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왜 갑자기 고비 왔을까?

2009. 7. 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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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으로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6일 새벽 위독한 고비를 넘겨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고령에 심신이 허약한 상태에서 가장 흔한 사망원인인 '폐렴'이 급속도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3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15일 밤부터 김 전 대통령의 호흡이 가빠져 산소포화도가 86%까지 떨어져 오늘 오전 3시께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며 '그 후 상태가 나아져 맥박, 체온,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부터 미열과 감기증상에 시달려온 김 전대통령은 의료진의 권유로 13일 오후 입원해 정밀검진을 받았고, 검사 결과 초기 폐렴으로 밝혀져 치료를 받아 왔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생명징후(맥박, 체온, 호흡)이 안정적이고 의식도 또렷해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나이가 고령(87세)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으로 합병증만 없으면 2주 정도 치료하면 완치된다. 그러나 개인의 건강상태와 원인균에 따라 경과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노인은 최악의 경우 합병증에 의한 호흡곤란 및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흔하다.

이화의료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젊은이들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고열과 화농성 객담 등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 진단이 빠르고 약물 반응성이 좋아 치료도 쉽다"면서 "그러나 고령의 노인은 미열조차도 없거나 식욕이 다소 떨어지는 등 증상이 미비해 조기에 질병 발견이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침이나 미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이미 병이 상당부분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천 교수는 "노인 폐렴환자의 경우 기침을 하다가 갑자기 호흡곤란과 의식손상이 오는 등 급작스럽게 질병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 역시 입원 당시만 해도 걸어서 병실에 들어가는 등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으나 이틀 새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기력이 떨어진데다 평소 신장투석 등 지병이 있었던 것도 의료진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이유다. 천 교수는 "당뇨나 고혈압 등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폐렴에 걸리게 되면 면역력 저하로 약물 반응성이 떨어져 예후가 좋지 않다"며 면서 "실제 고령에서 가장 흔한 직접 사망원인 중 하나가 폐렴"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노인의 경우 기침, 염증물질 배출에 의한 가래 등으로 호흡곤란이 와 심하면 기류나 기흉, 폐농양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는 "김 전대통령이 가래 등의 분비물 배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재 인공호흡기를 달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8월과 9월에도 폐렴 증세로 입원했으며, 지난해 7월말에는 건강검진 차 입원한 바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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