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거짓말탐지기'로 全직원 조사 논란

2010. 2. 1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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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정치부 곽인숙 기자]

국가정보원이 내부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기 위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해 조사를 벌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원은 내부 정보 유출이 심각하다고 보고, 올해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로 감찰 조사를 할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원이 일년동안 일정을 짜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직원들에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광범위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특정된 감찰 대상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직원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지난 2007년 국정원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뒷조사를 했다는 이른바 '국정원 이명박 태스크포스(TF)' 사건과 관련해 행자부 전산망에 접속해 이명박 후보 측의 부동산 자료를 열람한 국정원 직원 고모씨에 대한 감찰조사에서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이 올해부터 직원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키로 한 것은 중요한 내부 정보가 잇따라 언론 등에 유출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야 할 남북정상회담 관련 정보가 사전에 흘러나와 다른 정보 라인에서 보고됐고, 인사 이동 등 내부 상황이 계속 언론에 보도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간첩, 산업스파이 사건 등을 수사하기 위해 수사 부서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국정원 내부 분위기 심상치 않아

하지만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는 것은 결국 '간첩 잡는 거짓말탐지기' 로 수사관을 포함한 국정원 직원 전원을 감찰하는 셈이어서 국정원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정원 내부 정보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직원들의 원성이 높다"며 "내부 감시가 심해 자유롭게 외부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서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 내부 분위기가 많이 위축된 실정"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아무리 정보기관의 내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해도 전 직원들을 상대로 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등 부적절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참여정부 때 잘 나갔던 직원들만 따로 모아 교육을 한다고 하지 않나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한다고 하지 않나 요즘 국정원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정보기관으로서의 고육지책이겠지만 엄포용이면 몰라도 특단의 대책치고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도 "범죄자 수사를 위해 사용하는 장비를 오히려 국정원 내부 직원을 감시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건 잘못됐다" 고 지적하고, "거짓말탐지기 자체가 신빙성이 떨어져 법원도 증거능력을 잘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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