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키스방 등 인천 신종퇴폐업소 활개

김지환기자·이상준인턴기자 kjh1010@ky 2009. 8. 2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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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까지 낯뜨거운 전단지"여대생이 직접 안마해줍니다" 경찰 미온단속에 내놓고 손님유혹

인천 지역 유흥가 일대에 신종퇴폐업소 전단지가 난무하지만 이에 대한 단속은 미비한 수준이다. 23일 밤 구월동 유흥가 일대 한 차량 유리창에 퇴폐업소 홍보 전단지가 가득 꽂혀 있다. 이상준인턴기자"여느 마사지 업소보다 아가씨가 훨씬 예뻐요. 손님이 넘치니 반드시 시간을 예약하고 오세요."

23일 일요일 오후 10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네온사인 간판이 환한 먹자골목 도로 위, 낯뜨거운 문구로 가득한 전단지들이 바닥 가득 흩뿌려져 있다. 골목 양 옆으로 주차된 차량 유리창엔 10여 장 가까운 유사 성매매업소 전단지로 가득했다.

지난달 27일 변도윤 여성부장관이 신변종 유흥업소에 대해 경찰과 대대적인 단속을 약속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인천의 유흥가 밤 문화는 그대로였다. 오히려 서울시에선 성매매(유사 성매매 포함)를 암시하는 키스방·마사지방 전단지를 배포하는 배포자나 광고주까지 처벌하는 등 단속 강도를 높이지만 인천은 미비한 단속으로 보란 듯이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신종 퇴폐업소로 불리는 키스방 전단지엔 '35분에 4만 원, 1시간에 7만 원'으로 가격까지 상세히 적혀 있었다. 손님을 가장해 전단지에 적힌 번호로 문의 전화를 하자 업주는 "밀실에서 여성접대부 상의 탈의까지 허용한다"며 "키스 등 스킨십이 가능하고 자위행위까지 여성 접대부들이 도와준다"고 자랑했다.

키스방 전단지에 적힌 홈페이지 주소를 확인해 보자 키, 몸무게, 가슴사이즈, 나이 등이 적힌 '매니저'로 불리는 여성접대부들의 프로필이 올라와 있었다. 게시판엔 키스방 이용 후기가 적힌 수백 개의 글도 있었다.

'페티쉬 & 마사지'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 한 업소는 변태영업으로 손님을 끌고 있었다. 이 업소는 여성 접대부들에게 간호사, 세라복, 기모노, 경찰복 등을 입힌 뒤 성매매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소 주인은 "간단한 안마부터 성관계까지 50분에 12만 원이면 된다"며 "일행이 있으면 가격 조절도 가능하다"며 일단 업소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인천의 다른 유흥가 밀집 지역도 신종 퇴폐업소들이 기승을 부리긴 마찬가지다. 같은 날 자정 무렵 인천 주안에 있는 한 안마업소는 '여대생이 직접 안마한다'며 35분에 4만 원, 1시간 7만 원이면 성매매까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이곳 주안역 일대엔 학원들이 몰려 있어 밤마다 수업을 마친 청소년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오지만 길거리엔 선정적인 문구들로 가득한 전단지들이 무분별하게 방치돼 있었다.

최모군(18·인천 남구)은 "밤늦게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인근 분식집이라도 가는 길이면 차량과 길바닥에 가득한 신종퇴페업소 전단지들 때문에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 구월동, 주안동, 계산동을 비롯해 부천 송내, 상동까지 유사 성매매 업소들이 성행하지만 단속은 형식에 그치고 있다.

현재 인천은 공중위생, 청소년 환경, 보건 등을 단속하는 인천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월 지원팀 5명, 수사팀 19명 등 모두 24명으로 출범한 이후 미성년자 고용, 청소년 출입 등만 단속할 뿐 서울시처럼 전단지 배포자나 광고주까지 단속하지는 않는다.

왕동항 인천특사경지원팀장은 "성매매를 암시하는 전단지들이 그렇게 많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팀원이 많지 않고 출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겨울철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검찰의 지위를 받아 단속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 계양서 여청계 관계자는 "일선에서 일하다 보면 성매매가 은밀하게 이뤄져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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