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품이 아니다, 스파이 카메라
[쇼핑저널 버즈] 007 시리즈 같은 첩보 영화를 보면 연회장에서 단추나 화장품으로 은밀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파이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시계를 보는 척하면서 목표를 사진에 담아내기도 한다. 과연 이런 건 영화만을 위해 연출된 장면일까?
정답은 한국카메라박물관( www.kcpm.or.kr)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선 독특한 모양을 한 스파이 카메라, 그러니까 그냥 모양만 그렇게 만든 컨셉트 모델이 아니라 과거 실제 스파이가 쓰던 카메라를 볼 수 있다.
|
|
한국카메라박물관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스파이 카메라를 직접 볼 수 있다. |
■ 이것도 카메라?스파이 카메라는 덩치가 작아 쉽게 숨길 수 있거나 시계, 단추, 담뱃갑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 모양이어서 언뜻 보면 카메라인지 모르게 생겼다. 하지만 쓰는 사람의 직업도 그렇고 용도를 봐도 알 수 있듯 정밀하게 만들어 내구성이나 기능은 당연히 뛰어나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1886년 만들어진 단춧구멍 카메라에서 영화 < 로마의 휴일 > 덕에 유명해진 라이터 카메라까지 말 그대로 신기한 스파이 카메라를 80여 종 가량 소장하고 있다.
|
|
영국 로빈슨(Robinson)이 1886년경 생산한 단춧구멍 카메라. 원형으로 생긴 이 카메라는 신사복 속에 넣고 단춧구멍으로 렌즈만 나오도록 착용한 후 촬영한다. 지름 125mm 유리 필름을 사용하며 40mm 원형 사진을 6장 찍을 수 있다. |
|
|
단춧구멍 카메라를 착용한 모습과 사진 결과물. |
|
|
지포라이터 모양 카메라는 일본 도쿄 스즈키옵티컬(Suzuki Optical)이 1956년에 생산했다. 금장인 몸체 왼쪽은 라이터 기능을 하고 나머지 부분에 카메라 관련 부품이 들어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주인공을 찍던 카메라와 같은 모델. |
|
|
이탈리아에서 페로(Ferro)가 1981년 생산한 금반지 카메라는 중앙 손잡이를 우측으로 돌려 셔터를 감고 작은 핀을 이용해 셔터를 누르면 25mm 원형 필름에 4.5×6mm 사진 6장을 찍을 수 있다. 조리개, 셔터속도, 거리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약 20개 생산된 희소품. |
|
|
만년필 모양으로 생긴 스파이 카메라. 붉은 색 원형 부분을 위로 올리면 뷰파인더가 보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
|
독일 스타이넥 카메라베르크(Steineck Kamerawerk)가 1949년 생산한 손목시계 카메라는 왼손에 시계를 차고 반사판을 보면서 촬영한다. 지름 24mm 원형 필름에 6mm 원형 화면 8개를 찍을 수 있다. |
|
|
스위스에서 콘카바(Concava)가 1969년 생산한 손목시계 카메라로 35mm 필름을 쓰는 카메라 중 가장 작다. 손목에 착용한 후 뷰파인더를 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검은색 제품은 몇 대 생산되지 않았다. |
|
|
회중시계 모양 카메라는 영국 런던에서 호턴(Houghton)이 1912년에 생산했다. 니켈로 만들어진 이 카메라는 미국 엑스포(Expo)의 라이선스를 이용해 생산됐고 16×22mm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희소품이다. 단 시계는 작동되지 않는다. |
|
|
시계 모양 스파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 |
■ 구소련 KGB가 사용하던 카메라KGB는 첩보조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다. KGB는 소련이 자국민과 외국인의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활용하던 첩보 조직으로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사실상 해체된다. KGB는 국가정보기관으로 활동하면서 온갖 스파이 카메라를 활용했다.
|
|
|
|
우크라이나 키에프 아스날(Kiev Arsenal)이 1981년 생산한 담뱃갑 카메라. 금속으로 검게 만든 담뱃갑 속에 키에프 베가(Vega) 카메라를 넣었다. 담배 필터 중 제일 긴 것을 당기면 셔터가 장전된다. |
|
|
|
|
구소련에서 KMZ가 1951년경 생산한 단추 카메라도 KGB가 사용했다. 신사복 단춧구멍에 단추 부분을 끼우고 주머니에 리모컨을 넣고 있다가 원하는 장면을 찍는다. |
|
|
러시아 페드(Fed)가 1935년에 만든 소형 레인지파인더 카메라를 구소련 KGB가 여성용 핸드백에 달아 사용했다. 가방 측면을 누르면 필름이 감기고 액세서리가 달린 부분을 들고 우측 부분을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이 몇 개 없다고 한다. |
|
|
구소련에서 1960년 생산한 카메라로 서류가방 안에 스프링 모터가 달린 F21 카메라를 부착했다. 가방 손잡이 버튼을 누르면 측면의 문이 열리면서 촬영된다. |
■ 작고 정밀한 스파이 카메라전시장 곳곳에선 독특한 외형을 갖춘 카메라 외에도 첩보 영화에서나 한번쯤 봤을법한 카메라도 눈길을 끈다. 독특한 외형은 아니지만 작고 정밀하게 만들어 스파이 카메라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
|
프랑스에서 크라우스(Krauss)가 1920년에 생산한 권총모양 카메라. 4단계 셔터 속도와 조리개 기능이 들어 있다. 18×35mm 롤필름이 사용되며 소량 생산됐다. |
|
|
라투비아 미녹스(Minox)가 1937년에 생산한 레인지파인더 방식 카메라는 스테인리스 몸체로 무거우며 소량 생산된 최초 모델이다. |
|
|
첩오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카메라. 독일 미녹스(Minox)가 1958~71년까지 생산한 레인지파인더 방식 카메라로 검은색은 소량 생산됐다. |
|
|
일본 리코(Richo)가 1970년에 생산한 쌍안경 카메라 텔레카240은 7×50 배율의 쌍안경 왼쪽 렌즈에 스프링 모터를 단 카메라 기능을 넣어 18×24mm 크기 사진을 찍는다. |
|
|
일본 니치료트레이딩(Nichiryo Trading)이 1968년에 생산한 쌍안경 카메라는 7배 쌍안경을 보면서 움직이는 표적을 촬영할 수 있다. |
한국카메라박물관 김종세 관장은 지난 1993년부터 카메라 박물관 건립 계획을 세우고 카메라를 모으기 시작했다. 스파이 카메라의 경우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할 수 없거나 희소성이 높은 게 많아 수집하기 더 어려웠다고. 하지만 직접 다니거나 해외 유명 경매를 통해 모아 제품 상태는 상당히 좋다고 한다.
김 관장은 이들 특별한 카메라를 수집한 이유로 "카메라를 아직도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인이 다양한 카메라를 접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카메라와 더욱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 한국카메라박물관 특집 페이지 바로가기
[ 관련기사 ]▶ 위치 추적용 `스파이 코인` 나왔다▶ 일본, 산업스파이 방지법 제정 추진▶ 미 법무부, 중국에 기밀넘긴 스파이 검거▶ 무기만큼 중요한 군용 카메라한만혁 기자(mhhan@ebuzz.co.kr)'IT 제품의 모든것'-Copyright ⓒ ebuzz.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보택시의 아킬레스건은 '차문'…“열린 문 닫아주면 24달러”
- 日 나고야 도요토미 히데요시 동상 목 자른 범인은?…현직 경찰관 등 2명 수사
-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 레빗, 둘째 임신 공개…내년 5월 출산 예정
- 전남대, AI로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 키운다…실습형 3단계 로드맵 완성
- 美 금리 인하 기대에 귀금속 '폭등'…金·銀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 사람과 연속 랠리 가능···시속 69km 배드민턴 치는 '로봇'
- [단독]한화 김동선, 안토 회원권 '묻지마' 개편…기존 회원 재산권 훼손 논란
- “한국 물이 이렇게 독해?”…일본인 관광객, 생수인 줄 알고 마신 정체
- “병원이 격투기장?”…검사받던 환자 폭행한 인도 의사
- 챗GPT로 쓴 글, 83%가 1분 만에 잊어…MIT “AI가 뇌 활동 단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