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스타들을 보려면 야구장으로 가라?

프로야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요즘, 경기만큼이나 미녀 스타들의 시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우 박시연이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로 포문을 연데 이어 가수 채연과 배우 공효진이 미녀 스타 시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여자 연예인의 시구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미녀 스타를 보고 싶으면 야구장으로 가면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 대세는 미녀 스타

1982년 막을 올린 프로야구는 다양한 시구자를 선정해 야구팬들의 흥미를 끌었다. 마운드에 올라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영광은 당대 최고의 인기와 위상을 갖춘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프로야구 개막전과 한국시리즈 시구자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원년 개막전 시구를 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영화배우 최민식, 가수 비, 이효리 등 인기 연예인들과 우주인 이소연, 수영선수 박태환 등 사회 저명인사들도 시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녀 스타들이 시구의 대세다. 올 시즌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만 봐도 한채영(준플레이오프 2차전), 소녀시대의 윤아(플레이오프 3차전), 카라의 구하라(플레이오프 4차전)가 시구자로 나섰다.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자로 나설 배우 김남주까지 포함하면 무려 7명의 여자 연예인이 마운드에 올랐다.

▲ 구단과 연예인의 '윈-윈 게임'

미녀 스타들이 야구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구단과 연예 기획사는 "구단과 연예인의 윈-윈(win-win) 게임"이라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두산 베어스의 김정균 마케팅 팀장은 "야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구단은 시구자로 연예인을 내세워 경기를 홍보하며 구단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연예인은 야구팬들을 흡수해 팬 층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연예 기획사 웰메이드스타엠의 이태영 이사는 "연예인이 프로야구 시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명도가 있다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팬 서비스가 될 수도 있어 구단, 관중, 연예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계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도 미녀 스타들의 시구 행진에 한 몫을 담당했다. 두산의 김정균 팀장은 "연예계에서 걸그룹이나 여배우들이 두각을 크게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남성 연예인보다 여성 연예인들의 시구 섭외가 많다"고 말했다. 김정균 팀장은 이어 "그라운드에 여성이 서는 모습은 흔하지 않다. 최근 급증한 여성 야구팬들이 여자 연예인의 시구 장면을 보면서 자신이 마운드에 서있는 듯한 동질감도 갖게 된다"고 덧붙였다.

▲ '개념 시구' 하지 않으면 팬들의 뭇매 맞아

여자 연예인들이 시구하는 모습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미녀 스타들은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예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서던 예전과는 달리 운동화와 홈팀 유니폼을 입고 시구에 나선다. 시구를 위해 며칠 전부터 연습을 하기도 한다. 이는 '개념 시구'의 창시자로 불리는 '홍드로' 홍수아의 등장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굴욕'을 감수한 홍수아의 시구 이후 야구팬들은 마운드에서 미녀 스타들의 아름다움만을 보지 않는다. 여자 연예인이라도 성의없는 시구를 하게 되면 팬들의 뭇매를 맞기 일쑤다. 20일 한국시리즈 4차전 시구자로 나설 김남주가 연예인 야구단 '플레이보이'의 구단주인 남편 김승우와 함께 시구 연습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당연하게 들린다.

지나치게 연예인 홍보 목적으로 펼쳐지는 시구도 환영받지 못한다. 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이제는 팬들의 눈이 높아져 시구에 나서는 사람이 정말 야구팬인지, 아니면 얼굴만 내밀려고 하는지 더 잘 안다"고 말한 바 있다. 홍수아는 "최근 잠시 불붙은 시구 열기와 홍드로라는 트렌드에 도전장을 내밀듯 시구의 목적이 변질돼 연예인의 홍보용으로만 이용하려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일부 연예인의 태도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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