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북-강원 잇는 '신한강의 기적'
한강 살리기는 단지 생태 복원과 홍수 방어에 그치지 않는다. 3개 시도에 걸친 거대한 한강이 맑고 깨끗해지면 지역경제에 녹색불이 들어오고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질 것이다. 한강의 기적은 다시 시작되고 있다.
한강은 단순히 강의 이름만은 아니다. 1970년대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뤄낸 우리나라를 가리켜 외국에서는 '한강의 기적'이라 칭했다. 한강은 단순히 수도권지역을 대표하는 일개 강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젖줄이자 국가 경제의 대동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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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강원,충북 등 3개 시도에 걸친 한강 유역 살리기에는 총 2조4백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사진은 팔당호로 유입되는 경안천 하류. |
태백산맥에서 발원해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기도, 서울특별시를 지나 서해로 흘러드는 한강은 길이 5백14킬로미터, 유역 면적 2만6천2백19 제곱킬로미터로 한국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 또한 한강은 수도권 2천3백만명의 식수원이자 경인공업지대를 포함한 수도권 내 제조업체 6천4백12만4천여 곳의 공업용수 공급원이기도 하다.
한강의 경제적, 환경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07년 한강 하구의 가치를 7천3백37억원이라고 발표했다(2003년 기준). 이 금액은 수산물 생산 및 수질정화 기능은 물론 여가나 심미적 안정감에 기여하는 기능과 함께 특히 후손에게 물려줬을 때의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한강은 장마철만 되면 물난리로 홍역을 치른다. 올해 7월 이어진 집중호우 때만 해도 남양주시 2명 사망, 고양시와 남양주시 등 5개 시군 16.9헥타르의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0년 동안 집중호우 빈도수는 무려 73퍼센트 증가했으며,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호우 발생 빈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중에서도 한강 유역 사업은 크게 '홍수 방어와 생태 복원, 수변공간 확충, 수질 개선'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입되는 예산 규모와 이로 인해 예상되는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경기, 강원, 충북 등 3대 시도에 걸친 한강 유역 살리기에 배정된 총예산은 2조4백35억원. 그중 70퍼센트에 달하는 1조4천6백10억원이 경기지역 한강에 집중돼 있다. 경기도는 총 1백95개 사업 중 직접사업(1백14개 사업)에 1조3천1백84억원, 연계사업(81개 사업)에 1천4백26억원을 투자한다. 충북도는 49개 사업에 7천8백7억원, 강원도는 북한강, 섬강, 평창강 등 3개 권역 32개 지구에 4천4백73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수변공간 활용…창의적 공공디자인 개발도
먼저 경기도는 남한강 유역의 홍수 방어를 위해 양평, 이포, 여주 등 한강 유역 5곳에서 벌이는 하도 준설사업에 2천9백57억원을 투입한다. 경기 여주와 이포, 강천에 3개의 보가 설치되면 팔당댐~이포~여주~강천~섬강~충주댐 구간 총 1백14킬로미터가 이어져 총 4천만 세제곱미터의 수량이 확보된다. 3개 보 사업비는 2천7백79억원 규모다. 이 밖에도 34개 제방 축조 및 보강에 2천6백61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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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살리기는 생태복원과 녹색성장에 기여한다. 사진은 청풍명월의 충주호반. |
하천 복원과 친수공간 수요 증대를 위해 생태하천 40곳 조성사업에 2천5백89억원을 배정했다. 경기 여주의 백석리섬과 당남리섬 같은 섬지구 생태공원과 경기 양평의 교평지구, 창대지구 등 둔치 생태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을 위한 쾌적하고 다양한 휴식·여가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편 남한강 하류와 상류를 연결하는 1백54킬로미터의 하천부지에는 자전거도로도 개설된다. 출퇴근도로 및 테마공원 등으로 활용 가능한 자전거도로 개설 비용으로 1백97억원이 책정돼 있다. 또 여주군 대신면에는 1천3백98억원을 들여 2백90만 제곱미터 규모의 강변저류지를 신설하는데, 홍수 때 범람하는 물을 가둬 홍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연계사업으로 농업용 저수지 8개소 보강사업에 9백56억원, 팔당호를 비롯한 수질 개선대책에 4백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강 살리기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은 수변공간을 활용한 휴식·여가공간의 개발이다.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수변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해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강의 경우 양평군을 중심으로 한강 아트로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2011년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총 41억2천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한강 아트로드는 88번 국도의 갤러리들과 마나스아트센터 등 각 갤러리 간의 자연친화적 보행로를 연결해 네트워크화하자는 계획이다. 설치형 예술작품을 전시해 예술 특화거리로 꾸미는 한편 15개 아트포켓 간에 자연스럽게 자전거도로를 연결하고, 창의적인 공공디자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이같이 다각화된 한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수량 확보와 하천생태 복원은 물론 침체된 수도권 경제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지역 건설공사는 수도권지역에 약 2조5천7백억원, 기타권 6천억원의 생산을 유발한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약 3조17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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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도 활발해진다.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수도권 내 취업유발 인원은 2만7천4백명, 기타권 3천6백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는 약 3만1천명의 취업이 유발될 전망이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한강권역 사업은 경북권과 경남권에 이어 세 번째로 그 파급효과가 크다고 한다. 생산유발효과 6조7천2백억원, 취업유발효과 6만3천5백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 공사 물량이 많지 않은 수도권이 파급효과가 큰 것은 수도권의 경제 및 산업 집중에 따른 간접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원지역도 한강 살리기로 혜택을 받는다. 건설 공사액 약 4천5백억원이 도내에 6천7백억원, 기타권에 3천2백억원의 생산을 유발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강원권 내에 유발되는 취업인원만 6천4백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해당 권역의 발전만을 도모하는 사업이 아니라, 타 권역에도 간접적인 경제파급효과를 미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즉 지역균형발전을 바탕으로 한 국토 재창조 사업이자 녹색성장으로 부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던 여주나 이천지역 주민들은 특히 한강 살리기 사업을 환영하고 있다. 여주군 김상호 비전정책과장은 "남한강 개발사업으로 주민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 경제적 이익은 물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경안천살리기운동본부 권혁진 사무국장도 "정부가 추진하는 한강 살리기 사업은 그동안 규제 일변도였던 수도권지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권 사무국장은 "경안천 살리기가 그러했듯, 하천생태의 보존과 개발이 동시에 병행되기를 바라는 지역 주민들의 열망 또한 사업에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팔당 상수원 유입 하천 중 하나인 경안천은 종합적인 수질관리대책으로 맑고 깨끗한 강으로 거듭나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화되면 경안천뿐만 아니라 한강 수계 2천7백32개 샛강 전부가 맑고 깨끗해질 수 있는 초석이 놓일 것이다.
이에 대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한강유역은 용수 확보도 중요하지만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 상수원 보호를 위해 수질 관리도 고려해야 한다. 남한강 본류로 유입되는 국가하천의 수질은 특히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원 지역 취업유발 인구 6천4백명 달해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경기도는 도 차원의 한강 종합발전 프로젝트인 '경기도 강변 살자'와 연계 추진해 한강을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강으로 만들 계획이다.
'경기도 강변 살자'는 한강 본류(양평 양수리∼한강 하구)와 남한강(여주·이천∼양수리), 북한강(가평∼양수리) 3개 권역으로 나눠 수해 걱정 없는 안전한 한강 잇기,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한강 잇기 등 6대 기본 방향에 20대 분야 1백52개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곤지암천 친환경 개수공사와 이천 복하천 및 청미천 정비, 여주 배수문 보강사업, 나루터 포구 68개소의 복원 및 수변관광지 조성, 생태환경 복원과 하수처리시설 정비, 자전거도로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 이재율 기획조정실장은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경기도의 강변 살자 사업이 함께 추진되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강변 살자'사업에 22조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시군도비의 활용과 함께 민자 유치도 고려하고 있다. 경기도 비전기획관실 박광섭 주무관은 "2010년까지 정부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에 대한 종합계획을 마련하는 만큼, 이번 마스터플랜에서 제외된 한강 하구나 임진강 유역이 포함될 수 있게 면밀한 조사와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가 흐르는 강' 사업과 연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은 그저 내버려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관리도 필요하다. 물길을 손질해서 자연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우리 경제에 녹색 신호등을 켜는 동시에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다. 한강의 생태 복원을 통한 개발로 우리 모두가 유·무형의 커다란 혜택을 보게 되는 대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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