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박지성 챔스 결장' 해명 인터뷰.."이제껏 가장 힘든 결정"

[스포탈코리아] 서형욱 기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마침내 비밀(?)을 털어놨다. 지난 5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박지성을 외면한 이유를 솔직하게 밝힌 것이다.
퍼거슨 감독은 맨유의 우승으로 이어진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엔트리에서 박지성을 완전히 제외했다. 바르셀로나와의 4강 2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박지성이 선발 명단은 고사하고 대기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다. 당시 박지성의 몸상태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밤잠을 설치며 박지성의 결승전 출전을 기다렸던 한국 축구팬들은 실망을 넘어 격노했다. 그러나 박지성 대신 출전한 오언 하그리브스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팀을 이끌었고 맨유는 승부차기 끝에 첼시를 꺾고 모스크바 하늘에 우승의 꽃비를 뿌렸다. 박지성 부재에 대한 한국팬들의 아쉬움은 그렇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당시 박지성에게 등을 돌렸던 퍼거슨 감독의 진의는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퍼거슨 감독이 어떤 인터뷰에서도 속내를 드러낸 적이 없었던 탓이다.
퍼거슨 감독, "챔스 결승에서 박지성 뺀 건 가장 힘든 결정"
그러던 퍼거슨 감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어 홈페이지( www.manutd.kr)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박지성을 배제했던 이유를 소상히 밝혔다. 퍼거슨 감독은 한국 팬들의 실망을 이해하면서도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내렸다며 담담하게 의견을 드러냈다.
퍼거슨 감독은 "한국 팬들이 당시 박지성 결장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당혹했다고 한다. 한국 팬들에게 해줄 얘기는 없나?"라는 질문에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 힘든 결정이었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박지성은 로마(8강)와 바르셀로나(4강) 전에서 정말 큰 역할을 했던 선수였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성을 빼기로 한 것은) 이제껏 가장 힘든 결정이었다(It was the hardest decision I've ever had to make)"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퍼거슨 감독은 하그리브스를 선발 기용한 데 대해 "오언 하그리브스는 결승전을 위해 따로 준비해놓은 선수였다"고 밝혔다. "이런 특별한 경기에는 하그리브스가 적임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그리브스를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결국 박지성 배제로 이어진 셈이다. 즉, 퍼거슨 감독은 애초부터 누군가를 제외하고 하그리브스를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당시 퍼거슨 감독은 막판 고심 끝에 박지성의 자리를 하그리브스에게 넘겨줬다.
"벤치에서도 뺀 건 나니의 득점력 때문"
선발 명단에서 배제된 박지성을 두고 퍼거슨 감독은 한 차례 더 고민해야 했다. 교체 멤버에 이름을 올리느냐의 여부를 두고 고심을 시작한 것이다. "7명의 교체 선수를 결정하면서 경기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누구인지를 고민했다"고 밝힌 퍼거슨 감독은 "수비수, 미드필드, 공격수들을 골고루 섞어 구성했는데 한 자리를 남겨놓고 박지성 대신 나니를 넣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박지성 대신 나니를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퍼거슨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박지성을 빼고 나니를 명단에 넣은 건 나니가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게 내가 (박지성 대신) 나니를 택한 유일한 이유다(That was the only distinction and why I chose to go with Nani)." 박지성보다 나니의 득점력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결국 퍼거슨 감독은 당시 박지성이 '결승전 맞춤용' 선수가 아니라고 판단해 명단에서 제외한 셈이다. 결승 진출에 크게 공헌한 선수를 빼야했던 퍼거슨 감독의 냉정한 면모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 ⓒCopyright Manchester United/ ManUtd.kr/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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