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가대표 다비드 실바는 한국계 3세

[스포탈코리아=마드리드(스페인)] 한준 특파원= FIFA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24.발렌시아)가 한국계인 것으로 밝혀졌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현지 시간으로 15일자 신문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돌고 있는 실바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다뤘다. 그리고 실바의 외할아버지가 한국인이었다는 숨은 가족사를 공개했다.
그 동안 실바는 동양인 같은 외모로 인해 스페인에서 '엘 치노(el chino, 중국인)'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제 실바의 별명은 엘 치노가 아니라 '엘 코레아노'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마르카'는 "실바의 눈동자가 동양인을 닮았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의 눈은 한국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1966년에 스페인 정부와 어업 협정을 맺었고, 이후 한국의 원양어선들은 집중적으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진출했다. 당시 한국 어선 70척이 라스 팔마스에 당도했고, 실바의 외할아버지도 그 선단의 일원이었다.
한국 어선들은 라스 팔마스에서 마련한 양식장에서 한국 정부를 위해 물고기를 잡았다. 그란 카나리아는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였고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이기도 했다. 당시 무려 3,000여 명의 한국 선원들이 그란 카나리아 섬에서 거주했고, 인구 35만의 카나리아에는 한때 교민수가 7,0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 지역에 1,500여 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 현재도 한국 어선이 30척 정도가 남아있다고 한다.
한국인 선원이었던 실바의 외할아버지는 스페인에서 딸을 낳았고, 그 딸은 현지인과 결혼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다비드 실바다. 실바는 그란 카나리아가 낳은 최고의 축구 선수로도 유명하다. 실바와 그의 가족들은 모두 현재 발렌시아에 거주하고 있지만 실바는 여전히 유년기를 보낸 카나리아 지역을 그리워하고 있다. 실바 역시 자신의 뿌리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카나리아 지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이후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서 프로 선수로 성장한 실바는 이제 스페인 최고의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지성이 소속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번 여름에 실바 영입에 뛰어들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 각급 청소년 대표를 거친 실바는 유로2008 대회에서 스페인 대표의 일원으로 나서 우승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며 국제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다비드 비야와 함께 발렌시아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실바는 스페인 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10전 전승 본선 진출 과정의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사비 알론소와 보조를 맞출 창조적이고 젊은 미드필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 보유를 추구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젊고 창조성이 넘치며 스페인 국가 대표 선수인 실바는 한국인의 피가 섞였다는 점에서 아시아 시장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한층 더 어필할 조건을 갖춘 셈이다.
실바가 몸 담은 스페인 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6월 3일 오스트리아에서 한국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와의 만남은 실바에게 남다른 감회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유로2008 우승을 이끈 실바(왼쪽)와 비야 ⓒ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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