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토리스를 돌려다오

【서울=뉴시스】
◇신동립의 잡기노트 < 128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은 여성의 성욕을 부추긴다. 안드로겐을 다량 복용한 여성은 섹스에 적극적이다. 털은 길어지고 여드름이 돋으며 음핵도 커진다.
음핵의 크기는 다양하다. 미국 여성의 음핵 평균길이는 1.6㎝다. 가장 짧은 여성은 1.17㎝, 최장 2.3㎝에 이른다. 한국 여성의 음핵 사이즈 통계는 있을 리 없다.
클리토리스(음핵)를 에이드(도움) 하겠다는 단체가 미국의 클리토레이드다. 절제 당한 음핵을 무료로 바로잡아 주는 것이 존재 이유다. 아프리카에 음핵 재건 전문병원까지 짓고 있다.
클리토레이드에게 음핵 복원을 요청한 피해여성이 2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전용병원이 들어서기 전 일단 부르키나 파소 소재 플레저(쾌감) 병원에서 시술 중이다.
60세를 넘긴 퇴직 교사는 "죽기 전에 그 결과를 느끼고 싶다"며 기대를 부풀렸다. "쾌감이 무엇인지 발견,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농장 근로자도 있다. 음핵을 잘린 여성은 수백만명으로 추정된다.올해 2월 여성성기절제(FGM) 근절의 날 이후 아프리카는 물론 각국이 음핵 재생병원 건설을 지지, 지원 중이다. 추세대로라면 플레저 병원이 한 곳 더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여성 3명이 음핵기능 회복술을 받았다. 외과의사가 물리적 상처를 고치면, 심리학자 등이 정신적 외상 치료를 돕는다.
음핵 도려내기는 아프리카 만의 악습이 아니다. 19세기 영국, 미국에서도 의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됐다.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아이작 베이커 브라운은 음핵을 없애야 마땅한 곳으로 봤다. 신경계와 관련한 당대 생리학 이론의 영향이다.
입원 당일 음핵이 분리되는 환자가 드물지 않았다. 그 무렵 의사들은 성기 마사지로 여성의 신경증을 치료하려 들었다. 여성 자위기구인 바이브레이터도 이 의학의 산물이다.
여성의 성욕은 병적인 것으로 치부됐다. 진료 과정에서 일부러 음핵을 건드리는 닥터도 있었다. 환자가 자극에 반응하면 음핵이나 난소를 적출해야 한다는 처방을 제시했다.
프로이트는 여성의 성을 '어두운 대륙'이라 불렀다. '모든 동물은 성교 후 슬프다. 여성과 수평아리만 빼고'라고 말한 이는 천하의 아리스토텔레스다. 이 같은 옛날식 지레짐작은 여전히 일부 유효한 상황이다.
여성 할례 폐습이나 프로이트의 음핵 무시에서 드러나듯 클리토리스는 남성성을 위협하는 부위로 지목돼 왔다. 음핵이 여성 쾌락의 중심으로 우뚝 서면 성적 파트너로서의 남성은 불필요해진다.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데 문제가 생긴다는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
클리토레이드는 국제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주도하고 있다. 창조론 대신 지적 설계론을 신봉하는 모임이다. 1만3000여년 전 외계인이 DNA 합성술로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만들었다고 외치는 100여개국 7만여명이다. 그 외계인들의 과학문명 수준이 지구보다 2만5000년 앞섰다고 믿는다.
리더 라엘은 1975년 외계인의 UFO에 탑승, '불사(不死)의 행성'을 다녀왔다고 전해진다. 기존의 종교들이 천국, 낙원, 극락 따위로 칭하는 공간이다. 거기 갔더니 모세, 부처, 예수, 마호멧 등이 과학으로 재생돼 영생을 누리고 있더란다. "영혼이 구원받아 모여 산다는 천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육체로 재생돼 새로운 삶을 누리는 불사의 행성은 존재한다"는 목격담이다.
라엘과 추종자들은 예수의 부활도 마찬가지로 설명한다. "신의 기적도, 초자연적 현상도 아니다. 바로 우리 인류의 창조자 우주인 엘로힘이 행한 DNA 복제일 뿐이다."
라엘리안에게 음핵 복제 쯤은 일도 아니겠다. reap@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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