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환희의 순간, 영표는 없었다..토트넘, 9년만에 칼링컵 우승

ㆍ李 6경기 연속 결장…라모스, 이적대상 분류
그렇게도 바랐던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첫번째 우승컵. 하지만 땀에 젖은 유니폼을 입고 당당하게 품에 안지 못했다. 양복을 입고 어색한 웃음을 흘린 채 만졌을 뿐이다.
이영표가 뛰는 토트넘 홋스퍼가 25일 첼시를 2-1로 꺾고 칼링컵을 차지했다. 98~99시즌 이후 9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네번째 리그컵에 입을 맞췄다.
그러나 역사적인 순간 이영표는 들러리였다. 출전명단에서 빠져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부상선수가 아닌데도 최근 6경기 연속 결장의 수모를 당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런던 뉴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첼시의 2007~2008 칼링컵 결승전. 토트넘 후안데 라모스 감독은 파스칼 심봉다와 앨런 허튼을 양쪽 풀백으로 내보냈고 왼쪽 풀백 후보선수로 티무 타이니오를 벤치에 앉혔다. 2005년 8월 입단 이후 토트넘을 위해 몸이 부서져라 뛰었던 이영표는 관중석으로 보냈다.
이영표의 첼시전 결장은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달 왼쪽 풀백 요원만 3명을 영입한 라모스 감독은 이달 들어 이영표를 '내놓은 선수' 취급했다. 풀백 영입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달에는 계속 출전시키며 부려먹었지만 자기가 원한 선수를 모두 데려오자 '팽(烹)'시켰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영국기자들은 이영표가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왔다고 충고했다. '선데이 포스트'의 에드 뉴먼 기자와 '데일리 메일'의 사이몬 캐스 기자는 "라모스 감독은 이미 이영표를 이적대상자로 분류했다"며 "올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이영표가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너먼트 승부에 강한 라모스
토트넘은 잘 싸우다 전반 39분 상대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의 한방에 휘청했다.
드로그바는 프리킥 기회를 잡자 깔끔하게 휘어지는 오른발 킥으로 토트넘 골문을 허물었다. 패색이 짙던 토트넘은 후반 25분 상대 핸드볼 파울을 틈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첼시 수비수 웨인 브리지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톰 허들스톤을 막다 손에 공이 닿아 PK 판정이 나왔고 이를 불가리아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골로 빚었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토트넘은 전반 4분 지난달 입단한 조나단 우드게이트가 헤딩 결승골을 터트려 역전했다. 라모스 감독은 2-1이 되자 공격수 로비 킨 대신 수비수 유네스 카불을 투입해 '잠그기'에 들어갔다.
스페인 세비야를 이끌며 UEFA컵을 제패한 라모스 감독은 토트넘 부임 넉 달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며 토너먼트 승부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토트넘은 리그컵인 칼링컵 우승으로 다음 시즌 UEFA컵 출전권을 따냈다.
〈 전광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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