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신발산업 "나이키여 돌아오라"
책임경영을 강조해오던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가 30년 가까이 함께해온 부산 지역 중견 신발 제조업체들과의 하청관계를 6개월 시한을 명시하고 일방적으로 종료키로 해 부산 신발업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나이키와 파트너를 이루고 있는 부산 지역 신발업체는 ㈜세원과 삼호산업㈜ 두 업체이지만 두 업체의 개발 라인과 직ㆍ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100여개에 달하는 신발 부자재 생산업체들이 이번 나이키의 하청 생산 종료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어서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하청 업체는 그동안 나이키의 정책에 따라 나이키 제품을 우선으로 생산하다 보니 실제로 나이키의 전용 공장처럼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인 현실.
하지만 지난 3월 나이키가 6개월의 시한을 두고 하청관계를 종료한다는 결정을 통보해옴에 따라 부산 지역 신발업체들은 대체 바이어를 찾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국제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월로 사실상 하청관계가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통보에 대체 바이어를 찾지 못한 부산 지역 업체들이 기한 연장을 요청해 오는 12월까지로 일단 연기된 상황이다.
부산 지역에서 신발 부품업체를 운영해온 K모 대표는 "그동안 나이키가 절대적 우위를 이용해 사실상 나이키 측에 종속적인 생산 형태를 유지했기에 이번 나이키 측의 하청 중단으로 적게는 수십개에 달하는 영세 신발 부품업체가 연쇄 부도로 내몰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뜩이나 어려운 부산의 신발산업 현실로 보면 이번 상황이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나이키 측이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즉각적인 생산 중단보다는 협의를 통해 부산 지역 업체들의 최악의 상황은 막아주는 것이 윤리적으로도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 권창오 소장도 "사실상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체 바이어를 찾는다는 것은 실력을 갖춘 이들 두 업체일지라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하고, "최소한 하청 업체들이 대체 브랜드를 찾기까지 시간을 유예해 준다든지,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므로 다시 하청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나이키 측이 고려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부산 지역 신발업체들이 나이키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20~30년 전으로, 하청 업체들과 일관되게 파트너십과 윤리경영을 강조해온 나이키는 하청 업체들에도 일정 수준의 사회책임경영을 요구해온 바 있어 일방적인 하청관계 종료 통보에 대한 비판 여론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 ㈜세원 역시 나이키의 요청으로 2002년부터 사회책임경영에 적극 나서, 지난 1994년 중국 칭다오에 공장을 세우고 이곳에 노동자들을 위한 기숙사와 오락장ㆍ영화관ㆍ헬스장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컴퓨터반ㆍ한국어반ㆍ영어반 등의 강좌를 만들어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며 2002년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경영 분야의 국제 표준 규격인 SA8000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1974년부터 신발을 제조해온 삼호산업 역시 지난해 부산대와 MOU를 체결하고 60만달러를 지원해 윤리경영센터를 설립하는 등 윤리경영 실천에 나서고 있다. 삼호산업은 부산, 중국, 베트남 공장까지 윤리경영 실천을 강조하고, 직원 총 1만7000여명이 연간 1300만켤레의 나이키 운동화를 생산ㆍ수출해오고 있다.
일단 이번 사태에 대해 나이키 측은 "계약서대로 6개월의 시한을 두고 하청 거래를 중단하기 위해 부산 지역 하청 업체에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나이키의 새로운 윤리경영의 척도를 시험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부산=윤정희 기자/cgnhee@heraldm.com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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