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누드비치 퇴출위기" NY타임스

2008. 8. 2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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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시스】

누드서핑, 누드발리볼, 누드일광욕, 누드수영. 누드비치로 유명한 산 오노프레 비치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9월부터 벌거벗고 다니면 제재를 받게 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A섹션 14면 톱기사로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쪽으로 60마일 떨어진 산오노프레 비치는 '누디스트'들의 낙원으로 유명하지만 9월 1일 노동절 이후 수영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된다"이라고 전했다.

산오노프레 비치는 누디스트만 있는게 아니다. 벌거벗고 수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을 뿐이다. 이곳은 특히 누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벌거벗은 채 모자만 쓴 빌 헨드릭(51) 씨는 "이곳에선 수영복을 입고 있는게 오히려 어색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남부는 다른 지역에 비해 누드비치가 많은 편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누드로 수영하는 장면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잡혀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지난 수십년간 누디스트들의 사랑을 받던 이곳이 위기에 처한 것은 주정부가 외설을 이유로 제재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정부 공원국은 해변과 주차장, 화장실 등에서 이뤄지는 성관계를 근절하기 위해 이 누드비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리차드 헤이던 감독관을 최근 파견했다.

헤이던 감독관은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불법적인 행위로 인한 소환사례가 180건"이라고 전제하고 "사람들이 이 해변에 가서 벗은 사람들을 보면 불편해 한다. 공공장소에서 성관계를 갖는 걸 보고 불편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곳을 관리하는 경비직원들은 최근 '누드 금지'라는 사인판을 설치하고 벌거벗고 다니는 해수욕객들에게 더 이상 누드차림은 안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계도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누디스트들은 누드 금지 조치를 시행할 경우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공원국의 정책이 어떠하든 과거 법원 판례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있는만큼 "절대로 옷을 입지 않겠다"고 완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헤이던 감독관은 필요하다면 공권력을 통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역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누디스트들은 "누드비치에서 최근 몇 달간 문제가 있었다면 헤이던 감독관이 파견나온 것 뿐"이라고 비꼬고 있다. 누디스트중 하나인 변호사 알렌 베일리스씨는 "이 해변에서 지난해 가을 한 소년을 성추행하다거 붙들린 사람 등 몇가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진짜 심각한 범죄들은 이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일어났다"고 항변했다.

타임스는 누드비치의 분쟁은 법령 자체가 모호한데다 판례에 의거해 판단한 관행이 불씨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일대의 누드비치는 산오노프레 외에도 샌디애고에서 남쪽으로 35마일 떨어진 곳과 산타바바라 북쪽에 또 한곳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산 오노프레는 서핑을 즐기기가 좋아서 누드 서퍼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데이노 디커슨(41) 씨는 "만일 이곳이 문을 닫는다면 정말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디스트들은 누드비치에 대한 선입관을 갖는 사람들에게 대해 특히 못마땅해 하고 있다.

누드와 섹스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트레이시 베럿(31) 씨는 "이곳에선 섹슈얼한 느낌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사람들은 누드비치를 즐긴다면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항변했다.

60대 할버니 제다 하예스(64) 씨는 "한번 이곳의 사람들을 봐라. 뚱뚱한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키큰 사람도 있고 마른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똑같은 사람이다. 당신이 옷을 입건 안입건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으로 사람은 인식되는게 아니다"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관련 사진 있음>

노창현특파원 rob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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