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영화 내 사랑]배우 양은용이 본 '타인의 삶' 강추! 예술영화 진수

2008. 3. 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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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영화 '타인의 삶'은 생수에 속한다. 2007년 미국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등 숱한 수상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극작가 드라이만(세바스찬 코치) 등은 동독의 실상을 서방에 알리는 작업을 극비리에 추진한다. 정치적 신념이 투철한 비밀경찰 비즐러(울리치 뮈헤)는 이들의 일상을 도청한다. 제목은 비즐러가 지켜본 예술인들의 삶을 말한다.

영화는 예술인들과 비즐러의 삶을 교차해 보여준다. 예술인들은 물론 이들을 감시하면서 서서히 이들의 수호자로 바뀌는 비즐러의 삶도 위태롭기 짝이 없다. 보는 이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한다. 나아가 종반부에 절대 마력을 내뿜는다.

통일이 된 뒤 드라이만은 자신도 철저히 감시를 받았고, 그럼에도 화를 입지 않은 게 비즐러 덕분임을 알게 된다. 우편물 분류원으로 전락한 비즐러를 찾아가지만 인사도 눈빛도 교환하지 못한 채 뒤돌아선다. 그때 왜 그리도 가슴이 먹먹하고, 슬펐던지….

영리한 감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카운터 펀치를 날린다. 드라이만이 신작 '착한 사람들의 소나타'를 내놓고 비즐러가 이를 구입한다. 점원의 "포장해드릴까요?"라는 물음에 비즐러는 "아뇨, 제가 볼 겁니다"라고 대답한다. '이건 나를 위한 선물이니까요'라고 말하듯이. 이전의 각 잡힌 눈빛과 대조적인 눈빛으로. 그 장면에서는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특히 많은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쓴 울리치 뮈헤는 자신이 맡은 인물의 안팎을 절제된 연기로 소화해 낸다. 뭔가를 표현하려고 하면서 연기의 함정에 빠지는 배우들을 자극하고, 질투와 경외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타인의 삶'은 영화예술의 힘이 뭔지를 느끼게 해준다. 표현의 자유를 구가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진정한 예술영화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타인의 삶'은 그런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아직 '타인의 삶'을 보지 않은 이들에게 적극 권해 본다.

〈 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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