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페이퍼진] 골프장 맛집 기행 : 여주 스카이밸리 골프장
무르익는 가을. 경기도 여주 스카이밸리 골프장을 찾아가는 길에는 유난히 낙엽이 많았다. 살랑 살랑 가을바람을 맞으며 제법 농로를 달려 들어간 클럽하우스. 김영환 조리장이 후회없는 맛을 보여주겠다며 웃는다. 무슨 거창한 요리가 나오나 하는 생각에 오래 기다릴 요량으로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데 20분쯤 지나자 한 가지 요리가 들어오고, 5분후에 두번째 요리가 즉각 나온다. "아니, 요즘엔 음식을 미리 미리 만들어뒀다가 살짝 데우기만 하나요?" 기자의 터무니없는 질문에 김 조리장이 어이없어 웃는다. "그러면 어느 내장객이 음식 드신 후에 '잘 먹었다' 생각하시겠어요?" 우문현답에 기자도 따라 웃었다.
보기좋게 썬 쇠고기에 죽순, 그리고 파와 갖은 채소가 가지런히 담겨있다. 볶음요리지만 형태는 그대로다. 우육? 어디산이냐고 물었다. 김 조리장은 "순수 한우 등심살입니다. 한데 담양 죽순 한우 등심살 요리 이렇게 부르려니 너무 길고, 메뉴판에 다 적기도 불가능해서..."라는 말이 돌아온다. 한우 등심살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고기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다.
매콤달콤한 소스와 소고기, 죽순, 그리고 채소가 한데 어우러진 요리. 일단 죽순이 다르다. 일반 중국요리집에서 사용하는 죽순은 통조림 죽순이다. 하지만 이 요리에 쓰인 죽순은 담양에서 직접 가져온 죽순이다. 생죽순을 살짝 데쳐서 사용한다. 통죽순의 아삭아삭한 질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냉장보관한 어린 죽순만 사용한다. 독특한 맛과 진한 영양은 말할 필요가 없다.
쇠고기는 소금, 후추, 청주로 기본 양념만을 해둔 뒤 죽순과 같이 볶는다. 어우러진 맛을 내기 위해서다.
보기에도 매콤한 양념이 눈에 띈다. 특제 양념소스는 고춧가루와 굴소스, 청양 고춧가루를 약간 섞었다. 특이하게 고추장은 넣지 않았다. 그래서 보기보다는 덜 맵다. 쇠고기와 죽순 2~3개를 집어 입에 넣었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다. 대신 잠시뒤 칼칼한 맛이 느껴진다. 아마 청양 고추때문이리라. 이 기분좋은 매운맛이 중년 이상의 남성과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주거리로도 훌륭하다. 소주나 맥주 한 잔을 곁들이는 이들이 많다. 4인 기준 6만원.
육회 비빔밥은 들어봤어도 낙지 비빔밥은 처음이다. 그날 그날 구입한 생낙지를 사용한 비빔밥이다. 냉동 낙지를 사용하지 않아 낙지 자체의 탱탱함이 살아있다. 살짝 데친 낙지 한 마리에 다시마를 비롯한 다양한 해초가 형형색색 놓여져 있다. 연한 고추장을 뿌려 쓱쓱 비빈 뒤 한 숟가락을 입에 넣으니 바다의 신선함이 입안에 전해져 오는 듯하다. 넉넉한 해초가 일단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낙지도 제법 살이 통통하다. 낙지 해초 비빔밥은 9~11월 사이에만 맛볼 수 있다. 1인분에 1만5000원이다.
< 여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여주 스카이밸리골프장은? 경기도 여주에 자리잡은 스카이밸리골프장은 회원제 27홀에 퍼블릭 9홀 등 36홀 골프장이다. 스카이밸리하면 스카이 코스에서 아래로 날려보내는 티샷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골프장이다. 36홀 각각 코스가 약간씩 다르다. 산과 함께하는 마운틴 코스, 우아함을 표방하는 레이크 코스, 도전적인 밸리 코스, 구름과 하늘이 가까운 스카이 코스가 있다.
1998년 18홀로 개장해 올해로 12년째다. 2002년 지금의 36홀 골프장이 됐다. 페어웨이는 한국형 잔디다. 페어웨이가 넓지만 무턱대고 장타를 날리다 보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코스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골프장이다. 그린은 넓고 언듈레이션이 만만찮다. 그린 스피드도 만만찮기 때문에 퍼트로 점수를 많이 까먹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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