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의 빛과 그림자] 이현이 "셔터소리 희열 느껴요"

2009. 12. 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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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고 날씬한 몸매, 아름다운 옷, 멋진 워킹…. 패션모델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모든 여성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남모르는 애환도 많다. 치열한 경쟁과 외로움을 이겨내야 한다. 패션모델은 어떻게 생활하고, 얼마나 벌고, 패션쇼는 어떻게 이뤄질까. '무대의 꽃' 패션모델의 세계를 조명해 봤다.  < 편집자 주 >

뉴욕-파리-밀라노 등 세계 4대 컬렉션에서 화려한 워킹치열한 경쟁-외로움 이중고…우울증 걸리면 미칠 것 같아

한해 50회쯤 무대에 올라 내년 1월엔 MC에 도전

◇국내외 유명 패션쇼 무대를 오가면서 맹활약하고 있는 톱모델 이현이. < 사진 제공=코스모폴리탄 >

 ◇이현이 프로필  ▶출생: 1983년 대구  ▶학력: 2002년 이화여대 경제학과 입학(4학년 휴학 중)  ▶신체: 1m77, 32-24-35, 51㎏  ▶수상: 2005년 SBS슈퍼모델 컬러플 대구상, 2007년 패션사진가협회 올해의 신인모델상, 2007년 BAZAAR magazine 올해의 모델상  ▶CF: 네이트, LGT, 현대카드V, 유진증권 현대카드 퍼플, 현대백화점, 라네즈, 버커루 등. < 사진 제공=디자이너 곽현주 >

  "포토라인에서 카메라 셔터소리가 한여름 장맛비처럼 쏟아지면, 그 소리가 뭐라 말할 수 없이 좋다. 그 소리가 클수록 희열을 느낀다."

 패션모델 이현이(26)는 패션쇼 무대에 섰을 때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외국 패션쇼는 더 짜릿하다. "런웨이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다. 난 축복받았다"고 말할 정도다.

 이현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모델 중 한 명이다. 국내는 물론 뉴욕, 파리, 밀라노, 런던 등 세계 4대 컬렉션에서 샤넬, 안나 수이 같은 최고 디자이너의 패션쇼에도 30회 이상 올랐다. 10월 초까지 밀라노에서 활동하다가 귀국, 서울컬렉션에 참가했다. 현재 세계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 모델은 혜박, 한혜진 등 10여명에 불과하다. 이현이는 패션모델의 최고 매력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을 꼽았다. 지구촌 20개 도시 가량 가봤다. 1년의 절반은 외국에서 생활한다.

 패션 모델의 세계는 화려해 보인다. 가장 멋진 옷, 최첨단 유행의 옷을 가장 먼저 입는다. 그러나 애환도 많다. 특히 해외 패션쇼 무대는 고난의 연속이다. 해외 에이전시에 프로필을 보낸 후 비행기 예약, 숙소, 식사, 오디션, 촬영, 쇼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 생활비도 모두 자비로 충당한다.

 가장 힘든 과정은 오디션이다. 디자이너 사무실을 무작정 찾아가는 방법 밖에 없다. 한 곳에서 2, 3시간 기다리기는 건 예사다. 절차는 아주 간단하다. 프로필을 주고, 캐스팅 담당자가 아래 위로 쓱 훑어본다. "생큐"라는 말이 나오면, 그걸로 끝이다. 군말없이 뒤돌아서 나와야 한다. '워킹 한번 보자', '옷 입어 볼래?', '사진 찍자'는 단계까지 가면 합격이다. 보통 오전 8, 9시부터 하루 15곳 정도 돌다보면 완전히 녹초가 된다. 세계 4대 컬렉션 시즌에는 한 도시에서 50곳 정도, 1년이면 총 200곳이나 돈다.

 외국 생활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뉴욕, 파리 같은 패션도시에는 '모델 아파트'가 따로 있다. 방 4개짜리 50평 크기가 일반적이다. 각 방에는 2, 3개의 침대가 있다. 2주일 정도 전세계 모델들과 공동 생활을 한다. 인종 전시장이다. 밥은 각자, 직접 해먹는다. 청소를 안해 '돼지우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대의 적은 외로움이다. 이현이는 "나도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그냥 견딘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미칠 것 같다"는 표현도 했다. 지난달 파리에서 김다울이 자살했을 때는, 지인들로부터 수많은 안부전화를 받았다.

 요즘에는 경쟁이 더 심해졌다. 중국 모델들의 인해전술 때문이다. "서양 디자이너 눈에는 한국, 중국, 일본 모델의 차이가 없다. 그냥 동양인이다. 그런데 중국은 시장이 커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인종차별보다 더 무서운 현상이다.

 패션모델이 된 것은, 진로 고민의 결과였다. 이화여대 경제학과 3학년 재학 중 금융계에 진출한 선배들 얘기를 듣고 "내가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하자"고 결심했다. 연극반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무대가 좋았고, 그래서 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물론 부모님께는 알리지 않았다.

 요즘에는 1년에 50회 정도 무대에 선다. 또래에 비해 연봉은 많은 편이다. 데뷔 초에는 회당 50만원 받았다. 현재는 200만~300만원으로 올랐다. 외국 무대는 디자이너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프랑스 신인 디자이너 쇼에서는 300유로(약 50만원), 샤넬 쇼에서는 3300유로(약 500만원)를 받았다. 하지만 내실은 별로다. "쓰는 돈도 많고, 부상 등의 이유로 '실직자'로 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해외 활동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현이는 뜻밖의 말을 했다.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살 찌는 체질이라면 다이어트 스트레스 때문에 패션모델을 오래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절대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큰 키가 더 커보이기 때문. 해외 패션쇼에서는 최고 28cm 하이힐까지 신어봤다. 이현이는 2010년 1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패션잡지 엘르가 국내에서 론칭하는 인터내셔널 여성 케이블채널 엘르TV(ELLE atAT)의 MC로 나선다. 20, 30대 패션 리더를 대상으로 패션, 뷰티 정보를 제공하는 이 TV에서 이현이는 프라임타임 프로를 진행할 예정이다.

  <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오전 9시부터 메이크업-리허설…도시락으로 끼니 때워

 패션쇼는 약 한 달 전부터 준비한다. 모델 선정이 첫 단추다. 모델은 디자이너가 의상 컨셉트에 맞춰 직접 캐스팅하거나 오디션을 거쳐 뽑는다. 무대, 음향, 조명 등과 함께 기획사에 아예 맡기는 경우도 있다. 물론 디자이너가 최종 OK를 한다.

 패션쇼에 서는 모델 수는 무대 규모, 의상 수에 따라 다르다. 보통 25~30명이 무대에 선다. 모델아카데미 등록 학생은 대학 1, 2학년생이 가장 많다. 국내에는 현재 6개 아카데미에서 200명 정도가 교육받고 있다.

 패션쇼 한달 전 캐스팅이 끝나면, 중간에 피팅이 이뤄진다. 모델 몸에 옷을 맞추는 작업이다. 이어 쇼 하루 전 혹은 당일에 리허설을 한다. 리허설은 보통 두 차례 이뤄진다. 먼저 동선을 체크한다. 이어 의상, 헤어, 메이크업을 다 갖춘 상태에서 확인한다. 이때 연출자가 등장 순서를 정한다.

 패션쇼가 진행되는 동안 백 스테이지는 난장판이다. 모델은 보통 3, 4벌 입는다. 옷 갈아입는 시간은 1, 2분에 불과하다.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헤어도 고치고, 신발도 갈아신는다. 이때 아무리 바빠도 소리는 못 지른다. 표정과 제스처로만 의사를 표시한다. 모델 1명당 헬퍼(도우미) 1명이 붙는다. 도우미는 대개 의상디자인학과 학생들이다. 당연히 민망한 장면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신경쓸 여유가 없다. 남자 모델, 여자 도우미라도 마찬가지다. 백스테이지 노출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쇼는 15~20분 가량 소요된다. 7시에 시작되는 쇼라면, 모델은 오전 9시부터 준비한다. 후배부터 시작한다. 헤어, 메이크업을 하는데 2, 3시간 필요하다. 스태프는 8명 정도. 이어 12시쯤 현장에 도착,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 두세 그릇 먹는 모델도 있다. 이어 리허설, 무대 체크, 정리 정돈을 거쳐 관객 입장이 시작된다. 모델들은 그 사이 간식, 과일, 커피 등을 챙겨 먹는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밥 없으면 모델들이 엄청 화를 낸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먹어도 몸매 유지가 될까. 이 관계자는 "타고난 사람들이다. 요즘엔 눈물을 머금고 살을 빼는 모델은 드물다. 20% 정도만 다이어트를 한다"고 말했다.

 에피소드도 많다. 워킹이 안좋거나 동선이 틀리면 디자이너에게 혼난다. 육두문자를 쏟아내는 사람도 있다. 무대에서 떨어지거나 옷이 흘러내리는 경우도 있다. 하이힐이 벗겨지기도 하는데, 노련한 모델은 이를 연출한 것처럼 꾸며 위기를 모면한다.

  < 임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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