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복 '미인도'부터 현대 미인까지..시대별 미인상

2008. 10. 2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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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시작된 '미인도' 열풍이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원작 전시회까지 번지고 있다. 그런데 미인도에 드러나는 아름다움은 현대적 미인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한 성형외과 의사가 제기했다. 독특한 분위기는 있지만 '눈이 번쩍 뜨일 미인'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신윤복의 미인도는 21세기형 미인이 아닌, 조선후기 미인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서양 르네상스 시대 회화에 나타난 미인의 얼굴은 이마 라인부터 양눈썹 중앙까지(상안), 양눈썹 중앙에서 코까지(중안), 코에서 턱까지(하안)의 비율이 1:1:1로 같다. 우리나라는 어느 시대에도 이런 얼굴형이 미인으로 인정받았던 적이 없다. 고분벽화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고구려 시대 미인형은 남성적이고 넉넉한 얼굴이었다. 귀족으로 보이는 여성은 얼굴이 크고 남성적인 반면, 시녀는 갸름하고 작게 묘사됐다.

그 이후 찾아볼 수 있는 미인도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8세기 초반에서 후반까지의 작품이다. 청고 윤용, 김홍도, 그리고 최근에 화제가 된 신윤복의 미인도가 그것이다. 이들 작품에서 나타난 미인의 얼굴 비례는 1:1:0.7이다. 이마와 코의 길이는 같은 반면 턱은 눈에 띄게 짧다. 쌍꺼풀 없이 가는 눈, 좁고 긴 코에 다소곳한 콧날이 안정된 비율로 그려진데 비해 입은 아주 작고, 턱이 짧다. 전반적으로 얼굴이 고구려 고분벽화에 비해 작아졌다.

이런 얼굴형은 20세기 초 미인도에서 조금 변화가 보인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미인도는 이당 김은호, 월전 장우성, 목불 장운상, 운보 김기창 화백 등이 그린 것이다. 이들 작품에서 얼굴의 비율은 모두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이목구비의 변화는 전시대에 비해 뚜렷하다. 눈이 약간 커지고 또렷해졌으며 눈썹 또한 점점 짙어졌다. 특히 입술의 변화가 큰데, 앵두알 만하게 점을 찍듯 그려졌던 입이 점차 커지고 입매도 또렷한 방향으로 변화됐다.

미인의 전형적인 얼굴형은 20세기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급격히 변한다. 현대 한국미인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미스코리아 수상자들의 얼굴형은 전 시대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우선 상안, 중안, 하안의 비율이 0.8:1:0.8로 바뀌었다.

국내 한 논문에 따르면 현대 미인은 조선시대에 비해 이마는 다소 좁아진 대신 코와 턱은 상대적으로 길어졌다. 이는 서구의 전통적인 미인상과도 다르다. 서구미인에 비해 코는 약간 길고 턱은 짧다. 이처럼 코가 길어지면 얼굴에 전체적으로 세련된 인상을 주고, 턱이 짧아지면 동안의 분위기를 풍긴다. 즉, 현대인이 선호하는 얼굴은 세련되면서도 어려보이는 인상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미의식의 변화는 성형외과에서도 확인된다.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이 추구하는 얼굴은 도톰한 이마와 날렵하고도 끝이 살아있는 코, 자연스런 쌍꺼풀에 또렷한 눈매와 갸름한 턱이다.

훈성형외과의 우동훈 원장은 "최근 추세는 이마는 볼륨을 줘 환하면서도 넓어 보이지 않도록 입체감을 강조하되, 코는 상대적으로 길이를 강조한다. 턱은 끝부분의 라인을 살려 전체적인 얼굴 비율을 완성한다. 얼굴에 입체감이 강조되면 같은 크기의 얼굴이라도 작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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