서 식사한다"… 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짜로 연극ㆍ뮤지컬보기] [결혼도 '녹색'이 정답이다!]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충격 재산 공개 이미숙, 47년 일했는데 이게 전부? 전 재산 얼만지 보니
- 자식농사 대박 난 스타부부…딸은 명문대, 아들은 최연소 카네기홀 연주자 됐다
- 한국인 2명 중 1명, ‘이 습관’ 때문에 염증 쌓인다
- ‘학폭 논란’ 후 사라졌던 여배우, ‘의외의 사진’으로 난리 난 근황
- '식도암 투병' 허윤정 "식도 24㎝ 잘라내…15㎏ 빠져"
- 생활고 고백했던 스타, 알고 보니 금수저였다?! 모친이 ‘173억 건물주’
- 김나영 “엄마가 두 명이었다”…어린 시절 떠난 친엄마를 원망했던 이유
- 한때 100억 자산가였던 이박사, 전성기 이후 “풍비박산 겪었다”
- “라면에 ‘이 재료’ 한 줌 넣었더니”…의사들이 놀랐다
- 라면 먹는 카리나에 외국인들 ‘단체 멘붕’…전세계 1억3000만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