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비행 가장'된 '모범 포수' 김정민

이런 모습 처음이다. LG 포수 김정민은 1970년생이다. 어느덧 올해 마흔이 됐다. 팀내 최고참. 그 위치에 걸맞게 진지하고 성실한 성격을 가졌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은 물론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지는 마무리훈련에도 해마다 자청해서 함께 한다. 말할 때도 조용한 목소리로 차분히, 그러나 할말 다 하는 전형적인 '모범맨'이다.
그런데 갑자기 '비행 가장'이 돼 버렸다. 김정민은 최근 호일파마를 해 폭탄머리로 변신했다. 길이가 조금 짧을 뿐, 영화 '올드보이'의 배우 최민식, 딱 그 머리다. 20대라 해도 유행에 민감하거나 개성 넘치는 사람 아니면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헤어스타일이다.
항상 반듯하던 가장의 파격 변신에 가족부터 난리다. 한달 전, 파마를 하고 집으로 들어간 그날, 깜짝 놀란 아내는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고 꾸중(?)을 했다. 반면 딸은 처음 보는 아빠의 '비뚤어진' 모습에 "멋지다"고 환호했다.
각오를 새롭게 하고플 때 헤어스타일을 바꾼다지만, 보통은 짧게 깎는다. 평생 반듯하게 살아오던 마흔살의 가장이 폭탄머리를 한 이유는 뭘까.
간단했다. 김정민은 "지금 하지 않으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2006년 9월 은퇴한 뒤 프런트로 변신했다가 지난해 복귀한 김정민. 영원히 이별한 줄 알았던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쓰고 어느 해보다 큰 활약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얻은 듯한 즐거움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다시 안 올지도 모를 30대의 마지막을, 모범 포수 김정민은 파격 변신으로 장식했다.
아내는 싫어하지만 딸은 좋아하니 "저절로 풀릴 때까지 그대로 두겠다"고. 그래도 최고참이라 "다들 어울린다고 말은 해주는데 후배들 앞에서는 조금 신경쓰인다"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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