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전세계 확산] 아이슬란드.. 첫희생양 되나

2008. 10. 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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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거래 정지·증시 폭락… 총리, 파산 가능성 인정

아이슬란드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이슬란드가 세계금융 위기 이후 국가 부도 상황을 맞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자국 통화가치 하락과 주가 폭락으로 금융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되자 국가부도 가능성을 인정했다. 게이르 하르데 총리는 6일 "대형 은행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위기가 국가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며 "아이슬란드 경제는 금융위기 소용돌이에 빠져 파산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날 예금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1, 2위 은행 카우프싱과 란즈방키에 대해 각각 5억유로의 중앙은행 대출과 국유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밝혔다. 정부는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은행예금을 무제한 지급 보증한다고 발표했으며, 은행영업과 합병, 파산 조치도 정부가 할 수 있도록 법안을 정비하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정부에서 모두 인수했다.

한때 유럽경제의 모범 국가였던 아이슬란드가 몰락 위기에 놓인 것은 대외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7배에 달할 정도로 정부와 은행이 해외 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한 탓으로 분석된다. 과도한 채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화폐가치 폭락으로 이어져 최근 한달 동안 아이슬란드 화폐인 크로나의 가치는 달러 대비 31%나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이 14.5%로 치솟고 가계 부채가 급증하자 개인들은 지갑을 닫아버렸다. 주가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조사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75% 빠져 전세계에서 하락 폭이 가장 큰 국가로 기록됐다.

여기에 신용평가 회사들이 아이슬란드 국가등급을 하향조정하자 통화거래는 사실상 정지됐다. 6일 뉴욕외환시장에서 크로나는 전날 보다 달러대비 30% 이상 폭락한 가격으로 매수주문을 기다렸지만 이마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이 악화하자 아이슬란드는 크로나를 포기하고 유로화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데다 자국 화폐가치도 이미 땅에 떨어져 EU가 화폐전환을 허용해줄지도 불투명하다.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아이슬란드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40억 유로를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측은 아직 합의된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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