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텔로머라아제 노벨상 의미

2009. 10. 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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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체타이머 수수께끼 푼 공로 인정새로운 항암제 개발 실마리 제공(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세포 분열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는 현재 전세계 과학자들이 앞다퉈 연구중인 `세포노화이론'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텔로미어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한 `텔로머라아제'에 대한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종원 교수는 "이번에 3명의 의학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암과 수명이라는 인류의 커다란 과제를 풀 수 있는 유전학적 단서를 제공한 점을 높이 산 것"이라고 평가했다.

텔로미어란 유전체(게놈) 말단에서 특정 염기서열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부위로 세포 증식 때 유전자가 소실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모든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끝자락 부위가 복제되지 못하면서 점차 짧아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부위가 바로 `텔로미어'다.

세포 분열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서 텔로미어가 최대한도로 짧아지면 세포의 복제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게 되므로 텔로미어는 세포분열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흔히 텔로미어를 일종의 `생체 타이머'에 비유한다.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면서 마디가 잘려 나가고 마지막 마디마저 잘리면 이 세포는 죽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포가 죽는다는 것은 생체가 노화함을 의미하는 셈이다.

반대로 인류의 적인 암은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분열하는 것인데, 세포가 죽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블랙번 등이 발견한 `텔로미어가 잘려 나가지 않는 이상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세포의 개념만으로 보면 이론적으로 노화와 암은 반대의 개념이 된다. 텔로미어가 잘려져 나가 노화가 일어나는 것이고, 떨어져 나가지 않고 무한정 분열하게 되면 암이 되는 것이다.

반면, 텔로머라아제는 유전자(DNA) 끝 부분에 존재하는 텔로미어를 보호해 일반적인 세포의 분열횟수인 50회를 넘게 분열시켜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자나 난자 등의 생식세포와 각종 줄기세포 같은 정상세포에서는 드물게 관찰되지만, 암세포에서는 대부분(85~90% 정도) 발견되며 이는 암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계속 분열하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미 여러 암 형태에서 과다하게 발현되는 세포 생존 과정에 관련된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를 목표로 항암제 개발을 추진해왔다.

보통 암 치료법이 약물을 이용한 화학치료와 외과적 수술, 방사선 치료법 등이 대표적이라면, 이 치료법은 텔로머라아제 효소를 감소시켜 암 환자의 염색체 끝에 붙어 있는 텔로미어가 세포 분열 과정에서 잘려 나가게 함으로써 암을 억제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방식인 셈이다.

암치료와는 달리 장수를 연구하는 그룹에서는 텔로머라제 효소를 증가시켜 텔로미어가 짧아져 사멸하는 것을 방지하는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블랙번 등이 10여년 전에 텔로미어를 발견한 이래 전세계 의학자들이 이 분야를 연구해 신약 개발이 임박해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김창오 교수는 "텔로미어의 역할을 제한할 수 있는 텔로머라아제의 활성화는 곧 항노화 메커니즘의 중요한 연구소재"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자세한 메커니즘 연구는 제한적이어서 인간에 적용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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