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코', 독성 '쥐약' 분리수거 안 하고 쓰레기통에?
식품회사와 같은 대규모 사업장에서 쥐·해충을 퇴치하기 위해 쥐약을 놓게 되는데 이 때 사용기간이 지난 쥐약들이 일반쓰레기와 함께 버려지고 있어 문제다.
식품회사에 다니는 김모(39)씨는 "식품회사와 같은 제조업을 하게 되면 위생상태 점수를 더 받기 위해서라도 반 강제적으로 세스코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 사용기간이 지난 쥐약들을 전량 교체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하지만 업체 직원들이 그것을 일반 쓰레기 봉지에 그냥 버리고 갔다"며 "독극물들이 그냥 버려지는 게 너무 황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쥐약과 같은 살서제는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면 그것이 소각되든 매립되든 지구 어딘가에 계속 남아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렇게 독성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현행법상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있어서 분리수거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뿐 아니라 일반 쓰레기와 함께 처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심각하다.
가정 내에서 쓰고 남은 폐의약품도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지기 때문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최근 환경부의 시범사업을 통해 약국에서 수거하고 있지만 이 같은 살서제에 대해서는 대책조차 없는 상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 해충방제 서비스를 자랑하는 '세스코'의 경우 36개의 전국 직영 사업소와 1000여명의 해충방제전문가를 보유하고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국민보건복지 우수기업'으로 선정됐지만 쥐약을 일반 쓰레기와 함께 처리해 국민 건강에 위해를 초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먹는 것도 남한테는 해가 될 수 있는데 각종 유해물질들이 다량으로 버려질 경우 하천이나 토양으로 흘러들어갈 위험이 있고 저 농도지만 오랫동안 섭취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서울산업대학교 환경공학과 배재근 교수는 "다량을 소각 하게 되면 유기염소계 유해 물질이 나오게 되고 재합성돼 다이옥신이 생성될 수 있다"며 "매립을 할 경우엔 침출수 관리가 잘 안 돼 생태계 미생물을 죽이고 하천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 이동훈 교수는 "그냥 버려질 경우 유해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서는 분리수거 체계가 없다"며 "분명 매립지로가거나 소각로로 가는데 그런 것에 대한 연구조차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달에 한번 혹은 두 달에 한 번 지정 수거하는 날을 정해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유해폐기물을 수거해 별도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에 대해 세스코 측은 처음에는 폐기절차에 따라 폐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가 계속되는 지적에 쥐약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100% 회수해서 재활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스코 관계자는 "쥐약의 성분은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은 '플로쿠마펜'이라는 항혈액응고제로 회수 시에는 서비스 리포트지를 통해 약제 교체시기를 결정한다"며 "직원 교육도 연간 몇 백 시간하고 있고 내부 규정도 있지만 일부 직원의 실수가 있었다면 교육을 더 철저하게 시킬 것"이라고 해명했다.
플로쿠마펜과 같은 만성 살서제는 쥐가 계속 섭취하게 되고 증상이 심해지면서 먹지 않게 될 때는 이미 치사량을 섭취한 후로 3~10일 후에 서서히 내출혈을 일으키며 죽게 된다.
사람과 가축의 경우는 비교적 다량을 섭취해야 중독되므로 사고 발생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해도 한 달에 한 번씩 쥐약을 다량으로 교체하고 그것을 폐기할 경우에 따로 수거하지 않고 그냥 버리게 되면 많든 적든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유독성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지만 안전하게 처리하는 여건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모든 사업장 폐기물은 배출 시스템을 직접 운영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면 일반폐기물과 똑같이 취급한다"며 "따로 분리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좋긴 한데 현실적인 여건으로 불가능하며 이에 대한 대책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메디컬투데이에 있습니다.마이데일리 제휴사 /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 ellee@mdtoday.co.kr) 관련기사▶ 식약청, 무허가 쥐약 회수명령▶ 중국 '저질라면' 어린이 4명 쥐약 중독 사망▶ "약국서 쥐약 팔 때 '각별한 주의' 설명의무"▶ 부산시, 올해 '산림병해충 방제 우수기관' 선정▶ '이동성 병해충' 위해 인접국간 정보교류 진행▶ 4대강 사업, 환경훼손·해충발생 초래 우려건강이 보이는 대한민국 대표 의료, 건강 신문 ⓒ 메디컬투데이(www.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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