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들은 '체어맨을 좋아해'
회생의 깃발을 치켜세운 쌍용자동차에 삼성그룹 발 훈풍이 불고 있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이 새 임원들의 애마로 '체어맨H' 82대와 '체어맨W' 14대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에 승진 발령을 받은 390명 가운데 약 25%가 쌍용차를 선택한 셈. 3% 수준인 쌍용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과 비교할 때 엄청난 비율이다.
삼성 임원들은 상무급에서 현대차 그랜저와 기아차 오피러스, 르노삼성차 SM7, 쌍용차 체어맨H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전무급 이상 부터는 에쿠스나 체어맨W의 선택이 가능하고 사장급은 수입차도 가능하다.
삼성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임원들이 체어맨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며 "쌍용차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역대 임원들이 공식 의전차량으로 사용하면서 축적된 품평에 따라 체어맨의 품질에는 변함 없는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에서는 그룹의 미래로 부각되고 있는 이재용 부사장까지도 지난 3월 현대차가 신형 에쿠스를 출시하기 전까지 체어맨W를 공식 의전차량으로 사용해 온 바 있다.

삼성의 체어맨 대량 구입에 쌍용차 내부 분위기는 한껏 고조된 상황. 쌍용차 영업본부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까지 판매 대수를 중간 집계한 결과 '체어맨H' 전체 판매대수는 260대였는데 이 가운데 31.5%를 삼성 한 그룹에서 사간 셈"이라며 "말 그대로 '연말 삼성특수'라고 불릴 만 하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의 대량 구매로 쌍용차는 금전적 이익보다 더 큰 소득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품질로 승부를 거는 삼성이 고위 임원들의 차량으로 여전히 쌍용차를 선택했다는 것은 쌍용차가 비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뿐만 아니라 대형세단도 세계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미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쌍용차 입장에서는 액티언이나 렉스턴 등 SUV 주력 차종들 보다 체어맨 등 고부가가치의 대형세단이 많이 팔려야 회생에 최대한 도움이 된다. 지난 17일 법원의 강제 회생인가를 받은 쌍용차. 연말 삼성 등 주요 기업의 인사특수가 회생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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