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프랑스식 노팅힐 '발렛'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직업도 변변찮은 평범남이 모든 남성들의 로망인 여성을 짝으로 맞는다면…" 한번쯤 봤음직한 줄거리다.
프랑스의 로맨틱 코미디 `발렛'은 평범한 남자와 톱 여배우의 로맨스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노팅힐'을 프랑스식의 세련된 유머와 재치, 그리고 `수상스런 스캔들'로 버무려 놓은 영화다.
휴 그랜트가 노팅힐에서 여행서적 전문점을 운영 중인 소심한 서점 주인으로 나온다면 발렛의 주인공 프랑수아 피뇽(게드 엘마레)은 레스토랑 손님의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발렛(Valet)'으로 출연한다.
줄리아 로버츠가 세계적인 인기 배우로 나온다면 발렛에서 엘레나(앨리스 태그리오니)는 최고 인기의 슈퍼모델로 등장한다.
대리 주차요원인 피뇽은 유치원 시절부터 사랑해온 에밀리에게 청혼을 했지만 에밀리는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다며 피뇽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이 없다고 퇴짜를 놓는다.
그 사이 백만장자 기업 회장인 르바쉐르(다니엘 오테이유)는 쌀쌀맞은 회사 오너인 아내를 놔두고 톱모델 엘레나와 몰래 연애를 한다.
파파라치에게 엘레나와 함께 찍힌 사진 때문에 불륜 사실이 들통나게 생긴 르바쉐르는 아내에게 사진속에 우연히 같이 찍힌 피뇽이 엘레나의 남자라고 둘러댄다.
아내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르바쉐르는 피뇽에게 황당한 제안을 하게 된다. 엘레나의 가짜 연인 행세를 해주면 어마어마한 수고비까지 보너스로 주겠다는 것.
어쩐지 석연치 않지만 하루 아침에 주차요원에서 모든 남자가 부러워하는 엘레나의 연인이 된 피뇽은 온갖 잡지에 그의 얼굴이 실리는 등 신분 상승을 누린다.
일단 스토리만으론 유쾌함과 경쾌함이 묻어난다.
또 로맨틱 코미디답게 소박하고 따뜻한 시선도 읽혀진다.
하지만 피뇽이 대역의 대가로 에밀리의 대출금 이상의 돈을 요구치 않는다든지, 엘레나의 연인으로서 맞는 직업과 의상을 거부하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집한다든지 하는 장면에선 프랑시스 베베르 감독의 삐딱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인기가 높은 베베르 감독은 한심스럽지만 심성이 따뜻한 인물을 전면에 내놓고 계급이나 불륜 등 씁쓸한 현실 비평을 숨겨놓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를 통해 이름을 알렸던 감독은 매 작품마다 '프랑수아 피뇽' 이라는 각기 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다.
발렛에선 가장 엉뚱하면서 평면적인 성격의 프랑수아 피뇽이 등장한다.
난이도 높은 프랑스 유머를 기대하고 본다면 큰 실망감은 주지 않을듯.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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