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개의 엉덩이-89>"욕망을 통제하라" 성기자르는 그들

'거세하는 사람과의 인터뷰'(Entretien avec un castreur)

"보다 순수하고, 보다 아름다우며 때로는 보다 행복하기조차 한 존재"로 불리기 위해 성기를 절단하는 이들이 있다. 일부는 리비도를 없애기 위해 거세를 한다. 또 일부는 음경 절제 수술을 받는다. 수동적인 인형인 '눌로 보이 토이즈(nullo boy toys)'가 되기 위해서이다.

나는 2003년에 섹스 식인풍습을 조사하다가 지금은 없어진 '에로티카데스(eroticadeath)'란 사이트를 발견했다. 미국인인 섀넌 라렛(Shannon Larratt)이 만든 사이트였는데, 그는 '인체 변형을 취급하는 전자 웹진'인 BMezine을 만든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로티카데스는 불건전한 결혼상담소처럼 작동하면서 잠재적인 사형집행인과 희생자들을 서로 연결시켰고, 피비린내나는 성적 환상을 구현하려고 애썼다. 섀넌 라렛은 "섹스 시나리오의 틀 안에서 극단적인 수술을 감행하는 '의사들'로 구성된 상당히 큰 커뮤니티가 존재합니다. 커뮤니티에 가입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감내할 수 없는 치명적인 오르가슴에 타격을 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고 설명한다.

대체 무엇이 인간으로 하여금 타인을 해치고, 먹어치우게 만드는지 섀넌 라렛에게 물어보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모두 식인풍습의 완화된 형태를 즐깁니다. 그들은 사랑을 나누며 서로를 깨물고, 핥습니다. 오럴섹스는 흥분시키지 않나요? 인체조직을 먹는 행위가 흥분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나요? 식인귀 신화는 극단적으로 나아간 성적 욕망의 프로이트적인 은유입니다.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하기에 너를 먹는다는 의미죠. 어린이들을 위한 모든 동화도 식인풍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 일부 사람들이 꿈을 현실로 옮기는 모습이 나는 놀랍지 않아요.

아르민 마이베스 역시 행동으로 옮긴 인물입니다. 그는 실제 삶 속에서 식인귀로 변모했지요." 성기 전문가를 뜻하는 '커터(cutter)'가 자신이 자른 성기를 먹는 법은 극히 드물다고 섀넌 라렛은 강조한다. 대부분의 경우 커터는 그걸 버린다. 일부 사람들은 성기를 수집하기도 하는데, 그들에게는 '트로피 사냥꾼'이란 별명이 붙는다. 자신의 무용담에 대한 기념품을 간직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성기 주인에게 그것을 먹도록 한다.

내가 던진 두 번째 질문. "왜 일부 사람들은 성기를 자르고 싶어하는가"에 대한 섀넌의 답은 명쾌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고환을 제거하는데, 그럴 경우 불모의 몸으로 바뀌지만 성적으로 무능력해지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보다 아름답고 보다 '순수해지기' 위해 거세합니다. 왜냐하면 그들 생각에 고환은 무익한 샘입니다. 음경을 절제한 사람들은 풍선인형에 가까운 섹스 장난감인 '눌로 보이 토이즈'가 되기를 갈망합니다. 생식기가 없어도 그들은 꽤 풍요로운 성생활을 즐깁니다. 항문을 이용하기 때문이지요."

섀넌 라렛은 거세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인 겔딩(Gelding)을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내가 그를 인터뷰했을 때 겔딩은 1996년 이후 400명 정도의 사람들을 거세했고, 최소한 20쪽의 고환을 먹어치웠던 터였다. 50세 나이의 이 섹스 식인귀는 '취향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미식가'로 스스로를 묘사했다. 자신도 1994년에 거세를 받았는데, 그 후 겔딩은 미국 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커터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나의 질문에 대한 겔딩의 마지막 대답이 뜻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겔딩은 쾌락에 대한 생각에 극도로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들의 일원이다.

쾌락과 욕망은 적이다. 쾌락과 욕망이 당신을 엄습하고 사로잡으며 당신을 소유하는 힘들의 일부를 구성하기에 그것들을 미리 죽이고 무화시켜야 한다. 섹슈얼리티를 통제받는 위생적인 행위로 축소시켜야 한다. 나의 분석이 대략적이기는 하지만, 겔딩으로부터 나는 자신에 대한 증오심을 배운 인간의 이미지를 느꼈다. 거부, 억압, 공포에 대한 치명적인 이데올로기를 가진 모든 희생자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는 욕망의 생생한 에너지에 굴복당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훼손하기를 택한 인물이었다. 겔딩은 자기 통제를 강조하는 종교들이 일부 사람들을 어느 정도까지 훼손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했다.

-당신은 어떻게 커터가 되었지요.▶내 연인인 수의사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친구들과 함께 섹스 시나리오의 일환으로 성기 절제 수술을 합니다. 그는 '노예들'을 거세하면서 나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고환을 먹어보라고 권유했습니다. 우리 둘은 성적 환상을 느꼈지요.

-당신처럼 한 남자를 훼손한 후 그의 성기를 먹어치운 아르민 마이베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그는 살인자입니다. 나와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와는 어떤 관계도 없어요. 나의 입장에서는 모든 쾌락은 내가 동참했던 변모(變貌)로부터 나옵니다. 내가 거세 후 행복해진 것처럼 한 인간도 동일한 경험을 겪으며 행복해할 때 나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낍니다.

-미국에서 거세받는 사람들 숫자는 얼마 정도 되죠.▶상당히 많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커터 중 한 명인 닥터 브라운(Dr Brown)은 8년 전부터 매년 75명 정도를 시술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23명을 거세하기도 했지요. 나는 20명 정도의 커터들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평균 200명에서 400명 정도를 시술했습니다.

-거세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는 얘길까요.▶내가 이 분야에 뛰어든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애초에는 한줌의 '내시'들뿐이었지요. 나는 1996년부터 거세를 원하는 사람들과 이메일을 교환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자 주소록에는 5000 명의 이메일 주소가 쌓였습니다. 1999년의 경우 매주 6명의 새 지원자가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이 사람들 중 4분의 3은 거세에 대해 성적 환상을 가지는 것에 그칩니다. 하지만 그새 실제 거세된 사람 숫자도 수십 명에서 수천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왜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성기를 공격할까요.▶호르몬에 지배당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육체에 의해 미치광이가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합니다. 현재 '중립적 존재'들, 내시들도 존재합니다. 그들을 자신들의 리비도를 통제하려고 수술을 받지요. 거세하면서 그들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통제합니다.(이미지는 성기 거세를 다룬 필름 'Grimm Love')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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