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늪' 카자흐스탄..이젠 위기탈출?
동일토건·우림건설 등 사업탄력국부펀드 지원·주택 분양 잇달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 건설업체의 '늪'이 됐던 카자흐스탄이 기회의 땅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 카자흐스탄 진출 이후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이들 건설사의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10여개의 한국 건설사중 동일토건 우림건설 엘드건설 등은 최근 국부펀드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거나 아파트 분양에 나서고 있다.
동일토건은 카자흐스탄 수도인 아스타나에서 진행 중인 주택 건설사업과 관련해 카자흐스탄의 대표적 국부펀드 '삼룩-카지나(Samruk-Kazyna)'로부터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7400만달러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D블록(457채)에,7600만달러는 아직 착공을 못하고 있는 C블록(530채)에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공사현장이 대통령궁과 마주보고 있어 입지상 중요하다는 점이 지원결정의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스타나에서 2007년까지 2개 블록 553채를 분양했던 동일토건은 2008년 말 금융위기로 자금사정이 악화돼 이후 공사에 차질을 빚어왔다. 삼룩-카지나가 현지 업체가 아닌 외국 건설사에 자금을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최대 경제중심도시인 알마티에서 2714채 규모의 대규모 주거복합단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우림건설도 이번 달 1공구 456채를 첫 분양한다. 김진실 우림건설 법인장은 "작년 12월 알마티 내 집값이 작년 동기 대비 1% 오르는 등 현장 경기가 바닥을 치는 분위기"라며 "4월 중 카자흐스탄의 주요 은행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위기로 다른 공사현장들이 멈춰선 뒤 원자재와 인건비가 내려가 지난 1년간 건설원가를 300억원 절감하는 등 반사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전북권 건설사인 엘드건설 역시 알마티 인근 탈듸코르간에서 1818채의 아파트를 짓고 있으며 1차분인 432채를 6월부터 분양한다. 작년 11월부터 진행해온 골조공사가 완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업체는 현장 인근에 연 42만㎥를 생산할 수 있는 레미콘 공장을 작년 11월 세워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사업으로 활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 진척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내 건설사업 회복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은행 구조조정 의지가 기대보다 미흡해 구조조정 이후에도 금융부실이 상당 부분 남아 있을 수 있다"며 "금융위기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외풍에 취약한 경제구조도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지에서 자금조달이나 분양을 하지 못하고 국내에서도 퇴출판정을 받은 성원건설이 알마티 아파트 건설공사를 작년부터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곳은 1만9200㎡ 부지에 지하 2층~지상 6층 12개동 규모로 2008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찾았던 현장이다.
알마티(카자흐스탄)=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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