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입' 관음클럽 들어봤니?

2009. 7. 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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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강남 커플 테마] 인터넷 대대적 광고"좋은 추억… 중독성 강해 걱정" 방문 후기도연인들 노골적 애정행각 다른 손님들이 훔쳐보게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청담동클럽 사진'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강남 '커플테마클럽'이 화제다. "성에 대한 모든 금기를 금기시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업소는 오픈하자마자 '시선 집중'의 대박을 터뜨렸다. 커플테마클럽이 매스컴을 탄지 일주일, 업소에 얽힌 뒷얘기를 추적했다.

물의를 일으킨 업소 '클럽 디자이어'를 찾아간 것은 지난 5일. 강남 논현동의 퇴폐업소들이 밀집한 한 골목가에서 업소 간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경찰의 즉각적인 수사로 문은 닫았지만 간판은 철거하지 않은 걸로 봐서는 잠재적 영업 재개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지하에 위치한 이 업소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인이 즐겨 찾는 바(Bar)와 비슷했다. 업소 내부 시설을 알아보기 위해 부근 유흥업소와 부동산 중개업소 탐문 결과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업소 안에 총 12~13개 정도 테이블이 있으며 조명시설이 일반 업소보다 지나치게 어두웠다는 것. 다른 특이한 점으로, 룸은 따로 없으며 칸막이가 처져 있지만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내부 공간이 꾸며져 있었다는 것이다.

'클럽 디자이어'가 문제가 된 것은 이곳을 찾은 연인끼리 수위가 높은 애정행각이 가능하고 그것을 다른 손님들이 훔쳐볼 수 있도록 관전을 보장한데에 있다. 실제로 이 곳은 오픈하기 전에 자신의 업소 특색을 인터넷을 통해 집중 홍보했다.

"미국·일본 등지에서 성행하는 '보이어리즘(voyeurism, 관음)클럽'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라고 홍보하는 한편 한 포털사이트의 성인카페에 올린 글에는 "관전을 위한 오프라인 '클럽 디자이어'에서 최고의 추억을 만드세요"라고 전화번호를 남기는 적극성도 발휘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이 클럽의 음란성 논란이 일제히 보도된 후 '클럽 디자이어' 홈페이지는 공지사항 하나만 남기고 전면 폐쇄됐다. 공지사항에는 "언론에 소개된 것과 다릅니다. 섹스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방문하세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삭제되고 없지만 '클럽 디자이어' 실태가 보도되기 전, '방문 후기' 게시판에 있던 글들도 충격적이다. "이곳을 방문했는데 중독성이 너무 강할 것 같아 걱정이다" "무덤 갈 때까지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은 추억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힌 것.

법적인 문제로 고민하는 커플을 위해 운영자가 손수 남긴 글도 있었다. "3명의 변호사에게 자문한 결과 단속할 근거가 없다. 이곳이 밀폐된 공간인데다 고용한 종업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재를 가할 수 없다. 특히 노래방과 비디오방에서의 음란행위와 풍기문란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도 있다"며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업주의 이런 해명은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라는 여론의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파문이 일자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 업소에서 벌어진 공개적 성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못했다.

현행법상 연인간 성행위에 대해서는 공연음란죄나 성매매방지특별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 고심 끝에 경찰이 적용한 처벌 조항은 식품위생법 위반. 업주가 일반음식점 면허로 주점 영업을 한 사실을 들어 입건한 것. 이는 바꿔 말해 업주가 처음부터 주점으로 영업 신고를 했다면 입건조차 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따라서 '클럽 디자이어'와 유사한 업소들이 법적 안전장치를 확보하고 영업을 강행할 때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반면 업주측은 경찰의 수사에 대해 일단의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연인끼리 서로 좋아 한 자유로운 애정행위가 뭐가 문제가 되나. 부킹을 알선한 것도 아닌데 마녀재판 아니냐"는 주장이다.

'클럽 디자이어'를 취재하며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은 수년 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강남 S클럽 스와핑 사건이다. 당시 S 클럽은 양평의 한 콘도를 통째로 빌려 단골손님들을 상대로 스와핑 파티를 열었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S클럽을 수사하는데 몹시 애를 먹었다. 회원 대부분이 의사 변호사 대기업 CEO 등 상류층 인사들이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커뮤니티가 가능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는데 해답은 업주에게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S클럽 업주는 명문대 의대 출신으로 강남의 유명한 병원 현직 의사였다. 의사는 부업 겸 취미 삼아 S클럽을 열었는데 성적 취향이 맞는 고객끼리 어울리다보니 스와핑으로까지 발전하게 됐다는 것. 결국 이 사건의 여파로 의사는 해당 병원에서 쫓겨났고 S클럽은 문을 닫았다.

강남 유흥가 주변에선 '클럽 디자이어' 업주가 S 클럽의 영업 행태를 벤치마킹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파문을 일으킬 당시 S 클럽의 술값은 강남의 웬만한 텐프로를 능가할 정도로 비쌌으나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VIP 손님들로 늘 붐볐다는 것.

'클럽 디자이어'의 술값 역시 강남의 고급 룸살롱 수준이고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S 클럽과 유사하다. 20년 넘게 강남 유흥가에 종사했다는 한 업주가 가르쳐 준 S클럽의 위치는 놀랍게도 '클럽 디자이어'와 지척간에 있었다. 그는 합당한 법적 규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조만간 제 2, 제 3의 '클럽 디자이어'가 등장할 거라고 경고했다. 그땐 지금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달고 나올 거라고.

이태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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