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55년만에 탈바꿈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의 주역 중 하나인 '산업은행'이 55년만에 새롭게 변신한다. 산업은행은 28일 정책금융공사와 상업은행인 산은금융지주로 분리, 설립된다. 현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2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주로 기업들이 주요 산업이나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장기 시설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국내 기업들과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개편 논의가 이뤄져왔다.
산업은행은 설립 55년만에 국가 정책 수행을 위한 공적기능을 맡을 정책금융공사와 상업투자은행(IB)인 산업은행으로 분리해 변신의 꿈을 이루게 됐다.
정책금융공사는 앞으로 새로운 정책금융의 기틀을 마련해 금융시장 안정과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등의 정책업무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산은금융지주는 2011~2012년에 국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한편 국내외 금융기관을 인수해 10년내 세계 20위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은지주, 10년내 세계 20위권 진입 목표민유성 초대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민영화 이후 궁극적으로 추진할 것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금융수출"이라며 "앞으로 10년 간 아시아 지역에서 기반을 다진 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을 전략적 거점으로 유럽과 미주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기업금융투자은행(CIB)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행장은 또 "산은금융지주를 정부와 협의해 오는 2011년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2012년에 해외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국내외 상장을 통해 법에서 제시한 부분보다 민영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지주는 산은법에 따라 2014년 5월 이내 최초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민영화를 추진할 수 있다.
산은지주는 또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외환은행 등의 국내외 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보험 등의 금융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앞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계획인 만큼 기업금융 노하우가 있으면서 수신 기반을 갖추고 있는 시중은행을 인수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외환은행 등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상업투자은행으로 변신하는 산은지주는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산은캐피탈, 산은자산운용, 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기 때문에 자회사간 협업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은 기존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지주사내 동일 자회사로 편입되는 만큼 예금, 펀드, 보험 등의 금융상품을 종합 판매하는 '산은 금융플라자'를 설립하는 등의 투자금융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키로 했다.
◇ 정책금융공사, 새로운 정체성 만들 것정책금융공사는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산업은행이 보유한 공기업 주식 15조1천억원어치를 받아 자산 28조원 규모로 설립돼 28일 공식 출범한다.
정책금융공사는 중소기업 육성과 사회 기반시설 확충 및 지역 개발,금융시장 안정,신성장동력 산업을 위한 자금 공급 등의 업무를 맡는다. 또 '금융안정기금'도 정책금융공사에 설치됐다.
정책금융공사는 현재 산업은행 옆 건물인 산은캐피탈 건물 2개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공사로 발령난 90여명의 직원들도 2~3개월 전부터 업무준비를 해왔다.
유재한 초대 금융공사 사장은 "공사가 산업은행에서 분리된 정책금융 기관이어서 역할 정립이나 업무 중복 등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으로 들었다"며 "앞으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검토한 뒤 공사의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되 기존 산업은행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 시장 안팎에서는 산업은행의 변신에 다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칫 산은지주가 다른 기존의 금융지주들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몸집 불리기 경쟁만 가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정책금융공사 역시 다른 공적기관들과 역할 중복 등의 문제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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