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라디오코리아, KRB로 美전국방송" 권영대사장

【뉴욕=뉴시스】
"뉴욕은 미주 최초의 전국방송을 위한 최적의 베이스 캠프가 될 것입니다."
미 동북부 유일의 한인라디오방송 뉴욕 라디오코리아가 2009년부터 새로운 이름으로 미 전역의 네트워킹 구축에 들어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라디오코리아는 1월1일부터 KRB(Korean Radio Broadcasting, 한국 라디오 방송)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미주 청취자들을 찾고 있다. KRB의 권영대 사장은 "동서의 시차가 큰 미 대륙에서 시간이 먼저 가는 동부가 베이스가 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뉴욕을 기반으로 한 KRB가 미주한인방송의 새로운 역사를 열게 될 것"으로 자신했다.
1997년 WPAT 930으로 송출을 시작한 뉴욕라디오코리아는 뉴욕 일원의 유일의 한국어 라디오 방송으로 주 7일 24시간 모국어 방송을 단행하는 등 그간 동포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사랑을 받아 왔다.
현재의 가청권도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뉴욕 메트로폴리탄은 물론, 필라델피아 등 버지니아와 캐나다와 가까운 업스테이트 뉴욕에 이르는 등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하면서 동부 최대 매체의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KRB의 런칭은 전국 네트워킹 구축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는 게 아니다. 해외동포의 참정권 부여에 따른 한인사회의 응집력 확대라는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고 소수계 방송의 한계를 벗어나는 도약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비단 KRB만이 아니라 한인 언론, 특히 미주 지역의 매체들은 모국어 정보에 크게 의존하는 이민사회의 특성에 따라 대단히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 왔다. 이민 생활의 고달픔을 해소하는 스트레스 해소부터 꼭 알아야 할 정책 정보 제공, 각종 캠페인, 부당한 횡포를 고발하는 신문고 역할까지 동포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등불로 자리했다.
그중에서도 라디오는 이민사회의 특수성에 가장 안성맞춤의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대부분 생업에 바빠 차분히 앉아 신문 볼 시간도 드물고 TV는 수백개의 주류 방송 채널과 한국에서 공급하는 비디오, 불법 다운로드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라디오는 귀로 듣기만 하면 되는 편리성, 큰 나라 미국에서의 장시간 운전에 따른 필요성, 90% 이상 현지 제작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는 현지성, 각 도시에 1∼2개밖에 없는 희소성으로 절대다수 동포들이 의존할 뿐만 아니라 날이 갈수록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KRB는 동부의 워싱턴 DC와 애틀랜타, 보스턴을 시작으로 중부의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 휴스턴, 댈라스, 서부의 LA와 샌디애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등 북미권과 하와이까지 가청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권영대 사장의 자신감은 KRB의 인적 자원들과 콘텐츠의 우수성, 풍부한 노하우에서 비롯된다. KRB는 현재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7시간을 자체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다. 동포 매체의 프로그램 자급률이 70%를 넘는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고 시간대를 고려하면 동포들의 하루는 'KRB로 시작해서 KRB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 수준도 상당하다.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방송되는 '장미선의 여성살롱'은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는 KRB의 간판프로로 본국 방송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채영인, 김재경, 박진현, 황보승룡, 최락경 등 기라성같은 전문 방송인들과 베테랑 언론인들이 한인 청취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권영대 사장은 라디오 운영에 앞서 1995년 뉴욕 유일의 공중파 한국어 TV방송인 KTV를 개국, 동포사회에 주7일 24시간 한국어 프로그램을 공급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뉴욕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송신안테나가 있는 채널 17 외에도 코네티컷 스탬포드의 채널 17, 롱아일랜드 플레인뷰의 채널 26 등 공중파 채널만 3개를 보유, 한인 사회에 자부심을 안겨주었고 뉴욕라디오코리아까지 포함하면 해외 한국어 방송으로는 본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의 방송매체로 주류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1979년 한국기계연구소(현 생산기술연구원) 뉴욕사무소장으로 부임했고 1987년 사업가로 변신, 뉴욕의 명문학원 엘리트 아카데미를 창업했다. 방송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친지 중에 언론인들이 여럿 있었던데다 한인 사회의 발전을 위해 동포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소명감때문이었다.
"방송으로는 돈은 벌지 못했지만 뉴욕 한인 사회의 유일한 라디오로 자존심을 지켜왔다는 보람은 무엇보다 큽니다."
KRB는 날로 확대되는 중국계의 영향력을 저지하는 한인타운의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수년 전만 해도 뉴욕한인타운의 대명사였던 유니온스트릿 일대를 제외하곤 중국계에 잠식된 상태이다.
권 사장이 소유한 KRB 사옥은 인구 유동이 가장 많은 플러싱 7번 전철역과 공영주차장 사이의 요지에 있다. 이곳을 에워싼 중국 커뮤니티로서는 KRB 사옥이 플러싱의 중국타운화를 막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권 사장은 어떡하든 이곳을 지켜낸다는 생각이다. 라디오방송 운영이 사업성을 초월한 선택이었듯 KRB 사옥도 한인타운의 자존심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KRB의 전국 네트워크 구축에도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없읍니다. 미국 최대 도시이자 세계의 수도인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전국방송화에 한국측 사업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생각입니다."
뉴욕은 엄청난 송신료도 부담이지만 신규 채널 획득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한국방송사의 미주전진기지로서 매력이 더없이 크다. 한국의 라디오 방송사가 KRB와 제휴할 경우 뉴욕 서울의 스튜디오를 연결하는 이원방송, 한국과 미국의 한인 청취자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가능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특화된 현지 프로그램과 다양한 기획물 제작, 인적 교류와 직원 연수 등이 가능해진다.
미주지역의 공연과 부대사업에 관심있는 기획제작사나 방송 진출을 생각하는 신문사도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KRB는 이미 공연과 박람회 개최, 교육프로그램, 각종 컨설팅 등 다양한 부대사업에서 많은 수익을 발생시켰고 노하우가 풍부하다.
권영대 사장은 "한국 이민사회는 절대적으로 라디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성은 그만 두고라도 해외동포 참정권, 비자면제 협정을 통한 급증할 미 체류 한인 수 등을 고려할 때 라디오의 위상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사진 있음>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나래, 매니저들에게 샤넬백 주고 돈도 따로 챙겨 줘"
- '결혼 4개월 만에 각방 고백' 김지민, 눈물 머금고 의미심장한 한마디
- 류시원, 19세연하 부인 첫 공개…미모 깜짝
- "뇌졸중으로 언어 능력 상실" 7년 간 250억 날린 스타배우
- 박한별, 남편 논란 딛고 6년 만에 공식석상
- "아닥하세요"…김송, 박미선 사과문 댓글창서 누리꾼과 설전
- "신민아, 암투병 김우빈 위해 공양미 이고 기도"
- 건진법사 "윤석열 부부, 고마워할 줄 몰라…신세 지고 쌩까"
- 조세호 누명썼나…"알바생 조폭 돼" 측근 해명
- 남보라, 임신 이어 겹경사…"대통령 표창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