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도 내 것? 사이버 봉이 김선달 잡았다
[CBS사회부 최인수 기자]
곰돌이 푸 등 해외 유명 만화 캐릭터와 한국관광공사 마스코트, 인터넷에 떠도는 아이콘 이미지들을 자신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한 뒤 이를 사용하는 학교 300여 곳을 협박해 억대의 금품을 갈취한 '사이버 봉이 김선달'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미지 제작·판매 업체 대표 정 모(52)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홈페이지에 이미지 85만여 건을 등록한 뒤 지난 2004년부터 무료로 배포했다.
정 씨가 배포한 이미지에는 미키마우스와 인어공주 등 디즈니 캐릭터들과 싸이월드의 미니룸 아이템, MSN메신저의 이모티콘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이미지들부터 아이콘과 클립아트 등이 담겨있었다.
유명 이미지는 물론 희귀한 이미지들이 많은 이 사이트는 곧 인기몰이를 했고 이용자가 급증하자 정 씨의 태도는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 돌변했다.
정 씨는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유료로 전환한 뒤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이용자들을 고소하기 시작했다.
정 씨는 특히 학교 홈페이지의 소식지란을 꾸미기 위해 사용된 이미지들과 급식표에 사용된 식빵과 계란, 돈까스, 생선튀김 아이콘 등까지 치밀하게 조사한 뒤 다짜고짜 학교를 찾아가 교사들을 협박했다.
정 씨는 "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징계를 받거나 진급을 못할 것"이라며 학교장과 교사들을 위협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 씨는 학교를 상대로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339곳의 학교에 금품을 요구해 154개 학교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최소 70만 원에서 120만 원까지 뜯어내 모두 1억 5천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일부 교사들은 정 씨의 요구를 거절하며 거세게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오히려 형사처벌이었다.
정 씨가 한국저작권위원회 심사절차의 허점을 악용해 원저작자가 누군지 모호한 300건 이상의 이미지들을 자신의 창작물로 등록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피소된 교사 가운데 2명은 기소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상습공갈과 상표권 침해 등의 혐의로 정 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위 모(52,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정 씨가 서울 뿐 아니라 경기도 지역 800여개 학교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고, 전국의 거의 대부분 학교를 고소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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