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수 칼럼] WWE의 위너와 루저들

[프로레슬링 칼럼] 요즘 XTM에서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RAW, 내일 토요일 오전 10시에 '브래깅 라이츠'가 방영되는 WWE에는 키가 큰 선수들이 많습니다. 요새 유행인 것 같아서 이번 글에서는 인상 깊은 위너들과 루저들을 소개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210cm 정도 이상의 위너와 그렇지 못한 루저들을 꼽아봤습니다.

위너?

자이언트 곤잘레스(231cm)

프로레슬링 사상 최장신으로 원래는 농구선수였습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를 지냈다가 1988년 NBA 드래프트에서 아틀란타 호크스에 지명되면서 미국에서 활약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키만 컸을 뿐 스피드가 떨어졌습니다. 당시 아틀란타 호크스를 갖고 있던 언론재벌 테드 터너는 그의 또 다른 회사 WCW의 제안을 받으면서 곤잘레스는 갑작스럽게 프로레슬링을 하게 됩니다.

(출처 : 온라인 월드 오브 레슬링)

위너인 곤잘레스는 가혹하게도 작은 선수들의 희생을 밑거름삼아서 연전연승을 구가했지만 너무 떨어지는 경기력과 빈약한 몸은 팬들의 야유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WWE에 진출해 언더테이커를 꼬마로 만드는 비주얼을 제공했지만 팬들은 그를 원치 않는 분위기였지요.

곤잘레스는 1995년을 끝으로 그에게 상처를 준 프로레슬링에서 은퇴한 뒤 고향에 돌아갔습니다. 최근엔 휠체어를 타고 있으며 당뇨도 있고 신장이 안 좋아 투석을 받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지요.

자이언트 실바(222cm)

(출처 : 온라인 월드 오브 레슬링)

프로레슬링과 종합격투기를 오가면서 활약하는 선수입니다. 원래는 농구선수로서 1992년 아르헨티나 대표였고 WWE에 잠시 있다가 계약해지로 풀린 뒤 일본에서 프로레슬러로 활약했습니다. 이후 격투기에 진출, 히스 히링과의 경기에선 잠재력이 보였으나 40대에 데뷔를 했다는 한계는 있었지요. 이후 서서히 단점이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루저에 가까운 선수들을 돋보이게 만드는 경기에 주로 참가하는 위너로서의 아량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위너끼리의 대결인 아케보노와의 경기에선 스탠딩 기무라를 보이면서 자존심을 세웠지요. 최근엔 미국의 작은 단체를 돌면서 프로레슬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레이트 칼리(214cm)

(출처 : 온라인 월드 오브 레슬링)

인도 사람으로 바디빌딩에서 미스터 인디아에 1995년, 1996년 올랐고, 펀잡 지역의 명예 경찰이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에도 진출, '롱기스트 야드', '겟 스마트' 등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그가 월드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자 WWE 인기가 높은 인도에선 축제분위기가 있었고 그의 인도방문은 가끔 해외 사진 뉴스로 나오기도 합니다. 인도 영화에도 여러 편 출연했지요.

동료들 사이에선 매우 성격이 좋은 친구라고 꼽히고 있습니다. 2002년 결혼한 품절남입니다. 역시 위너네요.

빅 쇼(213cm)

그레이크 칼리도 크지만 WWE가 현재 진정한 거인으로 밀고 있는 선수가 빅 쇼입니다. 대학시절엔 농구선수를 했는데 그에게 풋볼선수를 권하는 이도 있었지만 프로레슬링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풋볼을 했다고 하더라도 성공했을지는 장담하긴 어렵지만요. 처음엔 탑로프에서 공중기술을 쓸 정도로 날렵했고 근육질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대해졌습니다. 아내가 요리를 잘해서 살이 쪘다는 이유를 댔지만 다소 납득하긴 어려웠지요.

얼마 전엔 복서가 되겠다면서 복싱 훈련을 했고 27kg을 감량했지만 최근엔 다시 돌아온 모습입니다. 요샌 RAW와 스맥다운을 오가면서 활약합니다.

커간(210cm)

캐나다 동부지역에서 1989년 데뷔, WWE에서 활약했고 우리나라의 WWA에선 이왕표 선수에게서 타이틀을 획득했던 이력도 있습니다. 영화 '300'에 악당 괴수로 출연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외모와 키 덕분에 영화의 단역이나 작은 조연으로 가끔 나오는데 2008년엔 촬영 중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실수로 가격해서 코피를 나게 만든 걸로 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영화와 프로레슬링을 병행합니다.

안드레 더 자이언트(209cm)

프로필 상으로는 224cm로 언급되지만 압둘 자바를 비롯한 농구선수들이 사진을 같이 찍자는 요구를 했을 때,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뇌하수체 양성종양을 제거하지 않았기에 만 46세에 심장마비로 요절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많은 일화들이 있었는데 주로 대식가, 큰 거인과 같은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요. 그래서인지 키도 과장한 측면이 있습니다. 프로레슬링에선 거인으로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선수입니다.

자이언트 바바(207cm)

역도산 이후 일본 프로레슬링을 이어갔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투수에서 변신, 프로레슬러가 되었고 훗날엔 프로모터로서 전일본 프로레슬링을 이끌었습니다.

루저?

크리스 제리코

프로필 상으론 180cm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론 그 정도는 안 됩니다. 서양인으로서는 생각보다 비례가 좋질 않습니다. 그러나 카리스마가 뛰어나고 말도 잘하며 영화, 음악 활동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며 대필이 아닌 본인의 필력으로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꽤 쏠쏠하게 팔렸습니다. 그보단 훨씬 덩치가 큰 빌 골드버그와의 라커룸 맞짱 대결에선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이긴 적이 있기도 하지요.

얼마 전엔 유부남에 자녀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미모의 디바 켈리 켈리와 정도 이상으로 밀착했고 입술로 입술을 강타하는 사진이 퍼지면서 수많은 남성들을 분노케 한 일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 저도 안티로 돌변했습니다.

레이 미스테리오

우리나라에선 박찬호, 박지성 선수 등이 갖는 인지도를 멕시코에서 지니고 있는 게 바로 레이 미스테리오입니다. 한 국가단위로 본다면 가장 유명한 프로레슬러가 멕시코에서의 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대통령 다음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키는 작지만 180cm가 넘는 선수들이 계약해지로 쉽게 풀리는 상황에서 WWE가 끝까지 잡고 늘어지는 선수가 바로 레이 미스테리오입니다.

결론

키는 삶에서 특징 중 하나에 불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