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사업 '기능점수 방식' 정착 하려면..

IT 프로젝트(특히 공공정보화 영역)에서 개발비 산정 방식인 `기능점수'가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의 방식(맨 먼스)이 오히려 개발 생산성에 역행해 프로젝트 부실을 가져옴에도 발주자 관행으로 여전히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투입인력(맨 먼스, Man Month) 기준의 SW개발비 산정방식의 대안인 `기능점수'(Function Poi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20일 SW사업 원가계산의 기준이 되는 SW사업대가기준 고시를 개정하는 등 기능점수 방식 적용 확대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고시로 SW 개발비 산정방식 중 코드라인과 투입인력 방식은 폐지됐고(투입인력방식은 2010년 5월 1일까지 폐지 유예), 기능점수의 단가가 4% 인상됐다. 지경부는 기능점수 방식의 적용 확대를 위해 산하기관의 정보화 사업에 이를 시범적용하고 700여명을 대상으로 적용교육을 시행하는 한편, 이 달 중에 해설서도 배포할 계획이다.
◇성과물 위주의 관리 방식인 기능점수=투입인력 방식은 SW사업에 투입되는 인원과 투입기간, SW노임단가를 곱해 계산한다. 투입인력과 기간이 기준이어서 산정이 쉽지만, SW 개발 생산성의 향상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해진 인원수와 투입기간을 채워야 해 업무 효율을 높여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하는 등 더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할 동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발주자가 사업 관리 시 성과물보다 인력투입 수에 중점을 두는 것도 문제다.
반면, 기능점수 방식은 기능점수와 점수당 단가, 보정요소를 계산해 개발비를 산정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기준으로 기능을 식별해 개발규모를 산정하고, 성과물 위주로 사업 관리를 하기 때문에 SW 개발 생산성 향상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기능점수 방식 안착의 전제조건=기능점수 방식은 이미 2004년 SW사업대가기준 고시에 포함됐고, 이후 정부예산안작성세부지침을 통해 우선 적용이 제도화됐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발주기관의 외면 속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기능점수 방식 적용비율이 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예산 수립 시 투입인력 방식으로 SW 개발비를 산정한 뒤 이에 맞춰 역으로 기능점수를 대입하는 경우가 많다. 발주 과정에서도 이미 짜여진 예산에 맞춰 기능점수를 적당히 역산한 뒤 제안요청을 하는 일이 많다.
이처럼 기능점수 방식의 본래 취지가 퇴색된 가장 큰 이유는 낙후된 관행, 전문성과 예산 부족 등으로 정보화 기획단계에서 기능점수의 근거인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세세하고 명확하게 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부기관의 정보화 사업 담당자는 "기획단계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요구사항을 도출해 이에 따른 기능을 정리하고 기능점수 방식으로 사업비를 산정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아 이미 정해진 예산에 역으로 기능점수를 적절히 대입해 제안요청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기능점수 방식을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주기관이 전문성을 확보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제기능점수자격검정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정보화측정연구원에 따르면, 그동안 국제기능점수자격을 획득한 584명 중 약 90%가 IT서비스 기업 소속이고, 나머지 10% 중 학생과 일반기업에 소속된 인원 등을 빼면 정부 공공기관 소속 자격 소지자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한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발주 관련 공무원 대상 교육, 가이드라인 제공 등의 시도가 있었지만, 이것만으로 기능점수 방식이 자리잡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발주자가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하면 외부 전문가가 이를 상세화하는 시스템 등 더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능점수 방식 적용에 참조할 과거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을 중심으로 수년 전부터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수집 데이터는 매년 100건 내외로,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SW사업 발주 전문가들은 기능점수 방식 정착이 관련 제도 한 두 개를 고쳐서 될 문제가 아니라 부실한 정보화 마스터플랜 수립 등 잘못 굳어진 SW사업 발주관행을 총체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과 함께 유관부처간의 더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경부 이상훈 SW정책과장은 "투입인력 방식을 기능점수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오랫동안 굳어진 관행을 바꾸는 것으로 쉽지 않지만, 의미가 매우 큰 만큼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과도기의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기능점수 방식이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식ㆍ배옥진기자 dskang@<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원안위, 국내 최초 원전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원전 해체 시장 열렸다
- "선생님, 보험 안 돼도 로봇수술로 해주세요"…수술 로봇 수입 1년 새 57% 증가
- 트럼프, 이란과 핵협상 한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
- 하반기 산업기상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철강·자동차 `흐림`
- `6조 돌파`는 막아라… 5대은행, 대출조이기 총력전
- 여론 업은 李대통령, 대국민 직접 소통으로 국정 장악 가속화
- 27일 하루에만 견본주택 11개 오픈… "7월 전국서 역대급 아파트 분양 쏟아진다"
- 너도나도 상표권… 스테이블 코인시장 선점 경쟁
- 트럼프, 불안한 휴전에 "위반 말라" 호통 치며 지키기 안간힘
- `도로 영남당` 전락한 국민의힘… 입으로만 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