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수비수 변신 박은선, 화려한 복귀

2010. 3. 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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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돌아가신 아버지께 우승 트로피를 바치고 싶어요."오랜 방황을 끝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여자축구의 `특급 스트라이커' 박은선(24.서울시청)이 수비와 공격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22일 여자실업축구 연중리그인 `2010 WK리그' 개막전인 서울시청과 인천 현대제철 1라운드 경기가 열린 당진종합운동장.

초봄인 3월 중순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많은 눈이 쌓인 은빛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이날 개막 경기에서 박은선은 서울시청의 수비수로 깜짝 변신했다.

아직 컨디션이 전성기 때의 70%밖에 올라오지 않아 수비진에 배치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서정호 감독의 복안이었다.

9번 등번호를 단 박은선은 182㎝의 큰 키를 이용해 제공권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며 단단한 수비벽을 쳤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상대 문전 깊숙이 침투해 한 방을 노렸다.

또 남자 선수 못지않은 롱킥을 상대 문전으로 배달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했다.

그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크로스한 공이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흐르자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지만 슈팅 스피드와 파워는 전성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반 11분 왼쪽 프리킥 찬스 때 상대 문전에서 헤딩을 따내는 등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그는 수비로 전환하자 쏜살같이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되돌아와 자기 진영 골지역을 지켰다.

현대제철 선수들은 높이에 강한 몸싸움 능력을 갖춘 박은선이 버틴 서울시청의 수비진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박은선은 한때 여자축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여자 박주영'으로 불릴 정도로 화끈한 득점력을 자랑했던 선수.

지난 2003년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7골을 터뜨리며 대형 스트라이커 부재에 목마르던 한국 여자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이듬해인 2004년에는 20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골을 뽑아내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그러나 2006년 5월 대표팀 소집훈련에서 두 차례 이탈해 파문을 일으키면서 그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2007년 2월에는 소속팀 서울시청의 외국 전지훈련에서 이탈해 6개월 동안 운동을 그만두는 등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07년 7월 팀에 복귀해 두 달 뒤 추계연맹전에서 여섯 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 5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대표팀에 소집되고도 허리 부상 등을 이유로 태극마크를 달지 않았고 그해 12월 서울시청의 동계훈련에 참가했지만 2009 WK리그 개막 직전인 지난해 4월 팀을 또 떠나 서정호 감독의 마음의 속을 끓였다.

그는 다시 지난해 12월 둥지로 돌아왔고 방황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잊고 선수들과 동계훈련을 소화했다. 지난달에는 아버지가 눈을 감았고 박은선은 장례를 마치자마자 팀에 합류해 훈련에 전념했다.

당찬 각오를 반영하듯 그는 이날 수비수로 상대 공격을 막는 한편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2-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풀타임으로 뛴 그는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 끝까지 뛸 수 있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면서 "나를 믿고 기다려주신 서정호 감독님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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