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승무원밴드 "비행격무 음악으로 날려요"

2009. 4. 2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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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최장수 동아리 '윙어스'…17년간 사회봉사

[이코노미세계] 회사에 출근해도 자신들의 사무실이 없는 직원. 항공사 객실승무원이 그들이다. 각자 비행 스케줄에 맞춰 근무하면 그것으로 업무를 마치는 승무원들이 모여 연주를 통해 17년간 사회봉사를 해온 밴드가 있다.

지난 1993년 결성된 아시아나항공 윙어스다. 1기부터 103기 막내까지 17년간 아시아나항공을 대표하는 사내 동아리로서 이젠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현재 윙어스 소속 승무원은 총 21명. 이들이 낮밤이 바뀌는 고된 비행을 마친 후에도 피로를 무릅쓰고 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밴드활동이 자칫 소원해지기 쉬운 서로의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건반을 맡고 있는 103기 막내 승무원 임희원씨(25세·왼쪽 세번째)는 "윙어스 가입 후 선후배간 관계가 돈독해지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어 든든하다"며 "비행 후 곧바로 눕고 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연습 후의 성취감과 정기 공연을 마친 뒤의 희열, 그리고 선후배간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어 보람 있다"고 말했다.

윙어스는 한 달에 4번 정도 회사가 마련해 준 별도의 공간에서 연습하는데, 비록 허름하지만 이들에겐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보금자리다. 아시아나카고 터미널 지하에 있어 모두가 퇴근 한 오후 6시부터 연습을 시작해 늦은 밤까지 계속하곤 한다.

드럼을 맡은 구자왕(48세·1기)선임 사무장에게 멤버 선발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예쁘면 된다"며 농담을 던진 뒤 "업무 이후 별도 시간을 내야하는 만큼 함께 한다는 열정이 최우선 요건"이라고 말했다.

윙어스 멤버들은 락에서 블루스, 트롯까지 다양한 장르를 연주한다. 멤버들도 대부분 대학 때 음악동아리를 통해 기초를 쌓은 실력자들이다.

남성도 연주하기 힘들다는 베이스의 박성경(27세·88기·오른쪽 첫번째) 선임승무원은 후배를 키우라는 선배들의 조언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보컬의 유현진(26세·99기·왼쪽 두번째) 승무원은 노래를 하고 싶어 아시아나 승무원을 지원한 열혈 단원이다. 보컬의 김수익(29세·99기·왼쪽 네번째)승무원은 증조할아버지가 국창의 대가로 판소리 혈통을 자랑하는 무대 위의 재주꾼이기도 하다.

손정우 기자 jws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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