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캐리 "한국말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예스맨' 주인공 인터뷰… "'예스'의 철학은 현실 즐기는것"할리우드 배우 짐 캐리가 '전공'인 코미디를 들고 돌아왔다. 짐 캐리가 새롭게 선보인 영화 < 예스맨 > (감독 페이튼 리드ㆍ수입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전작인 < 브루스 올마이티 > < 트루먼 쇼 > 와 같이 웃음 속에 철학을 담고 있다. < 예스맨 > 의 짐 캐리(46)를 최근 비버리힐즈의 힐튼 호텔서 있었다.
짐 캐리의 답변은 유머러스하면서도 철학적일 만큼 깊이가 있었다. 영화에서 한국말을 구사하기도 한 짐 캐리는 인터뷰 후 내게 "내 한국어가 어땠느냐" "상당히 비슷했느냐"고 물었다. "꽤 괜찮았다"는 후한 답변를 듣고 짐 캐리는 두 팔을 올리면서 "아싸, 아싸" 소리를 질렀다.
▲한국어 배우기가 얼마나 힘들었나.=나보다 나를 가르치는 한국인 선생이 더 힘들어 했다. 그는 내가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 집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4주간 발음기호로 한 음절 한 음절씩 배웠다. 그 다음에 단어들의 뜻을 배웠다. 너무 어려웠지만 진짜 재미있었다.
▲한국어 하나 해 볼 수 있는가.=(서툴게)'감싸함니다' 나머진 잊어버렸다.▲당신은 말뿐 아니라 슬랩스틱 코미디에도 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난 어렸을 때부터 몸으로 과감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많이 생각했다. 극중 바에서 넘어지는 연기를 할 때 완벽을 기하려다가 갈비뼈 석 대가 부러졌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위해서 라면 달게 벌을 받겠다.
▲이 영화가 전하는 철학은 무엇인가.=당신의 현재를 즐기라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와 다투면 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현실과 당신이 믿는 것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라.
▲극중 번지 점프 장면이 있다. 번지 점프한 경험은 어땠는가.=스턴트 없이 내가 직접 했는데 내 가족이 현장에 있었다. 처음 점프를 하려 다리 난간 위에 서니 죽음이 생각났다. 죽더라도 가족을 본 뒤에 죽는다는 심정으로 뛰기 전 가족을 둘러봤다. 항문이 바짝 조여 들더라.
▲현대 사회인들의 80%가 "노"라는 말을 못한다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누군가에게 직접 '노"'고 말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노'라고 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노"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에 대해선 '예스'라고 하는 것과 같다.
▲각본은 몇 번이나 고쳐 썼는가.=난 보통 코미디를 만들기 전 두 달간 준비를 하면서 각본가들과 함께 내 생각을 추가로 삽입해 수정하곤 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세트에서도 즉흥적으로 수정한다.
▲당신은 여전히 웃고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이 더 이상 웃지 않는 것 같다.=너무 걱정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걱정은 걱정을 낳게 마련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지 않다면 우리 모두가 경기 침체에 빠져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하며 자기 가치란 무엇인가.=우선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들이 사람을 해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과 약물 등 틀린 방법으로 사랑을 얻으려고 한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형태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후 당신의 위치는.=그 때도 연기를 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어디에선가 창조적 일을 할 것만은 확실하다. 첫째로 나는 평화와 감사와 만족을 구하고 싶다. 둘째로는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싶다. 셋째로는 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계속 부유하길 바란다.
▲영화 사업을 하며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명성이란 힘든 일이다. 또 하나 힘든 것은 기다린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1년 반 전에 만들었는데 아직도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우린 공포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영화가 대중을 '노 맨'이 아닌 '예스 맨'이 되도록 만든다고 보는가.
=공포 분위기는 우리가 눈을 뜨고 마음을 열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부시도 미국이 각성해 성장하는데 필요한 과정이었다. 우리는 지금 훌륭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할로윈데이 시즌에 사람들이 경기침체로 시달리고 있다. 이 영화가 과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보는가.
=우선 무엇을 갖기 전에 그것을 믿어야 한다. 난 옛날에 밴에 살면서 갖고 있는 지폐에 '좋은 하루가 되기를'이라고 써 누군가 찾아갈 수 있는 곳에 놓아두었었다. 그냥 세상 밖의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다. 나는 이제 10배로 보답 받고 있다.
▲책을 쓸 계획은.=제니(그의 동거여인으로 배우이자 모델 제니 맥카디)와 함께 내가 그린 그림과 글을 책으로 낼 작업을 하고 있다. 제목은 '오케이, 될 준비하세요'다.
▲당신은 노래도 잘 하지 않나.=가수는 아니지만 브로드웨이 쇼에 나올 정도는 된다. 난 몇 편의 노래도 작곡했다. 그 중 하나는 천국은 여기라는 뜻의 < 브링 헤븐 다운 > 이다. 나보다 내 딸이 기막히게 노래를 잘 부른다. 현대 재즈를 부르는데 가히 세계적이다.
▲다음 영화는 무엇인가.= < 크리스마스 캐롤 > 인데 난 각기 다른 연령의 스크루지와 3인의 유령을 연기했다. 다음으로 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공연한 < 나는 너를 사랑해 필립 모리스 > 를 완성했다. 텍사스의 교도소에 있는 애인을 빼내기 위해 교도소를 탈출, 변호사로 위장하고 다시 교도소를 찾는 게이 범죄자의 실화를 그린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편집위원 hjpark@koreatimes.com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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