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트래쉬토크] 추억의 농구게임과 프로농구

야구에 만루 홈런, 축구에 오버헤드킥이 있다면 농구에는 앨리웁 덩크슛이 있다. 세 플레이 모두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단 한 순간에 경기의 흐름을 바꿔버릴 수 있는 슈퍼플레이다. 하지만 운동으로 먹고 사는 프로선수들에게조차 아무나 할 수 없는 플레이이기도 하다. 실전노마크 찬스에서 덩크슛을 할 것처럼 뛰어올랐다가 터무니없이 높은 림의 위치만 확인하고 레이업슛을 던져놓고 내려오는 기자 같은 평민들은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이라며 노래나 불러보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초등학교 농구장이나 미니 골대에서 한풀이를 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우리도 덩크슛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적어도 '농구 게임'에서는 우리도 마이클 조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구와 게임의 궁합은?
사실 농구는 게임으로 만들기 상당히 까다로운 종목이다.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지면 타자가 쳐서 아웃이나 안타, 홈런 등이 나오면 된다. 다이아몬드로 생긴 구장을 한 화면에 담아내기만 하면 되고 득점계산도 손쉽다. 축구 역시 명수는 많지만, 공을 패스해서 골대에 넣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농구는 2점슛, 3점슛도 있고, 여러 가지 시간제한 바이얼레이션 규정에다 골대가 공중에 매달려있는 3차원적 구성이라 구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공수전환이 매우 빨라서 화면전환도 잦고 게이머도 빠르게 조작을 해야 된다.
이런 문제점은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콘솔 혹은 컴퓨터의 사양이 발전하면서 점차 해결되었다. 20년 전 게임에서는 선수마다의 개성이 거의 없었다. 유니폼 등번호와 신장 정도가 차이 날 뿐이다. 하지만 요즘 게임에서는 자유투를 던지는 선수의 독특한 버릇과 시그내쳐 농구화까지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까다로운 농구규칙도 마음대로 적용할 수 있다. 이제는 스피드가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농구의 장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게임 환경이 구축되었다. 농구는 단체종목이면서도 팀인원이 적어서 축구나 야구에 비해서 세세하게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 또 관중과 선수의 거리가 가장 가깝고, 돌발상황이 많아서 오히려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농구의 고전, 컴퓨터게임
본격적으로 농구명작들을 살펴보자. 농구게임의 모태는 아무래도 89년 EA에서 제작된 LAKERS VS CELTICS가 아닌가싶다. 286컴퓨터 VGA환경에서 할 수 있는 고전게임이지만, 농구게임의 큰 틀은 대부분 제시했던 선구자격인 게임이었다. 슛(점프), 스위치, 패스(스틸) 3가지 버튼으로 웬만한 농구동작은 할 수 있었다. 특히 NBA선수들의 실명이 등장하면서 선수고유의 특징이나 외모 등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한 흔적을 볼 수 있다. 당시에는 게임에 초상권을 따는 개념이 없었는데, 이 게임이 크게 히트하자 NBA에서 뒤늦게 초상권 계약을 맺지 않고 제작했다며 딴지를 걸었다는 풍문이 있었다. 그만큼 이 게임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오프 모드에서 한 팀을 선택해서 우승까지 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또 2명의 게이머가 키보드 혹은 조이스틱을 이용해서 대전할 수 있는 모드도 있다. 지금은 너무나 보편적이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구성이었다. 또 매 라운드에 진출할 때마다 ESPN의 스포츠센터 앵커가 이를 보도하는 방송그림을 내보내는 장면은 대단히 재치가 있었다. 이 게임은 나중에 NBA LIVE같은 걸출한 시리즈가 나오기 전 90년대 초중반까지도 많이 했다. 나중에는 당시 PC통신에서 이 게임을 에디트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당시 농구대잔치 선수들이나 슬램덩크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하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던 게이머가 많았을 것이다.

96년부터 발매되고 있는 NBA LIVE시리즈는 획기적인 그래픽과 게임성을 내세워서 컴퓨터 농구게임을 접수했다. 당시에는 고사양 게임을 돌리기 위해 그래픽 카드를 따로 구매하는 것은 생소한 일이었는데, 라이브시리즈 때문에 '부두'를 구입한 게이머가 상당했다. 매년 제작되며 혁신을 거듭해온 라이브시리즈는 이제 2009년 버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동안 올스타전야제를 즐길 수 있는 올스타모드, 직접 단장이 되어 선수를 사고 팔 수 있는 프렌차이즈 모드, 연습모드, 온라인 대전 모드, 선수 각자에게 특출한 능력을 부여하는 트리거시스템 등을 개발하며 재미를 주려고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플레이스테이션 등 비디오콘솔게임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까지는 게임시장의 대부분을 컴퓨터게임이 쥐고 있었다. 컴퓨터 게임의 장점은 역시 유저가 마음대로 패치를 만들어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불법복제로 인한 피해도 상당했지만 말이다. 반면 일본과 미국 등에서는 게임하면 '슈퍼마리오'로 대표되는 비디오 콘솔게임을 먼저 생각한다. 롬이나 씨디를 사용하는 콘솔게임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온라인 대전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었는데 요즘 나오는 콘솔들은 하드디스크와 인터넷카드를 장착해서 이것을 다 해내는 만능이다.
매년 NBA LIVE시리즈는 그래픽과 디테일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심지어 최고의 슈퍼스타 래퍼들이 사운드트랙을 만들 정도다. 하지만 정작 게임성에서 농구 특유의 매력을 못 살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사이에 게임성과 균형을 잘 살린 2K시리즈가 콘솔의 대중화와 함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NBA가 라이브시리즈와의 독점계약이 끝나면서 여러 업체에게 초상권 계약을 주면서 무한경쟁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선수들의 실명을 쓰지 못해 '짝퉁'이미지가 있었던 업체들도 이제 EA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코엑스에서는 NBA와 XBOX의 주최로 '2008 NBA 2K8 아시아 챔피언십'이 개최되었었다. 당시 한국 챔피언 김나현씨는 아시아챔피언에 등극했고, 2월 뉴올리언즈 올스타전에서 세계챔피언까지 차지하며 크리스 폴과 기념사진까지 찍는 쾌거를 거뒀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라이브시리즈의 2009년 차기작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울러 컴퓨터와 콘솔의 게임계 주도권싸움도 볼만할 것 같다.

추억의 오락실게임
지금은 "야 게임하러가자!"고 친구하게 말하면 누구나 PC방에서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 등 온라인게임을 하거나 플스방 같이 비디오 콘솔이 갖춰진 곳에서 위닝일레븐 등을 즐기는 것으로 알아들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십년 전만 하더라도 방과 후 지친학생들을 달래주는 곳은 당구장과 오락실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가정용 컴퓨터 게임과 재믹스, 컴보이 등 콘솔게임도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화면이나 TV에 연결한 화면에 보여지는 그래픽은 오락실의 그것에 사이즈나 수준에 있어서 한참 못 미쳤다. 집에서 게임 한판이라도 하려면 엄마의 눈치를 봐야하지만, 오락실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일탈의 해방감이 있었고, 또 그곳에는 엄청난 고수들이 득실거렸다. 집에서 혼자 게임 좀 한다는 게이머도 오락실에서 한 판 붙고 패배감을 갖기 일쑤였다. 온라인이 없던 시절에 이런 오락실의 오프라인 커뮤니티 기능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였다. 무엇보다 오락실 게임에는 내 돈과 자존심이 걸려있지 않은가?
기자도 소싯적에 오락실 주인이 아들 대학등록금 마련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나름 많은 농구 게임을 섭렵했지만 역시 최고의 게임으로는 '런앤건'을 꼽고 싶다. 94년 코나미가 발매한 이 게임은 92-93시즌 NB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한 팀을 정해서 토너먼트를 제패하는 게임이다. 선수들의 근육이나 플레이 특징, 능력치를 잘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농구자체의 박진감을 정말 잘 잡아냈다. 속도와 높이가 지배하는 농구자체의 매력이 잘 표현되어 있으면서 적절한 과장으로 게임성을 높였다.
일례로 더블클러치와 페이드어웨이슛의 적용이 있겠다.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슛을 누르면 보통 덩크슛을 시도하는데 블록슛이 들어와서 여의치 않을 때 슛을 한 번 더 누르면 더블클러치로 전환한다. 당시 마이클 조던의 로망과 함께 공중에서 수비수를 농락하고 더블클러치를 했을 때 쾌감이 대단했다. 페이드어웨이슛 역시 블록슛을 피하기 위한 수단인데 일반 점프슛에 비해 성공률이 떨어지는 편이라 성공한 후에 쾌감이 더하다. 당시 NBA가 드림팀의 성공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시절이었고, 우리나라도 농구대잔치 스타들의 인기가 장동건을 능가하던 시절이라 정작 게임을 만든 일본보다 우리나라에서 히트쳤다. 기자는 주로 피닉스로 플레이해서 결승에서 마이클 조던을 물리치면서 복수를 하곤 했다.
그런데 이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인기가 많으니까 오락실 주인이 레벨을 최고로 해놔서 난이도가 상당했다. 단 1쿼터라도 동점이나 리드를 허용하면 백원이 그냥 날아갔다. 더구나 워낙에 고수들이 결투를 많이 신청해서 혼자서 속편하게 1인용 모드를 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락실의 그런 치열함을 맛보려고 오는 게이머가 많았던 것 같다. 런앤건은 고전 게임사이트에 가면 쉽게 다운받아서 해볼 수 있다. 그래픽이 한층 향상된 2탄도 나왔는데 앨리웁 플레이를 하는 재미가 상당했던 기억이 난다.

런앤건이 5:5 NBA농구를 다뤘다면, 스트리트 후프는 3:3 길거리 농구를 다룬 게임이다. 90년대 농구 좀 해본사람은 다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이 주최하는 길거리농구대회에 나가거나 구경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당시 농구는 젊고 멋있고 유행을 주도하는 젊은이들이 공유하는 최첨단이었다. 그래서인지 3:3농구를 다룬 이 게임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 게임의 미학은 '적절한 과장'에 있었다. 보통 덩크슛을 백보드 한참 뛰어넘을 높이에서 시도한다. 그리고 슛을 4번 성공하면 '슈퍼슛' 게이지가 가득 차는데 3점슛 라인 안에서 시도하면 무지막지한 덩크슛을 꽂고, 3점슛을 시도하면 무조건 성공된다. 적절히 구사하면 상당한 쾌감과 변수를 주는 기능이었다. 문제는 상대 팀도 이것을 쓸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 게임에는 특히 한국 팀이 등장해서 반가움을 준다. 격투게임 킹오브 파이터스에 한국인 태권도 캐릭터 김갑환이 처음 등장했을 때나 철권에 백두산과 화랑이 나왔을 때 반가운 마음에 많이 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한국은 썩좋은 캐릭터는 아니었다. 3점슛이 좋은 대만이나 밸런스가 좋은 프랑스 등이 인기 팀이었던 것 같다. 이 게임 역시 게이머들 간의 대전모드가 있어서 서로를 자극했고 오락실 주인을 웃음 짓게 했다. '후프 1996'이라는 제목으로 2탄이 나오기도 했다.

만화 슬램덩크를 모델로 등장한 슈퍼슬램도 인기 게임이었다. 특히 만화에 있던 캐릭터를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마다 구사할 수 있는 고유의 기술이 있었다. 1인용을 할 때는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북산, 해남, 능남, 상양 4팀 중 한 팀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만화 연재가 미처 종료되기 전에 나온 게임이라 끝판 왕이 산왕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중에 에뮬레이터 게임으로 다시 나온 후에는 온라인 기능이 생겨서 매니아들끼리 자웅을 겨루고 했단다.
이 밖에도 오락실에는 농구게임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락실 자체를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오락실에서 대전격투게임 말고는 제대로 보기도 어렵다. 그나마 있는 스포츠게임도 축구 아니면 야구정도니 농구의 찬란했던 인기와 영광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암담하다.

대세는 온라인게임
2-30대 농구팬들은 오락실이야기로 향수에 젖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어린 팬들이 보기에 당시 농구 게임은 조잡하고 유치할 수 있다. 게임성은 지금 해봐도 재미있을지라도 그래픽이나 조작법은 요즘 첨단기술과 비교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요즘 게임의 대세는 온라인게임이고 농구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04년 등장한 '프리스타일'은 최초로 온라인에 기반을 둔 농구게임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온라인이 기존게임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은 역시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계속 성장시키는 재미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 아케이드 형식에서는 그냥 팀을 골라서 끝판을 깨면 그걸로 게임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게임의 끝이 없다. 가드 캐릭터를 만들어서 여러 가지 기술과 점수를 획득하면서 고수가 되었더라도 포워드, 센터 캐릭터를 따로 키울 수도 있다. 또 캐릭터의 이름이나 패션등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게이머가 자신을 캐릭터에 더욱 동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된다.
간혹 뉴스를 보면 PC방에서 한 달 동안 게임만 한 폐인이나 캐릭터를 해킹당한 후 자살한 게이머, 혹은 아이템 분쟁으로 실제로 격투를 벌인 게이머 등의 소식이 사회문제로 부각된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온라인게임에는 그만큼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는 뜻이 된다. 또 온라인에서는 손쉽게 자신의 실력과 비슷한 고수들과 겨룰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전에는 동네 오락실의 고수들을 찾아서 마치 이소룡이 '도장 깨기'를 하듯 원정을 떠나는 게이머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각 서버마다 유저의 랭킹이 쫙 뜨게 되니 편리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무서운 기분도 든다.
프리스타일은 3:3농구다. 그런데 유저 한명이 단 한 명의 선수만 조작하기 때문에 실제 농구랑 비슷하게 서로의 호흡과 전술이 중요하다. 그 점이 또 매력이고 각종 온라인 클랜이 결성하게 되는 동기가 된다. 2006년부터는 5:5 기능도 서비스하고 있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농구의 꽃은 속공이라도 생각하는데 프리스타일은 캐릭터들의 스피드가 너무 느리고 답답해서 별로 재미를 못 붙였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 등장한 'NBA 스트리트 온라인'은 기존의 게임들이 제시했던 흥행의 요인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특히 한국의 온라인 게임시장에 주목한 EA가 한국기업 네오위즈와 합작해서 성공을 거둔 전작 '피파온라인' 시리즈처럼 공식 라이센스 게임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온라인의 특징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키울 수 있으면서 실존하는 NBA선수들까지 조작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또 '스트리프 후프'처럼 선수들에게 다소 과장된 능력을 부여해서 게임에서만 할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여담이지만 지금처럼 게임기술이 발전한다면, 나중에는 실제로 본인이 농구코트에 서서 뛰는 기분으로 슈퍼스타들과 공을 주고받다가 덩크슛까지 해볼 수 있는 게임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프로농구 게임은 가능할까?
요즘 프로야구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과 맞물려서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사직구장을 꽉꽉 채운 만원관중들은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아울러 사직구장에서는 롯데관련상품의 '짝퉁'까지 등장할 정도로 판매가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스포츠구단들도 조금씩 라이센스 상품으로 독자노선을 걸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프로야구는 게임 산업에서도 이미 킬러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지하철에서는 각자 휴대폰으로 프로야구 게임을 하고 있는 게이머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도 '마구마구'같은 게임들이 많은 매니아들을 모으고 있다. 특히 '98시즌의 박찬호'같이 실제 전설의 캐릭터를 나만의 현실세계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은 오직 게임상에서만 가능한 기쁨이다. 축구의 경우에도 비록 망했지만, 피파시리즈 같은 'K리그 올스타'라는 게임을 출시했던 전력이 있다. 반면 프로농구의 경우 출범 11년이 지났지만 아직 라이센스 게임을 내놓은 전력이 없다.
스포츠게임은 실제 선수의 게임캐릭터화가 성공의 관건이자 생명이다. NBA게임의 경우 많은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나 팀을 게임상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에서 흥미를 느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 NBA선수들도 자신의 캐릭터로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있다. 올해 휴스턴 로케츠로 이적한 론 아테스트의 경우 트레이시 맥그레디, 코비 브라이언트 등 자신이 수비해야 할 상대와 대결하기 전에 게임상에서 본인으로 플레이해서 그들을 꽁꽁 묶으면서 이미지메이킹을 했다고 한다.
게임을 논하는데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선수가 또 있다. 바로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현재 뉴욕 양키스의 투수로 있는 이가와 게이다. 그는 프로야구선수가 된 이유에 대해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던 괴짜선수다. 그는 2003년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받은 후 그 이유에 대해 웃긴 대답을 했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친구동생이 야구게임에서 자신의 능력치가 낮다는 이유로 마쓰자카로 플레이하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게임에서의 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실제경기에서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프로농구선수들도 게임을 많이 한다. 그런데 주로 스타크래프트나 다른 온라인게임을 많이 하고 스포츠게임은 위닝 일레븐을 주로 하는 걸로 알려졌다. KT&G의 김일두 정도만이 NBA 라이브시리즈를 즐기는 매니아로 소문이 났다. 우리나라선수들도 본인과 똑같은 캐릭터를 게임상에서 플레이하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지 않을까? 언젠가 이런 주제로 KBL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게임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서 선뜻 개발하려는 업체도 없고 투자하려는 업체도 없어서 라이센스게임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누구도 망할 것이 뻔한 게임을 억지로 개발하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다. 사업은 철저히 손익구조를 계산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변한 농구게임하나 없고 개발해도 손해가 날 것이라는 예상을 듣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더구나 아직 대중들은 농구선수하면 서장훈, 이상민 등 농구대잔치 세대들밖에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동근하면 아직도 농구선수보다는 가수를 먼저 떠올린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2-3년 안에 농구대잔치 세대들이 모두 은퇴한다면 프로농구의 인지도가 더욱 현저히 떨어져서 농구게임을 개발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선수생활에서 물러난 전희철을 보면서 슈퍼스타들의 이름값을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보냈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게임의 강국이다. 프로야구가 게임으로 성공해서 수익도 거두고 야구의 흥행자체도 더욱 가속화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감안할 때 프로농구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게임은 어린이들이 농구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언제까지 팬들이 새로운 NBA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방성윤 패치, 하승진 패치'를 만들고 있어야 하는가? 앞으로 게임업체와 KBL이 창의적인 게임컨텐츠를 개발해내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
사진_게임캡쳐 및 해당게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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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08-10-02 서정환 기자( mcduo3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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