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희로애락③] 오범석 '성공적인 러시아 리그 1년'

윤신욱 기자 uk82@mydaily.co.kr 2008. 12. 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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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신욱 기자]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감독을 통해 러시아 축구는 한결 가깝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잉글랜드) 프리메라리가(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 에레디비지에(네덜란드) 만큼의 관심은 아직 없다.

제니트는 2007-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컵 우승, 러시아의 유로2008 4강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러시아 리그는 변방으로 느껴진다. 김동현(성남) 현영민(울산) 김동진, 이호(이상 제니트)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도 러시아 리그에 진출했지만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오범석은 지난 3월 이름도 긴 PFC 크릴리야 소베토프 사마라(이하 사마라FC)와 3년 계약에 합의하며 러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적 과정에서 친정팀인 포항와 마찰이 있었지만 오범석은 대표팀을 오가며 리그 30경기 중 27경기에 출전해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사마라FC는 12승12무6패(승점 48점)로 6위에 올랐고 2009-10시즌 UEFA컵 본선 진출권이 걸려있는 인터토토컵 출전권을 따냈다.

사마라와의 계약 3년 중 첫 시즌을 보낸 오범석은 러시아 리그를 성공적으로 보낸 대한민국 대표선수로 남기 위해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 희(喜) "원하는 곳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은 기쁜 일"

오범석은 지난 2007년 8월 5개월 간의 임대계약으로 일본 J리그 요코하마FC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요코하마는 그 해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고 오범석도 새로운 팀을 물색해야 했다. 특히 사마라FC는 당시 오범석에게 바이아웃 금액 6억원 이상 등 3년 계약을 제시했다. 오범석도 러시아 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원 소속팀인 포항이 성남과 오범석에 대한 이적을 합의한 것. 이에 오범석을 두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결국 파행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갈등'은 지난 3월 성남이 포항으로부터 정성룡 골키퍼를 영입하면서 마무리됐다.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더 이를 악물었다"는 오범석은 "덩치가 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거칠더라도 과감하게 싸웠다. UEFA컵을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도 기쁜 일이지만 원하는 곳에서 축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2008년을 뒤돌아 봤다.

▲ 로(怒)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

오범석은 러시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을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마라FC에는 오범석과 북한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최명호를 포함해 전 세계 최초로 남북 선수를 보유한 해외 팀이다. 하지만 유럽이 바라보는 아시아에 대한 시각은 편차가 있다. 때문에 한치의 실수가 나타나면 경기 출전에 영향을 미친다.

러시아 리그 데뷔 시즌인 오범석 역시 실력으로 존재를 각인 시킬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는 "가장 화가 나는 것은 경기장에서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을때다. 사실 팀에서 감독이 원하는 것은 수비적인 것이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내 플레이를 자제하는 것이 속상할 때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수가 드러날 때가 화가 난다"며 "표현은 하지 않지만 시즌 초에는 패스 미스가 나오거나 하면 화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실력으로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 애(哀) "홀로 지내는 러시아, 슬프기보다 외롭다"

구소련은 붕괴 전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넓은 나라였다. 이후 1991년 독립국가연합(CIS)과 러시아연방으로 분리됐다. 하지만 여전히 한반도 면적의 70배를 훌쩍 넘는다. 광활한 대륙에 한국 선수라고는 3명. 김동진과 이호가 같은 팀에서 지내는 것과 달리 오범석은 홀로 지내고 있다.

사마라에는 한국인이 전혀 없다. 오범석도 시즌 중에는 혼자 지낸다. 통역은 구단 소속으로 지내고 있다.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지는 24살 청년의 자취 생활은 외로움 그 자체다.

오범석은 러시아 리그 1년 동안 외로움과도 싸워야 했다. "정신없이 시즌이 지나갔다. 휴가를 받는 순간 행복했다. 한국이 가장 그리웠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외롭고 무료하다. 슬프기보다는 외로웠다"는 오범석은 "(김)동진이 형이 여러가지 조언을 해줬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 락(樂) "도전할 수 있다는 즐거움"

오범석은 2001년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을 시작으로 20세 이하, 아시안게임 대표, 아시안컵 국가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다. 이영표(도르트문트)라는 베테랑 풀백과 주전 경쟁을 하고 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도전'이라고 말한다.

오범석의 러시아 진출도 먼 미래를 위한 자신과의 싸움이자 도전이었다. 러시아 진출이 도전이라고 강조한 오범석은 "(박)지성이 형이나 (이)영표 형은 2002년 월드컵 이후에 유럽으로 진출했다. (김)동진이 형이나 (이)호도 2006년 월드컵이 끝나고 러시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설)기현이 형은 아니다. 아무도 없는 벨기에에서 시작해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도 기현이 형을 보고 느낀 것이 많기 때문이다"고 당당히 말했다.

[오범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사마라FC 구단]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모바일 마이데일리 3693 + NATE/magicⓝ/ez-i- NO1.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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