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억원짜리 재난영화 '2012' 찍은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

갑작스러운 지각 작용으로 지구 전체가 갈라지기 시작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다. 각국의 해안은 쓰나미로 초토화된다. 2900억원(2억5000만달러)이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 '2012'의 한 장면이다. 올 하반기 최대어로 재난영화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화는 지난달 30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맛보기 영상'이 공개됐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특별 영상 상영회는 전체 160분의 러닝타임 중 53분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선보인 것.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과 주연배우 존 쿠삭도 이날 내한했다.
처음 한국을 방문한 에머리히 감독은 "늘 보고 지나쳤던 건물이나 거리가 얼마나 많은 디테일을 가졌는지 새삼 깨달았다"며 "세부적 묘사가 없다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고 결국은 스펙터클한 영상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에머리히 감독은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 '투모로우'(2004) 등으로 할리우드 블루칩 연출자 반열에 오른 재난영화 전문 감독이다.
'2012'는 2012년 지구 종말론을 바탕으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다. 기원전 3114년 8월에 시작해 기원후 2012년 12월 21일에 끝나는 고대 마야의 달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 전 세계적인 대지진과 화산 폭발, 거대한 해일을 통해 종말을 맞는 인류의 모습을 그렸다. 무려 130명의 전문인력이 CG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
에머리히 감독은 "재난영화일 뿐만 아니라 '종말이 온다면 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감독은 스케일 못지않게 캐릭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아무리 볼거리가 많아도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어야 관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서 "그런 캐릭터를 살리는 것은 배우다. 감독의 역할 중 80%는 좋은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쿠삭을 슬쩍 쳐다보기도 했다. 쿠삭은 이에 화답하듯 "'2012'는 종말론을 다룬 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치켜세우면서 "오락영화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최고의 '팝콘무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나리오를 읽을수록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면서 "개인적으로 종말이 닥치면 바(bar)로 직행해 남은 시간을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2'는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 '해운대'와 비교가 불가피하다. 거대한 쓰나미 장면으로 빌딩숲이 무너지는 모습이 공통적으로 그려진다. 에머리히 감독은 "솔직히 영화('해운대')를 보진 못했지만 예고편을 통해 본 느낌은 캐릭터가 생생하다는 점"이라면서 "여러 장면에서 우리 영화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다만 '해운대'가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라면 '2012'는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2012'는 11월 12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된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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