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의 엉덩이-120> 면100% 그 야릇한 섹스인형

2010. 3. 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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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한 동시에 환경을 고려하는 인형(Une poupée érotico-écologique)

일본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섹스인형은 여성 인체를 모방한 '후로시키(風呂敷ㆍ보자기)'이다. 후로시키는 물건들을 싸는 데 사용되는 사각형 천 조각이다. 그걸 접을 수도 있고, 가방에 넣어 비밀리에 여행을 떠날 수도 있으며 육체를 가진 가짜 연인으로 변모시키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재료는 100% 재생 가능한 면이다.

일본의 구멍가게에서 일회용 식사나 잡지를 사보라. 냉동커피 캔을 플라스틱 봉투 속에, 더운 요리를 또 다른 플라스틱 봉투 속에, 잡지를 제3의 플라스틱 봉투 속에 넣어줄 것이다. 음료수를 차갑게, 점심거리를 뜨겁게, 읽을거리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플라스틱 봉투들이 넘쳐난다. 지구상의 생명체를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데도 말이다. 환경론자들에게 이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플라스틱을 애용하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리유저블백스닷컴(reusablebags.com) 사이트에서 환경론자들은 매년 5000억~1조개 정도의 플라스틱 봉투가 지구상에서 생산된 후 쓰레기가 된다고 추정한다. 공적 1호로 분류된 일본에서만 300억개의 플라스틱 봉투가 소비된다. 성인 한 사람이 매년 300개의 봉투를 쓰는 꼴이다. 식료품 산업에서 사용되는 무수한 포장용 플라스틱을 포함시킬 경우 그 숫자는 10배나 더 늘어날 것이다. "아마도 일본은 전 세계 그 어떤 국가들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는 것 같다"고 중합체재료산업협회 대변인인 나카하시 히데키 씨는 고백한다.

이에 맞설 때가 됐다. 수십 년 전부터 일본 환경부는 경종을 울려대고 있다. 1년에 생산되는 300억개 비닐봉투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를 줄이도록 하는 법률이 통과되었고, 지금은 거의 잊혀진 일본의 전통적인 장신구인 후로시키를 홍보하는 요란한 광고캠페인이 등장했다.

후로시키는 장식이 들어간 정사각형 모양의 천인데, 크기는 45㎝에서 225㎝ 사이로 대개 비단으로 만들어졌다. 할머니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후로시키는 전통적으로 물건들을 싸고 운반하는데 사용돼온 물건이다. 환경론자들의 권고에 따라 후로시키는 유행을 선도하는 모든 가게에서 갑자기 재등장했다. 후로시키 학교와 TV 프로들은 "이런저런 물건을 후로시키로 쌀 수 있는지? 예를 들어 멜론은? 사케 두 병은? 3개의 저장용 병은? 4개의 부엌칼은?" 등의 주제를 놓고 무수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여성지들은 화장지, 콘돔, 여벌의 팬티, 핸드폰을 어떻게 포장하는지 보여주기조차 한다. 정말 섹시하지 않은가? "후로시키로 포장합시다!"는 올여름의 새 슬로건이 되었다. 그러나 여름은 빨리 끝난다.

포장의 대가들은 즉시 반격에 나섰다. 유행에 편승해 그들은 후로시키를 닮은 일회용 포장지를 개발했다. 이러한 물건을 비방하는 사람들에게 포장의 대가들은 "일본에서는 포장하지 않은 그 어떤 물건도 팔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포장 역시 제품의 일부이기 때문이지요"라고 응수한다. 포장이 지니는 의미는 일본에서 오래 전부터 각별하다. 예술적으로 접은 세 겹의 종이 속에 물건을 가리지 않고서 그 누군가에게 선물할 경우 대단한 결례로 간주하는 방식이 이미 수세기 전부터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시선으로부터 보호되지 않은 물건을 제공하는 법은 없다. 오늘날 그 의미가 확장돼 상품들이 우아한 선물처럼 완전히 포장돼 계산대로 배달된다. 심지어 책들조차 글자가 들어가 있지 않은 표지로 뒤덮여 있다. 지하철 속에서 당신이 읽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전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게 사르트르가 쓴 '존재와 무'일지 포르노 소설일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사람들은 대중들 앞에서 포장을 풀지 않는다. 또 일본인들은 매듭과 포장에 들어간 정성의 정도에 따라 한 사람의 예의를 가늠한다. 포장 기술은 요나 베개에도 적용된다. 동경에 소재한 '데쿠노부'란 회사가 100% 면으로 된 섹스 인형을 발명할 정도이다. 솜을 넣은 요나 긴 베개를 풍만한 여체를 흉내 낸 천으로 묶도록 한 것이다.

'아프론('앞치마')'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 인체 모양의 컬러 천이 그것이다. 천은 사람의 피부만큼이나 부드럽다. 천에는 젖과 음부 모양의 부조 장식이 들어가 있는데,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는 솜털이불 위에 그것을 묶는 것으로 족하다. 음부 모양의 사이즈는 25×15㎝, 젖가슴 사이즈는 천의 높이가 20㎝이다. 가격은 1만엔, 곧 70유로이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대신 '묶을 수 있는 형태'의 이 인형은 이상적인 여자 친구의 모든 미덕을 지니고 있다.

진짜 사람 피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어진 것이다. 동화와도 같은 포장인 동시에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피부이며, 그 어떤 침구도 아름다운 나신(裸身)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도록 뼈가 없는 형태를 하고 있다. 카탈로그에는 더욱 신비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벗은 몸 모양의 후로시키에 옷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벗은 피부가 정숙함을 겸비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로는 끝없이 중첩되는 비단 아래 육체를 숨기는 기모노의 전통적 미학을 따라 여러 보조 층들로 인체를 감싸는 방식이다. 비단 같은 포장으로 폄하된 여성을 의미할까? 일본에서는 그러한 방식이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이 나라에서는 사랑의 여신은 비단을 짜는 여인이다. 전설에 따르면 사랑의 여신이 수많은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육체를 가리기 위해 몸 주위를 둥글게 감싸는 웅장하고도 화려한 비단을 직조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위의 주제에 대해 더 알기 위해서는 글레나(Glenat) 출판사를 통해 출간한 졸저 '일본에서의 욕망의 오브제들(Les Objets du Desir au Japon)'을 참조할 것.(이미지는 데쿠노부사의 섹스 인형들)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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