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 스토리] 2년만에 컴백한 '1호 게임자키' 길수현

2008. 8. 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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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리, 수애랑 '동급'은 아니지만 '동갑'이랍니다. 저도 서른이거든요." '대한민국 1호.' 벌써 8년째 게임자키 길수현씨에게 따라다니는 타이틀이다. 얼굴을 가만히 보면 '전원일기 복길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MC 정선희가 연상되기도 한다. 2000년 게임전문 케이블TV 온게임넷의 게임자키선발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게임, 방송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얼떨결에 '대한민국 최초의 게임자키'가 됐고, 한동안 케이블TV와 지상파를 넘나들며 열심히 뛰었다. EBS 청소년드라마, '딩동댕유치원', '잉글리시카페'에도 고정 출연했고, MBC의 '섹션TV 연예통신'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이름과 얼굴이 '업계'에 널리 알려질 무렵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방송활동을 접고 2006년 여름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아직도 가끔 길거리 캐스팅… 새댁되고 더 예뻐졌나봐요, 호호호

사진=조용희 기자 scblog.chosun.com/pupo4

 ▶우리 결혼했나요?

 길수현씨는 소개팅으로 만난 공군 대위 양승민씨(29)와 알콩달콩 살고 있다. 결혼 1주년(8월 25일)에 어떤 이벤트를 마련할까 한창 고민중인 새댁이다. 그러니 신혼 재미가 어떤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다. 길수현씨는 방송 때문에, 남편은 훈련이나 야간근무 때문에 집에서 얼굴을 못 보는 날이 많다. 덕분에 긴장감과 그리움이 적절히 유지된다.

 "요즘도 길에서 전화번호 물어보는 남자들이 꽤 있어요. 저보다 어린 남자들도 있죠. 어떤 아저씨는 연예인으로 키워주겠다고 해서 됐다고 했어요." 이런 사실을 신랑은 알고 있을까? "그럼요. 남편한테 자랑도 하는 걸요. 물론 저한테는 자나깨나 신랑 밖에 없죠."

 결혼하고 가장 달라진 점이 뭐냐고 물었다. "방송 관계자들이 저더러 예전보다 훨씬 예뻐졌다고들 하세요. 저 개인적으론 방송하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부드러워진 걸 느껴요. 예전엔 방송 전후에 굉장히 예민했거든요. 요즘 저 사는 모습 보고 결혼하고 싶다는 친구들이 많아요. 호호호."

 길수현씨는 남편이 근무하는 강원도 원주시의 부대 옆 관사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 관사 출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이 "사인 좀 해주세요"라고 말해 깜짝깜짝 놀란단다.  ▶쉴틈이 없냐고요? 일복이 많은 거죠!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길수현씨는 올해 5월 뜻한 바 있어 방송 출연을 완전히 접었다. "신혼인데 아내 역할에 좀더 충실해야 할 것 같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지만 내심 '벨리댄스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집중적인 훈련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휴식은 길지 않았다. 게임자키 데뷔 시절 은인인 온게임넷 박창현 제작국장이 그녀를 '친정'으로 불러들였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온라인 캐주얼게임 '케로로파이터'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실시간으로 대결하는 '라이브배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온게임넷으로 돌아온 것은 3년6개월만이다.

 게임자키란 어떤 직업일까. 길씨는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고, 게임을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게임자키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고수'는 아니다. 평상시엔 가벼운 레이싱게임을 좋아하고, 여럿이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천천히 즐기는 편이다. "게임자키라고 하면 프로게이머보다 더 잘하는 걸로 아시는 분들도 많아요. 실제론 안 그렇거든요."

 공군인 남편이 오히려 길수현씨보다 게임을 더 잘한다. 길씨와 처음 만났을 때는 게임 문외한이었는데 연애기간 중 열심히 공부해서 스타크래프트도 배웠고, 게임방송도 즐겨 본다고 한다. "프로리그 중계 보다가 공군 프로게임단이 이기면 남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요. 결혼하고 나서 비디오게임기랑 휴대용게임기도 구입해서 같이 즐겨요."

 길씨가 진행하는 '케로로파이터'에서 1대1 대결도 자주 한다. 하지만 지는 쪽은 '게임자키'다. "웬만하면 져주고 싶은데 너무 못하니까 져 줄 수가 없다고 남편이 놀려요. 그래도 저 게임자키 맞거든요."

  ▶요즘엔 저도 '샵'에 다녀요 그녀는 매주 두번 방송 출연을 위해 경기도 분당 온게임넷 스튜디오를 찾는다. 시외버스, 지하철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용하지만 가끔 알아보는 이들이 있단다. 방송출연 경력이 8년째인 길씨는 올 여름 큰 마음먹고 '샵'(연예인들이 다니는 유명 미용실)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동안 메이크업, 헤어, 코디 등 모든 준비를 스스로 해왔지만 이젠 좀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요즘 길씨는 벨리댄스 강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다. "제가 원래 좀 음치에다 박치거든요. 소질이 없는데 3년 전부터 친구 따라 시작했죠. 근데 지금 친구는 그만뒀고, 저는 곧 강사 자격증 시험 봐요. 한번에 붙었으면 좋겠는데…." 언젠가 벨리댄스 학원을 차리고 싶다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 곽승훈 기자 scblog.chosun.com/european>

◇ 길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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