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휴대폰 왜 이리 비싸나?

김문호 2009. 3. 24. 18: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장인 이 모씨(34)는 고급 터치스크린폰을 구입한 후 2번이나 액정이 나갔다. 한 번은 서비스센터 직원과의 실랑이 끝에 무상 수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액정 안까지 깨지면서 30여만원에 달하는 수리비용을 물어야 했다. 예전 같으면 휴대폰 한 대 값이다. 이씨는 "서비스센터 직원이 요즘 나오는 터치폰은 부품 가격이 비싸 비용이 많이 드니 조심하라고 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침체에도 아랑곳 않고 초고가 휴대폰이 쏟아지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되는 휴대폰 중 20만∼30만원대의 저가폰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새 휴대폰이 출시될 때마다 '가격경신'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비싸다.

■30만∼40만원대 중저가폰 사라졌다지난해만 해도 30만원대의 저가 단말기 5종이 출시됐지만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보급형도 60만원은 줘야 하고 70만∼80만원은 보통이다. 100만원이 넘는 휴대폰도 나왔다.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왜 이렇게 모두 비쌀까. 일차적인 원인은 고가폰 위주의 전략 때문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이다. 환율급등으로 부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30만∼40만원대 저가 단말기로는 남는 장사를 할 수 없어서다.

업계에서는 "보급형 제품들은 밑지고 장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고가폰에 매달리는 이유다.

여기에다 이동통신사들도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의 서비스 확대 전략을 세우면서 고가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통사들의 프로모션 비용 등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 분담 요구도 휴대폰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통사의 대표적인 비용 전가 방식인 '프로모션 비용'은 이통사 광고에 특정 휴대폰 업체의 제품을 등장시키거나 새로운 서비스와 단말기를 묶어 파는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휴대폰 가격이 유독 비싼 이유로 삼성·LG전자 중심의 과점적인 시장 구조를 지적한다. 최근 소니에릭슨, 대만의 HTC 등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사실상 경쟁사가 없다 보니 국내 업체들이 가격 인하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비싼 휴대폰, 소비자 원성국내 소비자들은 "국산 휴대폰 가격은 해외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국내 제조사들을 겨냥해 원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 '풀터치폰 대중화'를 기치로 삼성과 LG전자가 각각 내놓은 '햅틱팝'(66만원), '쿠키폰'(59만원) 모두 보급형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 때문에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해외에서는 '양'을, 국내에서는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소비자들의 불만 속에서도 업계가 고가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것은 풀터치폰인 햅틱의 인기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불황으로 국내 휴대폰 판매량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햅틱 시리즈는 현재 80만대 가까이 팔려 나갔다. 삼성전자는 햅틱 시리즈의 성공에 이어 가장 비싼 폰인 스마트폰 'T옴니아'를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6만 3000대 넘게 팔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업계와 이통사들의 수익성 위주 전략이 저가폰의 설 자리를 빼앗고 있다"면서 "당분간 싼값으로 단말기를 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는 휴대폰 10대 중 4대는 한국산이다. 삼성 휴대폰은 미국 소비자 조사에서 8년 연속 고객 충성도 1위로 선정됐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들이 외산폰 도입을 반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내 업체들이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