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건축의 만남.. 한국 '테스트 마켓' 되다

2009. 8. 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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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명품 프라다·건축가 쿨하스…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샤넬 홍콩서 '파빌리온' 선봬'브랜드 충성도' 높은 한국… 세계적 기업들 눈독 들여

해체와 조립이 가능한 미술관, 회전하며 움직이는 문화 공간…. 불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의 문화 마케팅과 건축, 예술의 만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당장 수익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생기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기업에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자의 물건구매를 문화활동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 명품 브랜드의 문화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한국이 아시아의 테스트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명품브랜드 문화 마케팅의 진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 등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서울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진행되는 설치 프로젝트로, 미술·영화·패션 등 전시 주제가 바뀔 때마다 대형 사면체 구조물이 회전을 하며 전시 공간도 달라진다.

◇서울 경희궁에 설치된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라다 재단은 사진 작가 코마스 디맨드를 비롯해 존 웨슬리, 안드레아스 슬로민스키, 톰 삭스, 낙서 아티스트 베리 맥기 등 젊은 작가들을 지원해왔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나탈리 뒤버그도 프라다 지원 작가로 현재 '프라다 트랜스포머'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프라다뿐만 아니라 여러 세계적 패션 브랜드가 전통적인 아이템과 건축물·미술 등을 연계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샤넬은 건축계의 거장 자하 하디드와 함께 지난해 3월 홍콩에서 모바일 아트 뮤지엄 '파빌리온'을 선보였다. 샤넬을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인 퀼팅백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고, 클래식한 샤넬의 패션과 복잡하고 역동적인 건축물이 조화를 보여준다. 한국 설치 작가 이불, 고(故)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 등 세계 곳곳에서 선별된 20명의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500개의 조각으로 구성돼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한 모바일 아트 뮤지엄은 도쿄, 뉴욕, 런던, 모스크바, 파리 등 내년 3월까지 총 7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다.

◇홍콩, 도쿄, 뉴욕 등을 순회하며 전시되는 샤넬의 이동식 미술관.

2007년 5월 21일에 도쿄 메이지 신궁 외원 앞에서 열렸던 캘빈 클라인의 가을 쇼케이스 '월드 오브 캘빈 클라인'은 패션, 예술, 건축의 세계를 독특하게 결합시킨 프로젝트였다. 일본의 대표 건축가 신이치 오가와가 전체적인 구상과 디자인·설계·실행을 담당했으며, 쇼에서는 거주 공간에서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연출과 함께 신작 콜렉션이 진행됐다. 의상뿐만 아니라 인테리어까지 풍부한 상품을 하나의 공간에 표현하여 브랜드가 가지는 세계관을 보여줬다.

또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와의 협업 컬렉션을 내놓는가 하면 서울을 비롯해 아시아와 미국,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보석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토즈는 한국의 비영리 갤러리 사루비아다방의 미술, 건축, 음악, 무용, 영화 등 신진작가들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 아시아의 '테스트 마켓'

최근 명품 브랜드의 문화사업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서울이 아시아 지역의 '테스트 마켓'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세계적 기업이 아시아 지역에 신규 브랜드나 신제품을 출시할 때 일본과 홍콩을 통해 입성했다면 최근에는 한국을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사례가 빈번해진 것이다.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이라는 책을 쓴 고은주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교수는 "한국이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프랑스, 일본, 미국 다음인 세계 4위"라며 "한국 소비자는 패션성향과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신상품을 조기에 수용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중요한 테스트마켓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에르메스의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프라다 트랜스포머'와 같은 행사가 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되고, 패션 전공 학생 등의 일반인 작품을 함께 전시하는 것도 자신의 제품만을 고집하는 명품 브랜드의 특성상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 감독 토마소 갈리는 "프로젝트 장소로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생동감이 넘치는 데다 현대예술과 전통이 맞물리는 시기에 와 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서울의 위상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는데, 아시아의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명품 브랜드의 '메종'(maison·프랑스어로 집이라는 뜻)'도 서울에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메종'은 제품 판매만을 주로 하는 단독매장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한 단계 발전한 개념의 매장으로, 본사 사무실과 전시장·갤러리·카페 등이 한자리에 위치해 브랜드의 설립 역사와 문화 등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까르띠에는 파리, 런던, 뉴욕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지난해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까르띠에 메종'을 열었다. 에르메스도 서울을 국제적인 명품의 수도로 꼽았으며 파리, 뉴욕, 도쿄에 이어 2006년 서울에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를 열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Segye.com 인기뉴스] ◆ "지드래곤 손가락 욕설? 어이없다"◆ "최진실 유골함 훔치는 장면 CCTV 찍혀"◆ 조갑제 "MB, DJ 국장 결정 정치적 자살행위"◆ 권양숙 "내가 돈 부탁"… '정상문 선처' 탄원서 제출◆ '정적' DJ-박정희, 같은 자리에서 영면 '화해'◆ 한비야 "아프리카 여성할례 목격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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