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내기용 팔찌, 건강에도 효능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누구나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과 목에 갈색톤의 액세서리들이 채워져 있는 모습들을 기억할 것이다. 6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라면 꼭 해야 한다고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하나의 유행코드가 돼 버린 똑같은 모양과 크기의 자석 팔찌·목걸이.
자석으로 이뤄진 이 액세서리들은 현재 각종 '건강팔찌'라는 이름으로 나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크게 유행을 타면서 패셔니스타(fashionista)로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 액세서리들이 얼마나 효능이 있기에 최근까지도 업그레이드를 해가며 유행을 하고 있는 것일까.
◇ 건강 액세서리, 과연 효능 있을까?
과거 자석 팔찌, 목걸이에서 최근엔 음이온, 게르마늄, 티타늄까지 방사선을 방출하는 광물이나 원석 추출물까지 동원한 건강 액세서리들이 앞 다퉈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각 판매사들은 건강 액세서리에 원석이 들어있지 않다면 단순한 액세서리에 불과하다며 원석 함유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광고를 한다. 현재 이 액세서리들은 약국, 의료기기 판매점, 체육사, 팬시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원석 함유량에 따라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가격대 또한 다양하며 신경통완화, 혈액순환촉진, 신진대사 증진, 항균작용, 땀 냄새 제거, 스트레스 해소 및 피로 회복, 집중력 강화 등 그 효능만 하더라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도대체 어떤 원리로 현대 의학도 완치 불가능한 각종 질환들을 건강 액세서리가 치유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건강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는 S판매사의 영업과장은 "인체의 세포는 서로 정보교환을 하는데 주로 전기적 신호로써 주고받는다"며 "이 세포간의 전류를 증폭시켜서 세포간의 에너지원이 충만하게 나오게 한다"고 원리를 설명한다.
즉 세포간의 전기적 파장을 증폭시켜서(공명원리 이용) 몸의 에너지가 증가되는 원리라는 것.
또 다른 건강 액세서리 역시 에너지 의학에 의거해 인체에 흐르는 미세한 전류 및 자기장에 영향을 줘 피로 회복 등 우리 몸에 각종 질환 증상의 호전을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의사의 자문이 있었는지 확실치 않을뿐더러 건강 액세서리 개발을 공학도가 했다는데 있다. 공학도가 만들었기 때문에 광고에 나오는 각종 효능들도 110종의 원소와 3700만종의 분자를 화학공식에 의거해 만들었을 뿐 실제 인체에 영향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단지 찾아보니 미세전류와 인체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을 기초로 세포간의 전류 교류를 일으켜 운동력, 집중력, 통증 및 만성질환, 불면증 등 인체의 떨어진 기능들을 회복시켜 준다는 이론에 의지할 뿐이다.
게다가 대부분 제품들이 의료기기 등록이나 인증조차 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과대광고의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S판매사는 의료기기 등록을 차츰 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중요한 점은 현재 등록 돼 있는지의 여부 문제다.
현행법상 의료기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로 하여금 의료기기와 유사한 성능이나 효능 및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등록할 경우엔 의료기기법 제44조 1항이나, 약사법 제76조에 의거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정부에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티타늄 목걸이, 건강 팔찌 등의 상품 광고에 거짓, 과대광고를 게재하는 행위를 금지할 것과 거짓·과대광고에 해당하는 문구를 사용하는 상품에 대한 판매금지조치를 취하고 있다.
◇ 전문의가 본 '건강 액세서리'
아주대 가정의학과 박샛별 교수는 "임상연구가 없어서 입증이 된 바는 없다"며 호전이 있는지 보기 위해선 노인대상으로 질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해 대조군과 비교군으로 나눠 통증점수를 매긴 후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건강 액세서리가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효능 대부분이 위약효과의 가능성이 크다며 객관적인 절차에 의해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내과 송봉근 교수는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 몸속에는 기가 흐르는 통로가 있는데 순환이 잘 돼야 건강하다"고 설명한다.
즉 기나 혈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인간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는데 건강 액세서리는 그런 기를 개선시켜준다는 말이 있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사실이라는 것.
하지만 문제는 과연 그 기나 혈이 건강 액세서리가 말하는 그 통로를 통해 흐르느냐 하는 점이다. 송 교수 역시 "정말 적외선이나 자석 등 각종 건강 액세서리들이 기의 흐름을 변화시켜 주는지가 문제"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송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일정한 효과를 미칠 수 는 있다고 보지만 의료기기보다는 건강을 위한 일종의 보조기구라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사람마다 각 추출물에서 나오는 각종 음이온이나 자석, 게르마늄 등의 양도 일정치 않을뿐더러 각종 투르말린 같은 보석이나 티타늄, 게르마늄 같은 금속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액세서리로 만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각종 음이온의 효과를 본다고 광고를 내는 액세서리속에 나오는 음이온의 수는 공기 1000분의 1L에 수천개. 공기 1000분의 1L에 들어있는 산소와 질소 분자의 수는 무려 3000경개(3×1019)개에 달한다.
결국 공기 분자 3경(1016)개에 음이온 1개가 섞여 있다는 뜻으로 결론적으로는 존재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음이온이 인체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불충분한 주장이라는 얘기다.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안재기 교수는 "시중에 나와있는 음이온 제품중에는 실제로 음이온이 나오지 않는 제품도 꽤 있다"며 "병원에선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대다수 전문의들은 환자 스스로 기분 좋아서 건강 액세서리들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심리적인 효과 차원에서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범규 기자 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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