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숨 막히게 내달리는 '10억'

2009. 7. 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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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영화 '10억'은 상금 10억 원을 놓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다. 케이블 채널에서 보던 외국 프로그램 덕에 낯설지는 않은 소재지만 스릴러와 드라마가 뒤섞이며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냈다.

영화의 매력은 또 있다. 이야기는 호주의 광활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박해일, 신민아, 이민기, 정유미, 이천희 등 청춘 배우들이 모여 팔팔한 열기를 뿜어낸다. 그러나 영화는 소재나 배경, 배우들이 주는 싱싱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 방송국이 주최하는 서바이벌 게임쇼. 장 PD(박희순)와 카메라맨 서 기사(정석용) 단둘이 게임을 진행하고 프리랜서 PD 한기태(박해일), 아르바이트생 조유진(신민아), 해병대 출신 유리 닦이 박철희(이민기), 고시생 김지은(정유미), 증권사 직원 최욱환(이천희), 수영 선수 홍수연(유나미), 백수 하승호(김학선), 연예인 지망생 술집 종업원 이보영(고은아) 등 8명이 참가자로 선발된다.

서호주 퍼스의 고립된 지역에서 하루에 한 단계씩 게임이 진행되고 게임마다 한 명이 탈락한다. 첫 번째 게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만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 최욱환은 참가자들의 투표로 첫 번째 탈락자가 된다.

둘째 날, 숲으로 쏘아 날린 화살을 찾는 게임에서 최욱환은 가슴에 화살이 꽂힌 채 발견된다. 그를 처음 발견한 이보영은 돌아가겠다며 항의하다 다른 참가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마에 화살을 맞고 죽으면서 두 번째 탈락자가 된다.

이어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게임과 장 PD의 감시망을 벗어나려는 참가자들의 사투. 반드시 한 사람씩 죽을 수밖에 없고 게임은 단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긴장감은 결코 덜 하지 않다.

참가자들의 면면을 소개하는 시작부터 박진감 있게 시작한 영화는 게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유진이 회상하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내달린다.

영화가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은 각각의 인물이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적당히 타인을 경계하고 적당히 이기적인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극단의 이기심과 극단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광활하고 눈부신 서호주의 대자연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가 숨 막히게 진행될수록 장 PD는 왜 이토록 잔인한 게임을 이어가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에서야 드러나는 장 PD의 이야기에 100% 공감하지는 않더라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배우들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줬지만 영화가 시작할 때 나오는 크레디트에서 다른 배우들의 이름이 모두 지나간 뒤 '그리고 박희순'이라고 방점이 찍히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정글쥬스', '강적'을 만든 조민호 감독 작품이다.8월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eoyyie@yna.co.kr < 실시간 뉴스가 당신의 손안으로..연합뉴스폰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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