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개월 공사 국내 최장 21.38km 인천대교 16일 개통식


국내 최장 해상 교량인 인천대교가 2005년 7월 1일 본공사에 들어간 이후 52개월의 대장정을 끝내고 16일 개통한다. 일반차량 통행은 19일 오전 0시부터 가능하다. 통행료는 승용차 기준으로 5500원으로 책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과 송도국제업무지구를 잇는 인천대교는 총 21.38㎞. 바다 구간만 12.34㎞에 달하는 기념비적인 교량이다. 다리의 힘을 지탱하는 주탑 높이는 남산과 맞먹는 238.5m다. 대형 선박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주탑과 주탑간 거리가 800m에 달하고 진도 7 지진과 초속 72m의 강풍도 견딜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전체 길이로만 따지면 세계 7위 해상 교량이지만 안전과 이용자 편의를 위한 기술을 보면 '최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 강풍과 선박 안전을 위한 숨겨진 기술
= 준공한 인천대교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저렇게 긴 다리가 강풍과 안개, 해일, 조수간만의 차이 등 바다의 거친 자연환경을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또 다리 밑을 통과해 인천항으로 드나드는 대형 선박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걱정한다.
인천대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가운데 부분의 1.48㎞ 사장교 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설계한 것부터가 그렇다. 곡선 설계를 통해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조수간만의 차로 생기는 영향을 줄인 것이다.
대형 선박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사장교 부분을 직선화했지만 여기에도 바람의 저항을 고려한 기술이 숨어 있다. 상판을 콘크리트가 아닌 얇은 강판으로 만들었고 강판의 가로 모서리 부문을 스포츠카와 같이 날렵한 유선형으로 설계했다. 상판과 주탑을 연결한 케이블은 표면을 골프공 모양의 작은 홈을 많이 파 놓았는데 이는 공기 저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선박 안전과 관련해서는 교각 주변에 설치한 충돌방지공이 눈길을 끈다.
주탑과 일부 교각을 둘러싸고 있는 44개의 충돌방지공은 철판통에 콘크리트를 넣어 만들어 바다에 심은 것으로 자동차 범퍼처럼 선박이 교각에 직접 부딪히는 것을 방지한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10만t 대형 화물선이 10노트의 속력으로 충돌해도 교각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시설"이라고 설명한다.
바다는 여름과 겨울의 온도 차이가 크다. 따라서 강판이 계절에 따라 늘어나거나 축소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상판이 뒤틀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판과 상판 이음새에 최대 2m까지 변형이 가능한 이음장치를 마련한 것도 숨겨진 안전 기술에 속한다.
◆ 설계ㆍ시공 동시 진행으로 공사기간 단축
= 인천대교는 공사비만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지만 52개월 만에 완공했다. 전체 길이가 7.4㎞에 불과한 서해대교가 72개월 걸린 것에 비하면 믿기 어려운 사실이다. 공사 단축의 비밀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 공법을 적용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상판을 포함한 대부분의 구조물들을 지상에서 제작해 대형 바지선에 실어 해상으로 옮긴 뒤 교각에 붙이는 것이 패스트 트랙 공법이다.
특히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상판을 놓는 총 8.4㎞ 고가교를 만들 때 적용한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은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 공법은 교각 간 거리를 50m까지 늘리고 지상에서 50m 길이의 상판을 제작해 바지선으로 실어 날라 3000t급 해상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설치하는 방법이다.
상판은 길이 50m, 폭 16m, 두께 3m에 무게가 1400t이나 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그러나 특수 공법으로 2일 만에 제작한다. 프리캐스트 등 다른 공법이 일주일에서 최장 45일까지 소요되는 것과 대조된다.
238.5m의 주탑은 '층당 3일'이라는 공법을 사용해 건설했다. 1개 층 높이를 건설할 때 쓰는 거푸집을 해체하지 않고 2300t급 유압잭 장비로 다음 층으로 이동시켜 다시 활용하는 방법이다. 거푸집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1개 층 공사를 끝내고 거푸집을 해체하는 공법에 비해 빠를 수밖에 없다. 시공사 측은 이런 공법으로 계획보다 공기를 3개월 단축했다고 전한다.
일반적으로 교각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는 물막이 공사를 한 후 물을 빼내고 공사를 한다. 하지만 인천대교 주탑 하부 지지대는 물막이를 하지 않고 지름 3m의 대형 강관 24개를 바다에 심어 기초를 세웠다. 또 지름 3m의 대형 말뚝으로 지지력을 높였다. 말뚝의 지지력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는데 세계 최대 규모인 3만t을 견뎠다.
◆ 해상교량 최초 적용 기술들의 박물관
= 인천대교는 '세계 최초' 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특히 각종 첨단 공법은 시공할 때마다 이목을 끌었다. 세계 최대 하중 말뚝 재하시험과 세계 최대 규모 돌핀형 선박 충돌방지 시설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중 충돌방지 시설은 10만DWT 선박이 충돌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국내 최초 적용 기술은 10개가 넘는다. 설계와 시공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 교량의 상부와 하부 구조 설계에 하중ㆍ저항계수 설계법(LRFD) 적용, 현장타설말뚝 철근망 제작 자동화설비 도입, 교각 일체형 말뚝시공, 말뚝마다 시추 조사와 건전도 검사 실시 등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기술이다.
인천대교주식회사 관계자는 "인천 바다 특성상 공사 현장은 바람이 심하고 안개가 잦으며 하루에 두 번씩 바뀌는 조수간만의 차가 평균 9.27m, 초당 유속이 1.68m에 달해 공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세계 최초, 국내 최초의 첨단 기술들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했다"고 강조한다.
◆ 인천대교가 만든 다양한 기록들
콘크리트 68만4783㎥ 들어가…아파트 1만 3천가구 지을 분량
= 국내 1위, 세계 5위 사장교인 인천대교는 건설에 투입된 자재와 인력, 시간 등 다양한 기록을 쏟아냈다.
인천대교 건설을 위해 투입한 콘크리트는 68만4783㎥에 달한다. 이는 레미콘 약 10만대 분량으로 아파트 1만3000가구 이상을 건립할 수 있는 규모다. 콘크리트는 바닷물에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콘크리트로 제작했고 100년 동안 침수와 지진에 견딜 수 있다고 시공사 측은 설명한다.
사장교 교량과 상판을 지지하는 케이블 사용량도 천문학적이다. 인천대교 케이블 길이는 52.948㎞다. 가장 굵은 지름 7㎜ 케이블에는 작은 철선 301가닥이 들어간다. 이 작은 철선들을 모두 이으면 서울과 부산을 15회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1만1964㎞다. 각 케이블은 길이 112~400m, 중량 4~41t으로 다양하다.
다리 중심부에 해당하는 사장교 구간과 육상에서 시작되는 고가교 구간, 사장교와 고가교를 잇는 접속교 구간을 모두 합쳐 개당 1400t, 길이 3~50m짜리 상판 1311개가 투입됐다.
투입된 장비도 만만치 않다. 상판을 교각에 붙이는 작업을 위해 사용한 3000t급 해상크레인을 비롯해 바퀴만 320개에 무게만도 600t에 달하는 특수 캐리어 등 초대형 장비들이 동원됐다. 작은 장비까지 모두 합치면 총 1408대가 투입됐다. 인천대교 건설을 위해 연간 23만명, 총 145만2500명이 동원됐다.
인천대교는 전체 길이에서 세계 7위다.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는 미국 뉴올리언스 폰처트레인 호수에 있는 폰처트레인 코즈웨이교로 총연장이 38.4㎞다. 다음으로 중국 항저우만콰하이대교가 36㎞, 둥하이대교가 31㎞,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연결하는 킹파드 코즈웨이교가 25㎞, 미국 체사피크 베이교가 24.1㎞, 중국 룬양대교가 23.7㎞다.
사장교 기술에서 핵심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중앙 경간장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중국에서 쑤저우와 난퉁시를 연결하는 쑤퉁대교가 1088m로 최장이고 홍콩 스톤커티스교 1018m, 일본 다타라대교 890m, 프랑스 노르망디교 856m에 이어 인천대교가 세계 5위다.
■ <용 어>
사장교 : 주탑을 만들어 비스듬히 친 케이블로 상판과 교각을 지지하는 교량을 말한다. 교각 사이 거리가 150~400m되는 다리를 건설할 때 많이 적용한다. 케이블의 배치와 주탑 건설이 핵심 공사다.
현수교 : 다리 양쪽에 탑을 세워 케이블을 걸쳐 놓고 그것으로 상판을 지탱하도록 하는 교량이다. 무게를 받쳐주는 주 케이블과 주 케이블의 장력을 유지하는 앵커 부분, 주 케이블을 지지하는 탑 등으로 구성된다.
아치교 : 다양한 모양의 아치로 양쪽 끝을 이어 만든 교량이다. 교각을 아치로 만든 것과 상판 위를 아치 모양으로 설계한 유형 등이 있다.
[장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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