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명, 대륜고 축구선수에서 심판으로 새출발
지난 23일 심판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대륜고의 박종명과 30분가량 짧은 인터뷰를 했다. 쑥스러워 하면서도 모든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말하는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축구부 감독님이 보고 계셨나 봐요. 저한테 축구 해볼 생각 없냐고 하셔서 그 자리에서 하고 싶다고 했죠. 그리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몰래 운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며칠 되지 않아 부모님께 들켜서 제가 설득을 했죠. 4학년 때 정식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 때부터 꾸준히 축구를 계속 하고 있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 무릎부상으로 1년을 쉬었어요. 진학 문제로 중요한 3학년 시즌을 다 놓쳐버렸죠. '이대로 끝나는구나' 싶었는데 운 좋게 대륜고에 입학하게 되고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했어요. 그런데 시간은 빠르다는 것을 고등학교 1학년 때 느꼈어요. 금방 2학년이 되더라고요.(웃음) 신입생이 들어왔는데 운동을 하면 할수록 후배들에게 뒤쳐지는 걸 느꼈고, 자신감도 떨어졌어요. 2학년 때는 이제까지 열심히 해 왔던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없어졌죠." "운동을 거의 쉬다시피 하고 3학년이 됐는데, 심판 강습회가 열린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감독님과 상의를 한 후 심판 교육을 받았죠. 여러 테스트가 있었는데 무사히 통과하고, 올해부터 정식으로 심판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운동하는 동안 노력하고 열심히 했지만, 저한테는 선수로서의 운이 안 따라준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항상 부상을 조심해야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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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선수가 아닌, 심판 박종명 "선수로 경기를 뛸 때는 심판 판정에 대해서 이해 못하는 부분도 많았고, 100% 신뢰를 못했는데 교육을 받고나서부터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팀원들은 물론 모든 선수들이 한번이라도 교육을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교육을 받아보면 몰랐던 규칙들도 정말 많거든요. 자세한 규칙들을 알고 경기를 뛰면 더 좋을 것 같고, 지금보다 판정에 대한 항의가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주말리그가 시작되면서 선수들도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심판들에게도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전국대회만 했을 때보다는 여러 심판들에게 기회도 많이 생기고, 특히 저 같은 초보 심판들은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 학교 다니면서 수업도 빠짐없이 다 들어요. 특히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웃음)"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오히려 심판 일을 일찍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다른 심판들 보다는 어리니까 기회도 많을 것 같고,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을 거예요. 지금은 국제 심판이 되는 게 목표에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제가 열심히 해야겠다고 많이 느껴요. 아예 축구를 관뒀다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선수로서 운동을 그만둔 것 뿐이에요.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서 축구를 계속 보고 즐길 거예요. 아마 시간이 지나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선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새롭게 시작하려는 모습에 의지가 넘쳐났다. 시간이 흘러도 지금의 마음가짐 잊어버리지 않고, 심판으로써 정상의 자리에 올라있는 박종명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글/사진 = 초중고리그 명예기자 이다영(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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