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50년] "가족들 빨갱이 소리 들어.. 고통 너무 컸어요"

2010. 4. 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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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주열 열사 누나 김경자씨 소회

"올해 4월 19일은 주열이에게 아주 뜻 깊은 날일 것입니다."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종식시킨 4·19혁명 50주년을 하루 앞둔 18일 김주열(1943∼1960) 열사의 누나 경자(69·서울구로구개봉동·사진)씨는 두살 아래 동생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주열이가 사망한 지 반백년 만인 지난 11일 경남 마산시민 여러분이 범국민장으로 장례를 치러줘 올해 4·19혁명은 여느 해와 다르게 마음이 가볍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씨는 50년 전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온몸이 떨린다. 아버지(김재계·사망)와 어머니(권찬주·〃) 등 가족이 겪은 고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김씨는 "1960년 3월15일이 마산상고 합격자 발표 날이어서 주열이가 마산으로 갔는데, 선거 때문에 하루 연기되자 오빠(광열·사망)와 함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하게 된 게 참극으로 연결됐다"고 아픈 기억을 더듬어 올라갔다.

그는 "오빠가 다음날 새벽까지 경찰에 쫓겨 산으로 도망갔다가 시위 도중 헤어진 주열이를 찾지 못해 마산 이모할머니와 전북 남원 집에 알려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허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20여일간 '아들아, 주열아 어디 있느냐'고 울부짖으며 병원과 거리 등을 헤매고 다녀 시민들도 주열이를 '마산의 아들'이라고 부르며 함께 찾아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열사는 어머니가 남원으로 돌아오던 4월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시신으로 떠올랐다.

"경찰은 주열이의 시신이 안치된 마산도립병원에 가려는 부모님에게 '곧 남원으로 옮겨진다'며 막았는데, 사태가 악화하는 걸 차단하려는 속셈이었죠."

경찰은 비가 쏟아지던 13일 밤 시민들과 야당 의원들이 지키고 있던 김 열사의 시신을 탈취해 다음날 새벽 남원에 도착해 장례를 치르게 했다.

김 열사의 아버지는 6남매 중 넷째의 죽음에 심장병을 얻어 1965년 사망했다. 어머니 권씨는 아들에 이어 남편까지 잃게 되자 모든 것을 정리해 서울로 이사했다.

그는 "동생의 죽음이 4·19혁명을 촉발했지만 가족들은 빨갱이라는 소리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씨가 기억하는 김 열사는 착하고 성실한 동생이다. 교복과 교모가 가지런히 걸린 방에 앉아 공부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는 "면장인 할아버지가 마을 주민들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해 6·25전쟁 당시에도 '타도'의 대상이 아니었고, 마을에서 오히려 공적비까지 세워줬다"며 "이런 할아버지 덕분인지 어려서는 머슴이 3명이나 될 정도로 부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슴 일손을 종종 도와주던 주열이가 한번은 소죽을 쑤려고 가마솥 앞에 앉아 불을 때면서 책을 보다가 아버지한테 혼나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마음 씀씀이가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면서 상고를 나와 은행에 취직해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결심한 김 열사는 마산 이모할머니 집에서 학교에 다닐 요량으로 마산상고를 노크하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김씨는 "민주화를 위해 산화하고도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의 명예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숭고한 정신 또한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Segye.com 인기뉴스] ◆ 개그맨 A씨, 행사 사은 게임머니 되팔려다 망신살◆ 관심끌려고 13층서 벽돌 던져…여중생 중태◆ 日배우 "'아이리스' 김태희로 연기공부"◆ 이시하라 "한일합병은 한국이 원해서 한 것"◆ MB, 희생 승조원 46명 `눈물의 호명'◆ "죽을힘 다해 인양했는데… 죄인 취급"◆ 복권 당첨 '백만장자', 스트레스로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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