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이라는 이유로..' 美 항공기 탑승거부 논란

2009. 1. 4.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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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무슬림 일가족 9명이 새해 첫날 국내선 항공기의 탑승을 거부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인종-종교차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탑승 거부 이유는 기내에서 '수상한 대화'를 나눴다는 승객의 신고가 발단이 됐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일가족 9명은 모두 합법적인 미국 시민권자로 이들 가운데 8명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가장의 직업은 의사와 변호사로 신분이 확실했다.

해당 항공사인 에어트랜(AirTran)은 파문이 커진 뒤 공식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비용을 환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슬람 인권단체인 미-이슬람관계위원회(CAIR-Council on American-Islamic Relations)는 항공사와 교통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는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마취 전문의사인 카시프 이르판(Kashif Irfan.34)과 동생인 변호사 아티프 이르판(Atif Irfan.29) 가족은 새해를 맞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휴가를 보낸다는 들뜬 마음으로 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레이건 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올랜도행 에어트랜 항공기에 탑승한 카시프 이르판씨 부부는 자신들의 좌석을 찾아 가면서 "엔진 옆에 앉는 것은 위험해...혹시 사고가 날 수도 있잖아"라며 기내에서 가장 안전한 좌석이 어디인지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옆자리에 앉아 있던 10대 소녀 두명이 이들 부부의 대화 내용을 들은 뒤 자신들의 부모에게 이를 알렸고 부모들은 곧바로 승무원에게 이를 신고한 것.

이에 따라 항공기 이륙은 지연됐고,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출동하는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에어트랜측은 FBI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이들이 폭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엔진 옆에 앉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사를 마친 FBI는 이들이 항공기 안전과 보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판정한 뒤 올랜도행 다른 항공편에 탑승시킬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해당 항공사측은 무슬림 일가족 9명에 대한 탑승을 끝내 거부했다.

카시프 이르판씨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악의없는 농담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무엇보다 외모 때문에 우리가 의심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나눈 얘기 가운데 '폭탄'이나 '폭발'이라는 말을 결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항공사측의 과잉대응을 비난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해당 항공사측은 공식 사과 성명과 함께 일가족들이 다른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든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에어트랜의 태드 허치슨 대변인은 "새해 첫날 보안문제와 관련된 불상사가 발생해 유감스럽지만 모든 사람들은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르판씨는 "항공사측이 공식 사과입장을 밝힌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항공사측이 환불하겠다는 비용을 받을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인종과 종교, 국적문제로 항공사로부터 부당한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신고가 접수된 사례는 모두 87건에 이르고 있다.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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