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봉의 여행속으로] 깨끗하고 평화로운 물의 도시 스웨덴 스톡홀름




북유럽으로의 여행길에는 언제나 설렘이 있어서 좋다.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것만 같은 기대가 앞선다. 하루 해가 눈에 띄게 짧아지기 시작하는 9월 하순이 되기 전이 많은 사람이 북유럽 여행을 서두르는 시기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칠 경우 따뜻하고 깔끔한 북유럽의 햇살을 만나려면 최소한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북유럽은 지형적인 특성상 여름엔 유난히 낮이 길고, 겨울엔 밤이 길다. 이처럼 여름과 겨울이 극한 대조를 보이는 북유럽의 기후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매력이다. 게다가 북유럽에 속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등은 모두 나름대로의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여행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 스톡홀름과 헬싱키 구간 유람선 운항
= 유럽 여행을 많이 한 사람도 북유럽을 처음 여행하게 되면 다소 이국적인 정취에 놀라곤 한다. 같은 유럽에 속해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북유럽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유난히 숲과 호수가 많다는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여행자들은 유럽의 대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마음의 평온함을 얻게 된다.
스웨덴은 지형적으로 북유럽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양쪽에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있고, 남쪽으로는 덴마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과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 사이에는 호화여객선인 '실자라인'이 운행되고 있다. 북유럽 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이 대부분 이용하게 되는 이 여객선은 두 나라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고 있다.
1년 중에서 스웨덴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은 시기는 대략 5~8월 사이다. 하루 해가 짧고 맑은 날이 그리 많지 않은 겨울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여행을 하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에는 스웨덴 곳곳에서 크고 작은 문화행사와 축제들도 많이 열린다.
스웨덴은 사회보장제도가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젊은 시절에 열심히 일하면서 세금을 많이 낸 대가로 노년을 비교적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상으로도 유명하며 역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영화배우와 작가들의 고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잉그릿드 버그만과 그레타 가르보, '닐스의 이상한 여행'의 저자인 셀마 라게를뇌프,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스톡홀름은 '북유럽의 베니스'라 불리는 물의 도시다. 도시가 14개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도시계획 전문가들이 설계한 도시답게 각각의 섬은 여러 건축물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섬과 섬 사이에는 다리가 놓여 있어 여행자들이 이동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스톡홀름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이 도시에 대해 느끼는 첫 이미지는 '깨끗함'과 '평화로움'이다. 수백 년 전에 조성된 도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오래된 건축물과 새로 지은 건축물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면 오늘날 우리가 스톡홀름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는 분명 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스톡홀름 중앙역 근처에 있는 시청사는 스톡홀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106m 높이의 뾰족탑이 매우 인상적이며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 외관은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온다. 시청사 앞에 펼쳐진 멜라렌 호수의 정경도 매우 낭만적이다.
스톡홀름 시청사는 1923년에 세워졌다. 꽤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깔끔하게 세련된 멋을 지니고 있다. 무려 1900만개의 금박으로 모자이크를 한 '황금의 방'은 시청사의 명물. '멜라렌의 여왕'이라는 이름이 붙은 황금 모자이크가 특히 유명한데, 해마다 12월 10일이면 이 방이 노벨상 수상자들을 위한 무도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감라스탄
= 옛 시가지인 감라스탄은 스톡홀름 사람들이 유난히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이다. 바로 이곳이 스톡홀름의 발상지인 데다 중세 모습을 지금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들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그리고 닳고 닳은 바닥 돌 등에서 13세기 무렵 이곳에 살았던 중세 사람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감라스탄 일대의 예전 건물들은 대부분 기념품 가게나 카페, 갤러리 등으로 개조되어 있다. 하지만 스톡홀름에서 뭔가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여행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에 있는 폭 90㎝의 골목길은 스톡홀름에서 가장 좁은 길이기도 하다.
감라스탄 북쪽에는 또 하나의 관광 명소인 왕궁이 있다. 60여 년의 오랜 공사 끝에 1754년 완공된 이 왕궁은 스웨덴 왕실의 서민적인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다. 왕들의 보물을 전시해 놓은 보물의 방이 유명하다. 보물의 방에서는 700여 개 보석으로 장식된 에리크 14세의 화려한 왕관도 볼 수 있다. 네덜란드풍의 르네상스 건축물인 이 왕궁은 스톡홀름을 찾아오는 국빈을 접대하는 만찬회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현재 스웨덴 국왕이 사는 곳은 스톡홀름에서 배로 40분 거리에 있는 드로트닝홀름 궁전이다. 궁전 내부에 있는 궁정극장은 18세기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극장으로 유명하다.
감라스탄과는 반대로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세르겔 광장 역시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전쟁이라든가 인권과 관련된 집회가 수시로 열리는 이 광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문화회관이다. 약 160m 높이의 유리 파사드가 유명한데, 이 파사드를 만드는 데 무려 8만장의 유리 조각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여름에는 이곳에서 출발하는 왕궁의 위병 행진을 볼 수도 있다.
스웨덴의 남부지방인 스몰란드에는 유리공예의 중심지가 있다. 대부분의 유리공예품은 직접 손으로 만드는데 아름다운 색채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스웨덴 사람들은 지금도 생일이나 결혼식 때 유리공예품을 선물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다.
● 스웨덴 가는 길
스웨덴의 관문 역할을 하는 알란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 버스, 리무진을 이용해 약 40분이 소요된다. 시내에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한데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약 70개 지하철역의 벽과 천장이 모던아트로 장식되어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 스웨덴 특산품
스웨덴의 남부지방인 스모란드는 이른바 '유리의 왕국'이라 불리는 유리공예의 중심지다. 이곳의 유리공예 역사는 16세기 무렵 구스타프 바사 왕이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리공예 기술자들을 데려온 데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유리공예품은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있는데 아름다운 색채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지금도 생일이나 결혼식 때 유리공예품을 많이 선물하고 있다. 스모란드에 있는 유리공장 가운데서도 코스타, 보다, 오레포르스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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