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에 '황물 문화거리' 만든다

[한겨레] 서울시, 국내 최대 '건축자재 특화상가' 계획
곳곳에 공원 만들어 고미술 문화축제도 개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황물길에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자재 특화거리인 '황물 문화거리'가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전농·답십리 뉴타운 지구단위계획 구역인 답십리동 484번지 일대(9만2445㎡)를 황물 등 건축자재를 위주로 한 지역산업문화거리로 만드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고 29일 밝혔다. 황물은 조선시대 장식장이나 문갑의 경첩(문짝을 다는 데 쓰는 철물) 등에 황칠을 한 가구 장식물을 의미한다.
답십리 황물길 주변은 1980년대부터 을지로와 왕십리에 있던 황물 상인들이 답십리 일대로 하나둘씩 옮겨오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지금은 황물보다는 청계천 주변에서 옮겨온 철물, 인테리어 등 건축자재 관련 점포가 주요 업종을 이루고 있으며, 모두 150여개의 관련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수도권 철물 거래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큰 규모다.
서울시는 길이 23m인 황물길을 따라 7층 높이의 상가 건물들을 지어 건축자재 도·소매점과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 고미술·고가구 수집·전시·판매 점포를 아우르는 '하우징 데코 타운(Housing Deco Town)'을 만들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이 지역의 용도를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용적률을 250%까지 완화하고 상가 일부에 대해 황물 관련 업종으로 용도를 한정하기로 했다. 시는 또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가구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두 잇 유어셀프(DIY)' 업종을 강화하고, 패브릭(천으로 된 원단)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거리 데코 스트리트(Deco-Street)도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건축자재를 운반하는 차량들로 소통이 힘들었던 황물길은 폭이 20m에서 23m로 확장된다. 또 황물길 곳곳에 공원을 만들어 상시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고미술 거리 문화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상가 뒤에는 11~25층 높이의 아파트 15개동 950세대가 들어선다. 상가와 아파트 사이에는 이면도로가 새롭게 만들어질 계획이다. 아파트는 주변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탑상형, 탑상형과 중저층의 혼합형 등 다양한 형태로 지어진다.
임계호 서울시 뉴타운사업기획관은 "기존 황물거리 점포를 전면 철거하거나 이전시키지 않고 보존함으로써 이곳을 인접한 고미술 상가와 더불어 지역산업문화거리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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